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니의 죽음을 바라보는 세가지 시선



가수 유니가 3집 발매를 앞두고 자살했다. 이 하나의 사실을 두고 여러가지 시선이 교차한다. 하지만 그 흐름은 한줄기를 이루고 있다.

  • 성의 상품화 → 이로 인한 과도한 악플의 등장 → 두려움/ 상처로 인한 우울증 발병 → 자살
하지만 과연 그럴까?

우선 악플의 문제는... 내가 생각하기에는, 기획사의 농간이다. 악플로 상처 받아 자살했다, 굉장히 심플하고 명확해 보이지 않는가? 하지만 그 속에는 (다 네티즌 탓이고, 기획사 탓은 없다)라는 변명이 숨어있다. 그 핑계의 그늘로 유니의 소속사는 도망간 것이다.

악플은 보기 싫고 냄새 나는 개똥이다(독설, 또는 반대 의견과는 구분하자). 그 정도가 심한 것도 있지만, 개똥 밟았다고 죽을 사람 없는 것처럼 악플 때문에 죽을 사람 없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렇다. 그 정도 상처에 죽을 사람이었다면 다른 이유로도 죽었다.

...이 세상이 원래 한없이 맑고 깨끗한 곳인데 어쩌다 그런 악플러들을 만나서 상처를 받게 되었을까-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성의 상품화-는, 매매춘을 논의의 대상에서 뺀다면, 대중 문화의 발전과 함께 이뤄졌다. 말 그대로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이 쉽게 좋아할 수 있는 소재가 몇가지나 있을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저잣거리에서 이야기되던 것들은 "신기한 풍경과 이야기(괴이한 것)", "야한 것", "보기 힘든 것, 거대한 것, 아름다운 것'이었다.

따라서 성의 상품화만 문제라고 얘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렇게 얘기하면, 성을 상품화 시키지 말자-라는 지극히 윤리적인 대답만을 이끌어 내게 된다. 대중 매체에 나타나는 성은 원래 "상품화" 되어 있는 것이다. 어떤 시선으로 다뤄지는 가의 차이가 있을 뿐. 

유니가 자신이 어떤 이미지로 팔릴 지에 대해, 타인들이 폭력적으로 강제해서 만들어졌다면 그것은 문제다. (이건 기획사쪽의 문제다.) 하지만 본인의 동의가 있었다면 '섹시함'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

...문제는 상품화 자체다. 여기서 우리는, 대중 문화의 뒷 편에 감춰진 진실을 보게 된다. 대중적 코드 없이 대중 문화는 성립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코드 때문에 대중 문화를 소비한다. 둘 중 하나가 잘못이라는 말은, 대중 문화 자체를 없애자는 말과도 다르지 않다. ... 이것은 결국, 그토록 대중을 경멸했던 19세기 일부 지식인과 부르주아들이 가졌던 태도와 다를 바가 없다.

(자살에 이를 정도의) 우울증은 현대에서는 의학적 문제, 팔이 부러지거나 감기에 걸린 것과 마찬가지인, 질병의 일종으로 치부된다. 이건 치료했어야 될 문제다. 현대 문명에서 우울증은 더이상 황폐해진 마음, 균형을 잃어버린 마음의 상태나 사회에 지나치게 적응하거나 적응하지 못해서 걸리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사실 이 세가지의 시선을 정리해 본 것은, 유니의 죽음을 둘러싸고 그것을 다루는 태도가 무척 못마땅해서였다. 세 가지 시선중 어느 것도 문제의 본질을 이야기 하지 않고 있다. ... 사실 억울한 죽음이 아닌 이상, 이렇게 다뤄져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네이버에서 유니-라는 이름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기사들을 보라. 이 놈이건 저 놈이건, 감정을 과장해서 팔아먹으려는 태도다. 유명한 사람의 죽음이라도 기삿거리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사람의 죽음을 그저 공깃돌을 가지고 놀듯이 대하고 있다. 세 번 밖에 만난 적 없다는 소유진이 유난 떠는 기사는 어떻고, 장례식장에 가수들 안왔다고 호들갑 떠는 김진표는 또 어떤가. 그리고 그런 것들을 꼬박꼬박 이용해 먹는 뉴시스, 스타뉴스, 데일리안, 조이뉴스 등등은 또 무엇인가.

그들은 "연예 뉴스"라는 시장에서 "죽어서 불쌍해"라는 사람들의 감정 때문에 "유니 자살"이라는 히트 상품이 등장하자 특판 코너를 만들어서 하나라도 더 팔아먹기 위해 난리법썩을 떨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연예인의 자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광장을 만들기는 커녕, 오히려 속으로 "자살 만세!"를 외치고 있는 꼴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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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 2007/01/29 13:09 | 이의제기 | 트랙백(2)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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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Woodworker B.. at 2007/01/29 14:46

제목 : 최백호 vs. 김진표
유니 양의 죽음과 관련해서 김진표가 자기 홈페이지에 남긴 글에 동료 가수들을 비판하면서 가수협회를 언급한 모양이다. 이에 대해 가수협회 이사인 최백호가 다시 쓴소리를 했고, 이런 오고가는 얘기들이 기사화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단다. 덕분에 최백호는 본인의 의지와는 (아마도) 상관없이 난데없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까지 한다. 탤런트 이계인이 나이 50이 넘어 첫 팬미팅을 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요새 화제......more

Tracked from 꿈이 많은 아이 - 나.. at 2007/01/30 10:01

제목 : 당신은 키라의 용의자
가수 유니의 자살사건이 화두가 되면서자연스레 한국판 데스노트, 악플러 들이 키워드로 등장하면서블로그스피어는 악플러들이 유니를 죽였다 라는 애도로 물들여졌다.명탐정 김전일의 후손도 아니면서 문희준을 이백번은 죽인 자들이지들이 뭔데 유니를 죽인게 악플러들이라고 멋대로, 섣불리 저따위 결론을 내리는지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유니의 자살사건을 악플러의 행동으로 보지 말자는 포스팅을 한적이 있었는데(악플로 맘고생하는 연예인 유니 혼자냐?)크게 신경을 쓰지......more

Commented by 이피 at 2007/01/29 15:53
안녕하세요. 올블로그에서 살짝 넘어왔습니다.
정확한 통찰이신 것 같습니다. 유명 연예인의 죽음 자체가 일종의 상품으로써 소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던 참에, 이같은 포스팅을 보게 되니 머릿속의 생각이 일시에 정리되는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Commented by ciyne at 2007/01/29 16:20
음... 성의 상품화.. 좋은 지적인것 같습니다. 악플만 지적 할게 아니라 기획사나 연예인들의 성의 상품화에 대한 문제점도 집어봤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저공비행사 at 2007/01/29 22:40
흠.. 모두 노이즈 마케팅이란건가요? 유니씨는 이로써 두번 죽임을 당하는거군요;;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Commented by 연철 at 2007/01/29 22:47
공감.. 공감.. "인간의 죽음"이 아니라 "이벤트로써 연애인의 죽음"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팔아먹는 사람들.. 없었으면(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duvet at 2007/01/29 23:27
이웃 블로그에서 넘어왔어요. 사실 아까 다른 검색창으로도 들어왔었는데,, 글이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들게 하네요. 링크신고합니다.
Commented at 2007/01/30 00:5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01/30 21:2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7/02/04 21:45
이피/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ciyne/ 은하님의 글을 추천합니다~ :)

저공비행사/ 저 정도되면 마케팅이라고 하기에도 아깝죠..

연철/ 응, 맞아 맞아.

duvet/ 어서오세요 :)

비공개/ 앞으로도 소모품이 되겠지요..

비공개/ 언론의 속성은 정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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