글을 쓰다 오해가 생기는 이유_블로그 글쓰기 방법③


메가 드라이브 소식을 듣고 싶어서 들리는 리드님의 블로그에서, 리드님과 다른 한 분이 이메일로 주고 받은 논쟁을 보았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리드님_"상대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사람에겐 약이 없다" 를 봐주세요.)

가끔 블로그에서는 남들이 보면 별 것 아닌 일로 서로 논쟁을 벌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은 "내 말을 못알아듣는다, 그 이야기가 아닌데 오해하고 있다."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서로 감정까지 상하거나 서로 블로그를 닫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상해 있는 내 감정을 저~멀리 밀어놓고 다시 한번 보면, 내가 뭣하러 싸웠을까- 싶은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묻습니다. 대체 왜 그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많은 (토론이 아닌) 논쟁은 서로간의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사실 블로그에서 논쟁을 싫어하는 이유도, 많은 경우 내가 상식적으로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상대방은 아니라고 하니, 말하다 보면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 되거든요. 위의 링크한 글에 담겨있는 논쟁도 마찬가지입니다. 논쟁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리드님이 "아날로그 게임 조이스틱"에 관한 글을 쓰셨습니다.
  2. 그 글의 내용은 닌텐도의 N64가 아날로그 스틱을 처음 채택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과거의 고전 게임기들 중 몇몇 기종이 먼저 채택했었다-라는 것입니다.
  3. 그에 대해 조이스틱은 처음부터 아날로그 였다-라는 반론이 들어옵니다.
  4. 그리고 리드님이 재반론을 하시고 ... (이하 링크글 참조)
...그렇다면 제 결론은?
...두분 다 틀리시지 않았습니다. :)

왜냐구요? 당연히, 두분 다 맞는 -_- 말을 하고 계시니까요. 하지만 서로에게 틀린 말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윗 글에서 리드님은 "게임 조이스틱"에 촛점을 맞췄고, 편지를 주신 분은 "조이스틱"에 촛점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 조이스틱은 게임기 이전부터 존재하던 컴퓨터 입력장치중 하나였습니다.
  • 이때의 조이스틱은 모두 아날로그(전기저항을 이용한) 스틱이 맞습니다.
  • 따라서 스페이스워, 핑퐁을 비롯한 60년대말부터 개발된 모든 초기 게임기들이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하고 있는 것도 맞습니다.
  • 그렇지만 현재의 게임기에서 채택되어 있는 것과 같은 용도의 "아날로그 스틱"은 리드님의 의견이 맞습니다.
  • (이건 좀 딴 이야기이긴 한데, 그 이전에 나왔던 아타리 vcs에서도 벡트렉스와 비슷한 오토 센터링 기능의 아날로그 조이스틱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건 제가 해봐서 압니다... 아니면 벡트렉스의 콘트롤러가 N64에 탑재된 것과 마찬가지로 입력감도를 감지하는 조이스틱인건가요?)
예, 조이스틱 자체는 게임기만을 위한 입력 장치가 아닙니다. 여기에서 -_- 두 분의 가장 큰 의견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게임기용) 아날로그 스틱을 말할 때,  여기(게임기의)서 말하는 아날로그는 흔히 말하는 디지털/아날로그의 아날로그가 아닙니다. 이 두가지의 개념이 서로에게 다르기에 이런 논쟁이 발생합니다.

우리가 블로그에 글을 쓸때 흔히, 그리고 대부분 잊고 있는 사실은 글을 읽고 있는 상대방이 나와 같은 '상식(또는 상황)'의 기반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저도 그렇습니다.).  예전에 있었던 "각 지역별 순대를 먹는 방법(순대에는 초장이 나을까요? 소금이 나을까요?"이 서로 틀렸던 것처럼, 우리는 서로 비슷한 상식의 기반에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때가 많습니다. 특히 개개인에게 있어서 전문적인 분야로 들어가면 더 그렇습니다(장담컨데 리드님에게 메일을 보낸 분은 전자공학과 출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ㅡ_ㅡ;;).

같은 단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우리가 일상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많은 소통의 어려움이 바로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누가 읽어도 알아들을 수 있게 글을 쓴다는 것도 말이 쉽지 거의 불가능한 일이죠. :) 대신 현실 세계에서는 그런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는 몇가지 장치가 존재합니다. 현실의 대화에서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말을 주고 받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얼굴을 맞댄 대화에서는 '몸짓, 눈빛, 그때의 분위기, 목소리'등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메타메세지들이 추가로 붙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찌하면 좋을까요- 우리는 블로그 글에서 정말 알기 쉬운 글만을 쓰거나, 아니면 소통을 포기해야 할까요?

...뭐,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 이 제 대답입니다. 지나친 것은 좋지 않죠 :)
다만 두 가지는 항상 조심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은-

  • ① 글을 읽을 때, 그것이 어떤 상황에서 씌여졌는 지를 감안하려는 노력과
  • ② 글을 쓸 때, 특히 정보가 될 수 있는 글은 가급적 많은 이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쉽게 쓰는 것.

물론 그런 것 싹- 무시해 버리고 자기만이 옳다고 박박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런 분들께는 아래의 마지막 규정을 적용하면 됩니다. 이것은 "톨레랑스"를 말할 때 그 관용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 ③ 글을 쓸 때 배경으로 감안하는 것은 우리가 최소한의 '상식'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며
  • ④ 그것조차 무시하고 처음부터 설명하라고 덤벼들거나, 궤변을 늘어놓는 분들은...
    과감하게 무시하거나, 아웃 -_-시키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괜히 말려들지 마세요-




by 자그니 | 2006/10/20 17:06 |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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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리드 at 2006/10/20 18:49
트랙백하신 글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우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벡트렉스는 N64처럼 입력 감도를 감지하는 스틱이 맞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스페이스나 퐁에 쓰인 입력 장치는 조이스틱이 아니라 다이얼이지요.

'자그니'님께서 쓰신 글의 주제는 분명 우리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이고 한 번쯤 되새겨 봐야 할 것입니다만, 제가 겪은 일은 그 주제와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게 메일을 쓰신 분이 하신 반론의 주체는 '조이스틱은 처음부터 아날로그였다'가 아니라 '가정용 게임기에 아날로그 스틱을 처음 도입한 것은 닌텐도다'였습니다. 저는 분명히 제가 글에서 쓴 아날로그 스틱은 전자적인 의미가 아니며 고정된 8방향이 아닌 원형으로 뱡향을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고 메일에서 언급했습니다만, 바로 그 다음의 답장에서 그분은 '일정 범위 이상은 1, 이하는 0으로 인식해서...'라는 식의 전자적 의미를 늘어 놓으셨습니다.

조이스틱이 게임기만의 입력 장치가 아닌 것은 저도 알고 있고, 그래서 게임용 조이스틱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오락실 스틱을 예로 들어 그분께 설명드렸습니다만, 그분께서는 이러한 오락실 스틱과 PC용 조이스틱, 심지어는 가정용 게임기의 스틱형 컨트롤러(네오지오를 연상하시면 되겠죠)까지 하나로 묶고, 그것이 가정용 게임기에 쓰이는 패드형 컨트롤러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러니까 패드에 아날로그를 처음 도입한 것은 닌텐도다'라고 일관하실 뿐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벡트렉스도 좀 굵고 크기는 하지만 양손으로 잡는 패드이고 아날로그 스틱을 엄지로 조작하는 형식이죠.

그 후 제가 한 반론에 관해서도 비슷한 식으로 문제를 호도하거나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그 분께서 메일을 보내신 의도는 처음부터 제 글이 틀렸으며 아날로그 스틱의 최초는 닌텐도라는 논리를 제게 강요하기 위한 것 이외라고 생각하기 어렵더군요.

개인적인 경험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제 게이머 인생 18년 동안 닌텐도를 좋아한다고 말하시는 분 중 이런 성향을 가지신 분이 약 80%였습니다.-_-;
Commented by 연철 at 2006/10/20 19:33
디지탈과 디스크리트를 혼돈 하신 듯..
Commented by 연철 at 2006/10/20 19:50
글을 몇번 읽어보았지만 두 분다 전기/전자공학적인 용어에서 서로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네요.. '같은 단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 말에 완전공감합니다.. 제가 컴퓨터를 접하기 시작했던 1983년에도 pc에서 조이스틱은 존재했답니다. 그것 가지고 하는 게임도 있었구요. 방식은 가변저항을 이용해서 x,y position(가로세로 위치라고 하나요)을 변경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게임기는 접해본 적이 없어서.. ㅎㅎ..
Commented by 리드 at 2006/10/20 20:41
위의 덧글에서도 썼듯이, 첫 번째 답장에서 제가 말하는 개념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히 상대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그런데 무시하고 자신의 개념만으로 해석했다는 것은 단순히 '같은 단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만 넘기기는 좀 그렇죠.^^;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6/10/20 21:16
연철/ 울이 언제 오락해 보자!

리드/ 옙. 3번의 분이라면, 그럴때는 과감히 4번의 스킬을 망설이지 말고 써야죠 :)
Commented by 연철 at 2006/10/21 12:46
나에겐 게임은 이제 프리셀로 족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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