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바라보기, 가까이서 바라보기


1. 나는 돌아다니기를 좋아한다. 글을 쓰다, 책을 읽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걸으면서 보고 듣고 느껴지는 풍경들이 좋다. 날이면 날마다 새롭지 않은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조금씩 소소하게라도 변해간다. 조금만 다른 길을 걸어도, 그 곳에는 내가 보지 못했던 풍경과 사람과 냄새가 있다. 나는 그 풍경들을 마치 여행하듯이 즐긴다. ... 그러니까, 돈없는 여행자가 여행을 떠나지 못하자 생각해낸 고육지책. 흔히 말하는 '사는 도시 여행하기'.

그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스쳐지나가듯 들리는 소리에는 세상이 담겨있다. 카페에서 나누는 얘기들, 버스나 지하철에서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들, 거리를 걸으며 친구와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 빌딩 한구석 흡연실에서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나누는 이야기들. 짜장면집 주인 아저씨와 택시 기사 아저씨와 나누는 이야기들. 종묘 공원 한구석 할아버지들이 나누는 이야기까지. ... 그들의 이야기가 모자이크 처럼 모여 보여주는, 그림 같은 세상 풍경들.

2. 파노라마라는 것이 있다. 인간의 시각적 한계를 넘어서는 넓은 그림을 배치하여, 마치 실재를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방법이다. 19세기의 파리에서는 이 파노라마 극장이 유행했는데, 누군가는 이를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여행이라 했다고도 한다. 반대로 디오라마라는 것도 있다. 조그만 공간에 작은 사물이나 모형을 입체적으로 배치하여, 어떤 상황을 신의 관점(?)에서 한 눈에 조망하게 만든 방법이다.


▲ Detail van het "Diorama" in het Carousselpaleis. 

디오라마와 파노라마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두가지 방식이기도 하다. 흔히 미시적으로 본다거나, 거시적으로 본다고 하는 것. ...물론, 어떤 방법을 써도 세상의 '진실'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당연한 것이, 우리는 신이 아니니까. 멀리서 떨어져보면 모든 것이 한 없이 작아만 보이고,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작은 것들이 너무나 커보인다. 우리는 우리가 겪은 경험의 한계를 벗어날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직접 경험해서 얻은 것이 세상의 모습 전체다.

3. 하지만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할 수는 있다. 내가 가진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가 느낀 공포를 미루어 짐작해 보는 것은 가능하다. 아니 가능하다 못해 매우 중요하다. 멀리서 보는 것, 가까이서 보는 것 모두, 우리 자신이 가진 경험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찾아낸 방법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미디어에 전달된 것이 '진실'이라고 믿는 사이, 수많은 사람들은 미디어에 보도된 자신의 모습을 포장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그것은 진실만을 전달해주고 있지 않다. 현상의 그림자 정도에 불과하다. 하다못해 재테크 하나를 하려고 해도 현장을 확인하고, 기업을 직접 실사하는 것이 기본이 된 것은 그런 이유다. 그렇다고 현장에서의 경험이 진실을 말해주지도 않는다. 현장에서 모든 것을 보기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결국 너무 많은 정보도 너무 적은 정보도 우리를 환상에 빠뜨리게 될 우려가 크다.

... 균형을 잡으며 생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이미지(환상)를 읽을 줄 아는 힘이고, 대상 사이의 관계(구조), 전체 사안의 맥락(역사성)을 파악할 줄 아는 힘이다. ... 진실은 오직 관계에서만 드러난다. ... 물론 모형화라는 비난은 감수해야 하지만.

...아, 이거, 생각해보니....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도 키워야만 하는 힘이다. 뭐, 범죄수사를 할때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자고로 검사 출신들은 '말'을 믿지 않는다. ... 결국 우리는 이 세상에서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두 과학수사대 CSI 가 되어야 하는 셈...이다.

 

4. 전경을 미워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전경 vs 시위대의 구도로 가서는 안된다. 전경이 잘못된 행동을 했으면 그 행동을 비난해야 한다. 그것이 전경이란 신분을 가지고 있는 개인에 대한 미움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나쁜 놈들이 있을 수도 있다. 세상 어딜가도 꼭 싸가지 없는 것들이 한 둘은 있다. 이건 시위대라고 달라지자 않는다. 우리라고 100% 선량한 사람들은 아니다. 뭐, 나도 내 자신을 별로 좋은 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하지만, 그들은 우리와 같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다. 공동체의 기반에는 딱 하나의 근본적 믿음이 있다. 그것은 "절대로 그를 내치지는 않는다"다. 우리가 '가족같은 회사'라는 말에 왜 치를 떠는가? 필요하면 희생을 강요하면서도 필요없으면 내다버리는 꼴을 수도 없이 봐왔기 때문 아닌가? ... 우리는 슬프지만, 회사가 부도 났을 때 '노동자들은 아무 죄가 없으니, 다른 곳으로 모두 취직하게 해주십시요'라며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사장 따윈 본 적이 없다.

굶어죽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살려야 하는 것도, 남의 집 아이가 부당학게 학대당하면 화내는 것도, 바로 우리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같은 대열에서 같이 행진하는 사람에게 이유없는 친밀감을 느끼는 것도, 누군가가 빵과 음료수를 사와서 나눠주는 것도, 우리가 같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지금 전/의경 출신 블로거들이 불법 집회였으니 폭력 진압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라며 글을 쓰는 것도 결국 그런 이유 아닐까. 자신이 전/의경 출신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이 사회란 공동체에서 배척받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우리가 무슨 죄인데 싸잡아 욕먹어야 하냐는 불안감. ... 하지만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공동체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욕 먹고 집행이 중지되어야 할 것은 현 정권의 잘못된 정책과 그에 대해 책임을 진 사람들이지, 전/의경 전체는 아니다. ... 다만, 과격한 진압에 대해서는 결국 책임을 지긴 져야만 한다.

5. 백골단이란 부대가 없어지긴 했다. 하지만 90년대 시위 현장에서도 우리가 백골단이라고 부르던 사람들은 있었다. 바로 가벼운 복장에 동그란 화이바를 쓴 체포조였다. 가끔 흑골이라 부르던 사람들도 있었는데, 서울시경 직속이라고 했었다. 화이바가 까만색이라서 흑골이라 불렀었다.


이처럼 백골단이란 명칭은 체포조-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특정 부대를 가리키며 사람들이 백골단이라고 쓰는 것이 아니다. 자꾸 그 부대가 없어졌는데 백골단이라고 왜 그러냐-는 사람들, 말이 쓰이는 맥락을 봐야지, 자꾸 딴지 걸면 곤란하다. 사람이 쥐도 아닌데 왜 자꾸 쥐새끼라고 그러느냐-는 말과 별로 다르지 않기 대문이다.

 
6. 우리가 견지해야할 원칙은 비폭력 불복종. 막아야할 것은 국민의 삶을 해치게될 정책들. 시위에 나서는 이유는 '정책실행을 막기 위해' '실질적인 실력 행사를 통하여' '정치권에 압박을 가하는 것'. ... 개인적으론 여기에 환율정책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지만.

촛불 집회가 거리 시위를 넘어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이 고민이 모여져야만 한다. 지금처럼 '가두시위'에만 이슈가 몰려서는 안된다. 그럼 진다. 어느 순간 가두 시위 자체가 시위의 목적이 되버리면 안된다. 가두 시위는 방법중 하나일 뿐이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생할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만들어져야만 한다.

소고기 재협상, 고시 철회 vs 소고기 수입 강행...의 구도가 거리 시위 정당성 vs 거리 시위 불법성 논란으로 변질되서도 안된다. ... 그리고 개인적으론, 한총련...관련 단체들은 나서지 말고 빠져주기를 원한다. 제발. 그냥 개별적으로도, 총학생회 차원에서도 참여할 수 있잖아...-_-;;; 나서지 말고 그냥 따라만 와주면 안될까.


7. 뭔가를 더 쓰고 싶었는데 잊어버렸다. 이 놈의 붕어IQ. ... 아, 당해본 자의 공포는 당해본 자만이 안다..라는 이야기를 쓰려고 했던가. 공격자들은 모른다. 방어하는 사람만이 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그 공포를. 그 아수라장을. 전경이 말하는 공포도 시위대가 말하는 공포도, 결국 그 일방적으로 당할때의 공포다. ... 하지만 그 공포를 느끼게 만든 사람은 시위대도 전경도 아니다, 거리에 서 있는 그들이 아니다. 거리를 쳐다볼 용기도 없으면서, 편안하고 안락한 곳에 앉아 명령만 내리는, 바로 그 사람들이다.


* 다음 글을 쓰기 위해 정리해 본 잡다한 생각들입니다.




by 자그니 | 2008/05/27 15:43 | 오후의 잔디밭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news.egloos.com/tb/176151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영시의 비밀공작연합 : 시위에.. at 2008/05/27 21:11

... 다. 주도세력이 없는 시위이고 개개인의 의지가 중요한 시위이니 만큼 이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아비규환 속에서 이성을 찾는 것. 무척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2. 비폭력 불복종 자그니 님의 포스팅에서도 언급 되었지만 우리의 목표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들을 막는것이다. 불의를 불의로 덮는 이명박 정부는 이번엔 공권력의 무차별적 폭력으로 우리의 주의를 뺏으려 하지 ... more

Commented by bzImage at 2008/05/27 15:49
잡상만으로도 훌륭합니다.
Commented at 2008/05/27 15: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보리차 at 2008/05/27 18:47
비폭력 불복종! 간디 철학이군요.
저도 자그니 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Commented by lumi at 2008/05/27 19:30

"지금 전/의경 출신 블로거들이 불법 집회였으니 폭력 진압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라며 글을 쓰는 것도 결국 그런 이유 아닐까. 자신이 전/의경 출신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이 사회란 공동체에서 배척받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우리가 무슨 죄인데 싸잡아 욕먹어야 하냐는 불안감. ... 하지만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공동체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

이 부분 정말 멋집니다 ㅠ
Commented by 미스트 at 2008/05/27 20:34
시위대 vs 전/의경 구도에서는 개개인을 미워하면 안되는겠지만
폭행 피해자 vs 폭행 가해자의 구도라면... 폭행한 개개인을 미워할 수 있겠죠.
Commented by 메구 at 2008/05/27 20:35
ㅠ_ㅠb
아이 러브 잇!
Commented by 지나가던무명 at 2008/05/27 21:33
오오 개념글 오오...
우리 머리 좀 식히자는

아 그리고 나 알바 아님 ㅠㅜ
인젠 까일까봐 댓글도 함부로 못 싸겠네
Commented by 티에프 at 2008/05/28 15:19
전의경 vs 시위대 구도 라니

나몰라라~~~ ㅎㅎㅎ. (농담입니다. 무슨 뜻의 농담인지, 아시죠? 자그니님마저 오해 마세요~)

:         :

:

비공개 덧글

* 블로그 글을 RSS로 편하게 받아보세요~ 거리로 나가자, 키스를 하자 한RSS로 구독하기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블로그...이긴 하지만-
by 자그니 이글루스 피플 2007 Egloos top100
이글루 파인더
카테고리
전체
프리티벳
끄적끄적
낡은 다락방
오후의 잔디밭
지하사진공갈단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디지털 기기 리뷰
허접! 뭐든지 리뷰
도닥도닥 인생백과사전
문화생활
일본여행
여행만담
정리정돈의 달인
그 남자의 쇼핑일기
게임잡담
미소녀
이의제기
아이디어 탐닉
미디어 갖고놀기
--------
인터뷰
짧은소설
花樣年華
연애사진
친구사전
개념사전
인물사전
개인자료
문화연구
사진공부
링크페이지
디지털문화
디지털피플
동영상
넥스아트
게임미학
블로그 연구
미분류


프로필 페이지


Daum 블로거뉴스 베스트 블로거기자

한RSS에 추가


자그니 미니홈피

Locations of visitors to this page



0

믹시추적버튼-이 블로그의 인기글을 실시간 추적중입니다.

올블로그 TOP 100 블로거 (2006년 결산)

올블로그 어워드 탑100블로그
최근 등록된 덧글
진짜/......누군..
by tranGster at 17:39
한숨이 나고 머리가..
by 카도 at 17:03
미친놈...뭘 좀 알..
by 진짜니? at 16:55
지금 우리나라에서..
by isma90 at 16:48
빠른 답변 감사합..
by sunjoong at 16:27
하핫, 실컷 웃었..
by intermezzo at 15:07
위엣님 웃기는 소..
by 진짜 at 15:06
어떻게 하겠다 없이..
by dcdc at 13:56
긴 댓글 잘 읽었습..
by 자그니 at 13:17
연예인들이 상호간..
by tranGster at 13:02
최근 등록된 트랙백
"대일본" 표시는 따..
by 나의 사랑, 나의 여신
뮤직쉐이크
by 두 번째... 새로운..
서울시청이 어떻게..
by 愚公移山
저는 가끔 노래를 ..
by why so serious?
서울시청은 진짜 ..
by 거리로 나가자, ..
서울 시청 건물 철..
by 완벽한 이웃을 만나..
서울시청 본관 철거..
by Suffering Pearls
태그
부산여행 시장 UCC 자갈치시장 힐러리클린턴 클린턴 혁신정책 민주당 검열반대 오바마 서울시청 표현의자유 대통령후보수락연설 용궁사 부산 동백섬 풍자 풍수지리 국내여행 해운대 글로벌스탠다드 강제철거 일제시대 경성부 일본의풍수침략 이명박 당일치기 효도관광 조선총독부 KTX
이전 블로그
2008년 12월
2008년 08월
2008년 07월
more...
메뉴릿


라이프 로그
새로 나온 책 MBC, MB氏를 부탁해
MBC, MB氏를 부탁해

추천합니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아인슈타인의 꿈
아인슈타인의 꿈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글루 링크
가로수들은 여전히..
hansang's world..
길고양이 이야기
Null Model
My Words, Your..
일본에 먹으러가자.
Mirinae's Into the..
WALLFLOWER
누군가를 위한 자장가
디지털을 말한다 by..
서른즈음에
몽당연필의 우주..
■ Weird Tales ■
blogger jely
누구의 것도 아닌 ..
Studioxga.net
꺾이지 않는 펜
골룸에세이
Katz! Yellz!! Yeah..
쥐™의 밤껍질 속...
AURA's Showcase
아니마토르 제국
a quarantine sta..
'명랑노트' 시즌 6...
버드나무 아래에서
외계인 교차점
SHiNade. - 대충..
NAOYA in NAGOYA
Frey's small win..
愚公移山
Future of Web
Groove Tube
Footsteps in the..
snowcat blog
Homa comics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En un lugar de l..
묵색 혹성
Norwegian Blue
나르사스의 무한의..
A2공간 - 도움되는..
why so serious?
sharin, a Low F..
파파울프의 음흉한..
공복의 집
dcdc의 잡담창고
너의 웃는 얼굴이 ..
紅 柱 堂
CATAIL 의 고양이..
은밀한 생
Psycho.Hero.Ar..
High enough!
비리의 신변잡담
공순이 감성로그
blu's leaflet vol...
앨범이 세상
Ever Stray
Paper Street Soa..
Syslog of Her Life
망나니 찰리의 만..
어정쩡한 리시브
꿈꾸는 마리오네뜨
달의 뒷면
양을 쫓는 모험
책과 비즈니스
옥탑방의 마야
I cannot chang..
필부를꿈꾼적없다
PerhapsSPY SY..
A Polymath
Illusion Chant ..
찬.란.한.시.간.
앨리스의 108번 뇌
- Last Paromix -
반은 농담 반은 진담
☆ Hisha Kate ☆
Days of being Wild
Backstage
새벽숲 AM 04:00 (..
꿈꾸는 마을
the Sputnik Swe..
mosquito_blues
인터넷폐인연구소
서바이벌라이프
우바루 칸타빌레~
gazi's fingertips
A Million Miles A..
Cliomedia
Alchemist
나의 것을 만들라.
원용진의 미디어 ..
불량소녀를 찾는 모험
훌륭한 시바니스트
낭만과 해학으로 함..
COOL LEFT
낮잠
Head Start
She's sittin' in ra..
JUNE
Incarnation
In To The Abyss
칭찬은 펭귄도 춤추..
김Su 다.
수줍은 느낌의 미소
불친절하지도 친..
下學上達
바람에 날려 당신 ..
피나의 Pinakes
世說
테라포밍의 이글루
행복의 통로 해피..
Fuzzy Cat
작은하나에서부터..
get pdf rss

skin by tea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