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요즘은 자주 촛불집회에 나가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나가도, 주로 혼자 다니는 탓인지, 전체적인 흐름에 섞이지는 못하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 편입니다. 조용하게 행진을 따라다니다가 막차 시간이 되면 귀가하는 정도라고 할까요.
...실은, 조금, 무섭습니다. :)
94년, 지하철 노조 파업 시위때 갔다가 잡힌 적이 있습니다. 훈방 되었습니다. 96년, 한 노동자 열사 분향소를 지키러 갔다가, 제 발로 닭장차에 올라탄 적이 있습니다. 훈방 되었습니다. (...새벽에 경찰이 시신 뺏어간다고 분향소에 치러 들어왔는데, 몸싸움하다 후배만 잡히고 저는 뒤로 나뒹굴었습니다. 후배가 잡혀가는데 혼자선 도저히 못돌아가겠더라구요...) 97년, 방송국에서 아르바이트 하는데 경찰에 잡힌 적이 있었습니다. 작년에 활동하던 학생 조직..과 관련된 문제였는데, 마침 그때 대선을 앞두고 학생운동 하던 친구들 떼로 잡아가던 때라서...-_-;;; 같이 걸렸습니다. 구속되어 잠시 구치소 들어가 있다가, 별 것 없어서 기소유예로 나왔습니다. 99년. 사무실 앞에서 벌어진 시위를 구경나갔다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형이 피흘리며 잡혀가기에 왜 잡아가냐고 항의하다가 잡혀서... 불구속 먹었습니다. 조금 황당하긴 했는데, 제가 시위하는 것을 봤다고 한 전경이 증언 했더군요. -_-; 결국 검찰 조사과정에서 무혐의로 풀려나긴 했는데... 제가 귀차니스트가 아니었으면 그 전경한테 소송 걸뻔 했습니다. -_-;;;
사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쓸데없이 기록만 잔뜩 가지고 있습니다. 남들처럼 대단한 뭐라도 있으면 -_- 왕년에는 어땠다-라고 말이라도 할텐데, 뭐 한게 있어야지요. -_-;;; 알고보면 시트콤 같은 인생 -_-;;;
...그런데 사실, 그래서, 무섭습니다. -_-;;
저 같은 사람 잡혀가면, 경찰과 검찰에선 또 뭐라고 할까요. -_-;; 나 같은 사람은 잡혀가지 않는게 사람들 도와주는 거다-라는 핑계로 새벽까지 밤새는 것은 피하고 있지만, 새벽에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또 한도 끝도 없이 미안해 집니다. 그래서 매일 같이 촛불 집회에 나가보면서도, 또 한 편으론 저멀리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합니다.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갑자기 평범한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일반 시민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는 너 같은게 무슨 일반 시민이냐고 할 것만 같습니다. ... 조금 씁쓸한, 그런 나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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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자그니 | 2008/05/30 05:43 | 끄적끄적 | 트랙백(2) | 덧글(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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