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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2 05:34

그래, 태안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하사진공갈단



촛불시위 자리에 있다가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도중, 태평로 삼성 본사 앞을 지나게 되었다. 어두운 밤거리, 누군가가 쓰러져 있었다. 아픈 사람인가-하고 가까이 다가가는데, 왠걸,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다. 처음엔 굉장히 특이한 노숙자인줄 알았는데, 주위를 살펴보니 그게 아니다. ... 몰랐는데, 삼성에 의한 서해안 기름 유출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단식 농성에 돌입하신 분이었다.


단식 농성 5일째라는 팻말과 함께, 차가운 바닥에 담요 한 장 깔고 누워계셨다. 이건 알려야할 일이다-싶어서 사진을 찍는데, 본관 앞에 있는 사람이 와서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말을 한다. ... 어쩌면 이 분의 인권이 침해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더 셔터를 누르지 않았다.


조금 지나가니, 태안군민들이 걸어놓은 다른 안내판이 보인다. 이거라도 찍어가야 겠다-생각하며 사진을 찍는데, 아까 사진 찍기를 말렸던 사람이 다시 와서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한다. 가만 보니 경비업체에서 나온 모습이다. 사람도 아니고 선전물 찍는데 뭐가 문제냐-라고 했더니, 배경에 삼성 본관 건물이 나오기 때문에 안된다고 한다.

컥, 하고 어이가 없어져 버렸다. 이제 보니 사람 걱정해서 사진을 못찍게 했던 것이 아니라, 삼성 앞에서 농성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알려지는 것이 싫었던 거다. 나도 모르게 소리 질러 버렸다. 지금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배경으로 누구나 삼성 건물임을 인지할 수 있다면 모를까, 입간판 배경 정도에 나오는 건물 모습 가지고 무슨 상관이냐고.

며칠전 시청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자유발언대에 뛰어들어서 조금 소란이 났던 적이 있다. 그 시민은, 태안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삼성은 아직 한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뛰어들었다고 했다. 사회자가 대신 전하는 그 말을 들으면서, 맞아, 아직 끝나지 않았었지-하고 생각했는데, 아뿔싸, 삼성 본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집에 들어와 살펴보니, 조선일보와 민중의소리 두 군데에서 작성된 기사가 보인다. 광우병 관련 시위가 이명박 정권 퇴진 시위로 변하고 있는 요즘, 본의 아니게 이들은 소외받고 있었다. 촛불문화제에 오셔서 사태를 알리는 팜플렛이라도 한번 돌리셨으면 좋았을련만.... 그래, 태안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하나만 보지 말고, 자분자분, 자신의 주변을 살피면서 가야할 때다.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지만, 가끔 관심을 가져야만 할 것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혹시라도 촛불 시위가 끝나고 택시 타러 이 앞을 지나갈 사람들이 있다면, 아니, 평소에라도 태평로 삼성 본관앞을 지나쳐갈 사람들이 있다면, 이 분들을 외면하지 않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이 분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알려주길 바란다.

어차피 세상은, 누가 무엇을 말하는 가보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메아리치게 하는 가가 더 중요한 시기로 이미 접어들었다. 이 분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긴다면, 그 사진이 다시 당신의 블로그와 미니홈피와 게시판에 담긴다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순 없다고 해도, 응원은 충분히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 삼성에 대한 불매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처럼, 태안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덧글

  • 2008/06/02 07:31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곰소문 2008/06/02 09:45 # 삭제

    맞습니다.

    벌써 태안을 잊은것 같아 씁쓸하네요.
    이렇게 올려주시는 것이 정말 멋집니다.
  • 수요허브 2008/06/02 10:16 # 삭제

    안타 깝습니다.
    많은 일들이 터지고 있는 지금....... 정말 많이 안타까워요... ㅠ.ㅠ
    해결은 있는건지.. 답은 있는건지............. 약자는 늘 그렇게
    국민은 약자입니다..... 나라님은 강자이고 나라님을 바꿔야 됩니다. 꼭!!! 바꿔야지요.
  • 하우디 2008/06/02 10:38 # 삭제

    재벌기업이 그 의무를 다하지 않기때문에 MB가 추진하는 친재벌기업정책 또한 반대하는 겁니다.

    여러 복합적인 문제에의해 덮어졌을 이 태안사건.. 저분 홀로 외로이 투쟁하신것을 생각하니 우리들도 올바를 길을 향한 목소리에 힘을 보태야 하겠습니다.
  • 아이 2008/06/02 10:59 #

    전에 찍었던 사진 중 떠오르는 게 있어서 트랙백 엮고 갑니다.
  • dd 2008/06/02 11:49 # 삭제

    몇일전에 태안에갔다왔습니다..아직 기름 정말 많구요..무책임한 공무원들때문에 아직도 주민들 고생많이들 하세요..기름냄새요?정말 역해요...눈물나더라구요 ㅠㅠ..잊지마세요 아직도 태안은..힘들어요 ㅠㅠ
  • 최후의그날까지 2008/06/02 13:20 # 삭제

    먼놈의 세상이 재벌들은 자기들아 다 잘해서 기업이 성장하는줄 안다... 그게 다 정부에서 정책을 그렇게 재벌위주 하기 때문인 것을 모르는것인가...반대로 그렇게 재벌 위주로 정책을 펴면 당연히 농민들이나 서민들이 그무게를 짊어지고 살아왓다는것도...
    나도 아직까지 시간이 되는데로 태안을 다니는데 갈수록 방만한 공무원들의 태도에 진짜 관공서에 불이라도 질러 버리고 싶을 지경이다...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한 ing...이건만...

    정말 더러운 나라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이렇게 힘없는 사람이 죽어나가는 말만 민주주의이고 총칼을 안들엇을 뿐이지...대한민국은 약육강식의 나라다...마음같아서는 손에 총칼이라도 들고 싶다...이왕 이렇게 될바엔 다시 석기시대로 돌아가자 . 총칼이나 죽창을 들고 저~~위에 잇는 정치꾼들과 바르지 못한~!재벌들부터 아작 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세금내는 것이 그들의 배를 채우고 그들이 힘없는 서민들을 볼모로 각종 국제협약에서 재벌들만을 위한 협약에 싸인을 하고 ...더 죽어나가는 서민들...그들을 생각하니 정말 단돈 10원의 세금도 아까워 미치겠다....
  • Ash_50 2008/06/05 21:21 #

    멋진 글이네요. 이런 상황이라도 잊지 말아야 하는 일인데 관심에서 멀어져서-저만해도 기억의 저편이었으니까요;-안타깝습니다. 이 글 이오 공감에 올려도 괜찮을까요?
  • Ash_50 2008/06/08 12:36 #

    아무래도 사람들 덧글에 밀려서 제 덧글은 못보신 것 같네요. 이오공감에 올렸습니다. 허락없이 올려서 죄송합니다. 나중에라도 원하지 않는다고 하시면 내리겠습니다.
  • 석원 2008/06/08 12:45 #

    ㅇㅇ.
    워낙 다사다난하다고 해도, 이슈거리가 금세 금세 바뀌긴 하죠.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저도 잊고 있었고, 이 글을 통해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김치 파동도 잊고 있었네요.
    요새 김치들 신경 써서 드시나요?
  • 수오 2008/06/08 12:51 #

    불신만 한가득 쌓여가는 요즘입니다 거참. 그러고보니 태안 문제가 스쳐간 지도 1년도 안 지났는데 마음이 아프네요. 얼마전에 뉴스에서는 태안이 많이 깨끗해졌다는 식으로 말하더라지만, 사실 그 내면에는 생물이 살 수 없을 만큼의 기름덩어리가 여전히 드글드글하겠지요. 뭘 믿을 수 있다는 건지.
  • 빠진사슴 2008/06/08 13:22 #

    그렇습니다.. 태안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타누키 2008/06/08 13:25 #

    다른 곳에선 모르겠지만 서해안에서 술먹을 수 있는 곳에 보면 술광고마다 가격의 일부분을 태안성금으로 보낸다는 문구가 쓰여있지요....
  • 국현 2008/06/08 13:29 #

    리움 박물관 보면 삐까번쩍하던데....정작 돈쓸데를 모르는 거 같네요
  • 다인 2008/06/08 13:57 #

    ..맞아요 아직 태안이 있지요. 부끄럽네요.
  • 比良坂初音 2008/06/08 21:22 #

    허허허허허 삼성 본관 건물이 나온다고 안된다라....이건 뭐...
  • 이지영 2008/06/09 13:41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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