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 라는 이름의 백일몽


UCC, 축복이 될까 저주가 될까

세상이 온통, 나와 당신(You)에 대한 이야기로 뜨겁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2006년의 인물도 바로 당신(YOU)이었고, 뉴욕타임즈도 2007년을 예측하는 기사에서 '생각있는 소비자와 그들로 인해 탄생할 소비 문화'를 중요한 흐름으로 꼽았다.

그래서일까? 인터넷을 서핑하다보면 지겹도록 유시시(UCC) 이야기와 마주치게 된다. 많은 포탈 사이트들은 경쟁적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이용자가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을 자신의 사이트에 올리라고 난리다. 지난 2006년 10월 미국의 검색업체 구글은 이용자 제작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를 16억 5천만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UCC를 통해 가수를 뽑는다, 누구는 음반을 발표했다, 영화에 출연할 배우를 뽑는다고도 한다. 그 가운데 코미디 프로그램 패러디 동영상등이 크게 인기를 얻기도 했고, 교실 왕따 학생 폭력 동영상등이 올라와서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당신은 모르겠지만(실은 나도 모르겠다) 우리는 어느새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 있었다. 


2006년 미국의 UCC사이트 유트브에 <캐논> 록버전 기타연주 동영상이 올라가면서 화제를 모았던 임정현.
▲ 2006년 미국의 UCC사이트 유튜브에
<캐논> 록버전 기타연주 동영상이 올라가면서 화제를 모았던 임정현.

하지만 UCC(User Created Contents)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사용자들이 쓰던 글, 올린 사진과 동영상, 자신이 분류한 정보들은 이전부터 존재하던 것이다.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비롯, 블로그, 싸이월드 미니홈피등을 통해 이용자들은 예전부터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왔다. 다만 그것이 최근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 이용 패턴에 있어서 이용자 주도권의 확실한 등장, 새로운 UCC의 형식의 탄생, 그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 모델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변화는 인터넷의 대중화와 디지털 기기의 광범위한 보급, 그리고 그것에 익숙하고 이용할 줄 아는 이용자의 등장을 배경에 깔고 있다. 이들은 과거와는 다르다. 이 시대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보고 즐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검색해서 찾는' 사람들이다. 이전에는 기업/미디어의 일방적 이야기 전달에 익숙해져 있었다면, 네트워크와 디지털 기기의 발달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새로운 방법,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나누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었다.

이런 변화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유시시의 첫 번째 특징은 집단적 참여를 통해 정보를 조직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참여와 분류, 공유를 통해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고자 했다. 일종의 인터넷 정보 필터로서 역할을 했던 초기의 블로그나,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그리고 그 모태가 되었던 WiKi라는 홈페이지 운영 방식), 메타 블로그, 북마크 공유 사이트, 태그를 통한 분류 작업, 인터넷 책 서평의 공유들이 모두 그런 예이다. 자신들의 집단 참여를 통해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고 보다 편하게 공유하기 위해,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고자 했던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가장 특이하게 성공한 예에 속한다.

이들은 기존의 사회적 관계도 재구성해 나갔다. (지금은 망한) 아이러브스쿨등의 인터넷 동창회와 인터넷 메신저, 싸이월드 미니홈피, 다음 카페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예전에는 외국에 나간 친구들과는 서먹서먹해지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일상적으로 서로의 소식을 주고 받는다. 반면에 인터넷을 하지 않거나 휴대폰이 없는 친구와는 금방 뭐하고 지내는 지도 알기 어렵게 된다. 사람이 어디 간 것도 아닌데 사회적 관계망에서 실종되는 것이다. 대신 그 자리를 새로운 관계가 메꾸게 된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들의 관계는 특정 시기에는 무척 친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멀어지는, 치고 빠지는 관계라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스스로 즐거움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실은 한국 사회에서 만들어 낸 UCC의 의미는 이쪽으로 국한된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동영상, 인기 좋은 사진, 사람들이 스스로 생산해낸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들. 실제로 UCC는 단순히 이용자들이 제작한 콘텐츠만을 말하지 않는다. 보다 넓게 보자면 사람들이 그것을 찾아내 즐기고, 자신의 의견을 달고, 스크랩하거나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함으로써 사람들 사이에서 재조직화 되는 과정이 포함된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탈 사이트에서 UCC를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런 정보를 사람들이 원하고 있고, 이런 정보들이 많은 곳에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광고 수입과 더 많은 투자 자금과 정보 지배력을 얻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이것이 요즘들어 유행하고 있는 UCC 열풍의 본질이다. 이미 존재했던 것을 새로 태어난 것처럼 과장되게 포장해 광고하기 시작해서 만들어진 열풍. 그리고 그 배후에 존재하는 이윤에 대한 욕망.

▲ 다음의 UCC 광고

사실 이용자들을 내 의지대로 조정하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용자들은 로봇이 아니다. 이제 80%는 쓰레기 정보로 채워진다는 평가를 받는 네이버 지식인의 사례처럼, 정보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명예나 재미, 편리함등의 가치로 참여한다면 정보들은 대단히 쓸만한 것으로 변하지만, 이익에 대한 욕망이 개입하기 시작한다면 어느새 길거리 광고판으로 변하게 된다. 누군가가 중심을 잡고 누군가가 참여하는 가에 따라서 정보의 성격은 끔찍하게 달라진다.

어차피 세계는 이미 이미지 시대로 넘어왔다. 꿈과 이미지에 의해서 움직이는, 상상력과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시대로. 그런 의미에서 이 시대룰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백일몽을 꾸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꿈이 길몽일까 악몽일까, 그것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이제 우리가 '누구인가' 보다 '어떻게 보이는가'가 더 중요한 것임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UCC의 대중화는 이미지 시대에 우리가 스스로 그 이미지를 컨트롤하기 시작했음을,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와 이벤트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음을 알려준다. 불행하게도 이런 이미지 생산 방식과 자본의 수익 모델/사업 형태의 전략을 분리해서 파악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우리 삶의 방식은 자본의 사업 모델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권력 관계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있다. 여전히 생산 수단은 자본가에 있지만, 원료와 노동력은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 물론, 그리 큰 기대는 걸고 있지 않다.


* 컬처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 새로운 세상님의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UCC를 경계하라" - 떨녀가 가르쳐준 교훈」 글과 함께 합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 블로그 글을 RSS로 편하게 받아보세요~ 거리로 나가자, 키스를 하자 RSS로 구독하기


by 자그니 | 2007/01/30 06:42 | 디지털문화 | 트랙백(4) | 핑백(1) | 덧글(11)
트랙백 주소 : http://news.egloos.com/tb/149997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ITAGorA at 2007/01/30 08:09

제목 : UCC의 뜻과 오남용, 그리고 미래
1. UCC란 무엇, 왜 뜨고 있나? User Created Contents.. 사용자가 만든 컨텐츠를 의미합니다. 신조어는 아니고요 몇년전부터 인터넷 업계 곳곳에서 쓴 용어이기도 합니다. (Daum의 미디어다음 기사에서 ......more

Tracked from 한님은 잡학편식(雜學偏識) at 2007/01/30 08:20

제목 : 0387. UCC는 User-Created Cont..
UCC의 구성하는 세 단어는 지금 모두 부정되고 있습니다. UCC는 User-Created Contents의 약자가 아니라 그저 UCC라는 어떤 단어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more

Tracked from sharin, a Lo.. at 2007/01/30 11:01

제목 : UCC는 동영상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TV나 대형 포털에서, 주로 UCC라고 하면, 동영상을 이야기하는 것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좀 씁쓸하다. 그것이 오히려, 자신들의 새로운 콘텐츠라고 홍보하는 것 같기도해서 더욱 그렇다. 그게, 기업중심으로 돌아가는 홍보의 원칙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UCC는 기존에도 있었고, 지금도 동영상이 아닌 많은 형태로 제작되고 변형되어가고 있다. UCC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 바로 사용자가 만드는 컨텐츠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more

Tracked from STING's Note™ at 2007/03/02 11:17

제목 : 318. 동영상 UCC 와 전문블로그 성장
UCC가 양적 성장은 진화되었지만 질적 성장은 과연? 저작권에 대한 법적제제에 대해서는 둔감한 반면에 트래픽 상승을 위한 소구재로서는 강력해지는 UCC의 양면성. 동영상 UCC 성장 무섭네! 와 전문 블로그 이용자, 지난해보다 50% 증가가 시사하는 바는 과연?? UCC ...more

Linked at sharin, a Low Fl.. at 2007/07/05 18:46

... 동영상일뿐인것이다.postscript/ 이오공감에 오른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UCC를 경계하라는 포스트와는 조금 다른 측면이지만, 트랙백 같이합니다. 자그니님의 UCC 라는 이름의 백일몽의 게시물과 함께합니다.+ 태그 : UCC , 동영상 , 기업 , 사용자 ... more

Commented by 오로라 at 2007/01/30 09:59
님의 글을 읽고 UCC 관련 약 16개 사이트를 하나 하나 잘 살펴 보시고 글을 작성하셨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UCC에 대해서 조금은 피상적이고 조금은 낭만적인 느낌이 베어나는 기분이 듭니다. 80% ~ 90%의 'UCC'가 무엇으로 채워지고 있는지 보셔야 할텐데요. 원료와 노동력이 유저에게 있는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냐도 중요하겠죠. 단순 복제물이냐, 창의적인 창작물이냐. 제 개인적인 관점에선 UCC는 그리 생명력이 길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유는 동영상이란 자체가 일반인이 다루기엔 어렵습니다. 용량을 아주 가볍게 한다해도 버거운건 사실이죠. 이것은 동영상을 직접 창작/제작하여 한번이라도 웹상에 올려보시면 금방 아실겁니다. 둘째는 몇몇 업체로 집중화내지 재편되어 그 수많은 용량과 트래픽을 감당할 여유는 중소 군소업체에겐 버티기 힘든 요소중의 하나입니다. 획기적인 신기술이 나오기 전까진 말입니다. 또 다른 알 수 없는 이유는 '유행'이 사라지면, '열기'가 시들어지면 그것은 이제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게될 때 사업자가 먼저 깊은 바다속으로 가라앉혀 버리겠죠. 붙들고 있어 보았자 골치만 아프게 될테니까요.
Commented by 저공비행사 at 2007/01/30 10:15
오로라/ UCC를 오직 동영상으로 국한시켜보는것에 그저 안타까울 뿐인데요. UCC의 범위는 아주 방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그니/ 관련해서 트랙백합니다.
Commented by 커리어블로그 at 2007/01/30 10:53
안녕하세요 커리어블로그입니다.
이 포스트가 커리어블로그 메인의 [추천 전문 블로그 포스트]에 등록되었습니다. 더욱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되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PerhapsSPY at 2007/01/30 11:49
쓰래기 정보를 거를줄 아는 모습이 현대의 네티즌들에게 얼마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Commented by 연철 at 2007/01/30 16:40
대학교 3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결국 인터넷과 이것을 이용한 미디어의 발달, 생활습관의 변화.. 이런것으로 인해서 이미지와 판타지가 생활을 지배하는 날이 오리라고 나름대로 결론(?) 지었던 일이 생각이 납니다. 정말 고유한 나만의 이미지를 만들도록 노력해야한다는 것이 그때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생각이 변했습니다. ^^;
Commented by minu at 2007/01/30 23:01
우리나라 UCC는 동영상이라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UCC는 비상용게임이 될수도 있으며, 공개용 소프트웨어도 UCC의 범주에 넣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지 그것이 콘덴츠화 될수 있다면, 다 UCC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는데...어떻게 생각하세요?
Commented by 은하 at 2007/01/31 00:25
웃긴 짓 하는 친구들 사이에 농담삼아 '너 이런 짓 다 찍어서 인터넷 올린다~'라고는 말하지만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스몰브라더 사이의 감시사회가 되는 거 같아서 섬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와는 또 다르게 '우리가 누구인지보다 어떻게 보이는가'가 더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하신 점이 인상깊네요. (이명박 마빡이 동영상 생각이 불현듯..)

대선을 앞두고 UCC는 운찬씨다라는 농담도..^^:;
Commented by kmstour at 2007/02/02 10:36
ucc도 언젠가는..지금보다..인기가 사라질수도있으나...사용되는횟수나...범위는앞으로도 끊임없이..이어져나갈것같네요..
그리고 빨리..변화되는사회에 적응해야..살아가기편하겠어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7/02/04 21:47
오로라/ 저... 동영상은 꽤 오래전부터 만들어왔답니다.

저공비행사/ 트랙백 잘 읽었습니다. :)

PerhapsSPY/ 그래서 기대는 별로...--;;

연철/ 응? 우리 대학 3학년때?

minu/ UCC의 정의에 대한 생각은 글 앞부분에 적었답니다~ :)

은하/ UCC는 운찬씨였군요...ㅡㅡ;;

kmstour/ 변화되는 사회..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면요 :)
Commented by 연철 at 2007/02/05 09:57
응. 제대하고 얼마 뒤였던 것으로 기억함.
Commented by 연철 at 2007/02/08 03:00
흠.. 그러고 보니 너의 3학년이 나의 3학년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음..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블로그...이긴 하지만-
by 자그니 이글루스 피플 2007 이글루스 TOP 100 2008 이글루스 TOP 100
전체
책나눔 모임
끄적끄적
낡은 다락방
오후의 잔디밭
보고 듣고 느끼다
그 남자의 쇼핑일기
이벤트/공모/모집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디지털 기기 리뷰
애플/아이팟/앱스토어
허접! 뭐든지 리뷰
도닥도닥 인생백과사전
정리정돈의 달인
지하사진공갈단
미디어 갖고놀기
아이디어 탐닉
이의제기
여행만담
게임잡담
영어공부
뉴스레터
미소녀
--------
짧은소설
연애사진
사람 이야기
문화연구
디지털문화
블로그 연구
동영상
넥스아트
프리티벳
미분류
노트북 쓸때 노트북..
by 천하귀남 at 07:35
꿈의 환경이시군요!..
by 나르사스 at 06:45
와옹.. 저 직장에..
by naivety at 05:07
와이드를 세워두고..
by Niveus at 03:26
최신 ATI 그래픽 카..
by Wiky at 02:47
바람소리가 저의 ..
by draco21 at 02:45
뭐 와이드 듀얼보다..
by 베로스 at 02:10
그 뒷모습 실제 김..
by mikang at 01:42
,....쿨럭. 홈..
by draco21 at 01:39
핑크색 스키복이 핵..
by 자그니 at 01:10
아이폰과 안드로..
by bruce, 와이프 몰..
영어교육 효과 있다..
by melotopia
kz의 생각
by keizie's me2DAY
허니몬의 생각
by sunfuture's me2..
서울비의 알림
by seoulrain's me2..
nalm의 느낌
by nalm's me2DAY
JIXmall :: 넷북
by JIXmall.com
2009년 12월
2009년 11월
2009년 10월
more...
get pdf rss

skin by tea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