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LGT의 무선 인터넷, 오즈 광고 CF 제작 발표회에 다녀왔습니다. 낮에 시간 남으니 다녀가라는 연락을 받아서...-_-;; 어떤 광고길래 제작 발표회까지 하나-했는데(제작 발표회는, 우리 이런 것 만들었습니다-하는 신고식 시간입니다.), 알고보니 시트콤 형식으로 제작한 오즈 서비스 광고더군요.
이 광고에는 다섯명의 배우가 출연합니다. 카리스마 부장역의 장미희, 이기적 간지(?) 차장 오달수, 애교대리 이문식, 촐랑과장 유해진, 얼짱신입 이민기.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사람들 + 알파의 구성이긴 하지만, 간지녀 신입사원이 없는 고로 -_-;; 제 눈에는 별로 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 그렇지만, 역시 좋은 배우는 좋은 배우입니다.
▲ 이 날의 컨셉은 회식. 왜 발표회장이 포장마차인가 했었습니다.
배우는 보여지는 직업입니다.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으로 돈을 법니다. 불행하지만, 그래서 언제어디서나 카메라와 관객의 시선을 생각해야만 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항상 연기를 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그 '캐릭터'가 혹시라도 깨지게 되면, 그 파급효과는 바로 배우의 수명을 단축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배우도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말을 합니다. 그 사람이 살아왔던 삶은, 그 사람의 행동, 모습, 심지어는 웃음 소리 하나에까지도 배어있습니다. 배우라고 해도, 일상에서도 캐릭터를 연기 하면서 살아간다고 해도, 결코 그 사람이 살아왔던 삶, 그 자체를 연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것은 그래서 가끔 무겁습니다. 가식적인 웃음은, 성의없는 사과는, 거짓된 따뜻함은 언젠가 들통이 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날 제작 발표회에서, 어- 저 사람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라고 느껴지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발표회가 끝나고 사진촬영을 할 때의 모습입니다. 기자들이 사진촬영하게 배우들이 앉았던 테이블을 치워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스탭들이 올라와 테이블을 치우려고 할 때입니다. 수다쟁이 촐랑과장으로 출연한 유해진씨가, 당연하다는 듯이 같이 움직이며 테이블과 의자를 나릅니다.
다른 쪽 테이블을 옮기려고 하자, 이번에는 이문식씨랑 오달수씨가 나서서 옮기는 것을 돕습니다. 장미희씨는 조금 둘러보더니, 엄한 사감 선생님 처럼, 테이블을 옮기는 도중에 떨어진 음식들을 가리키며 치워달라고 스탭에게 얘기합니다. ... 분위기는 정말 B사감 -_-;; 카리스마 부장 역할을 괜히 맡은게 아니었구나-할 정도의 힘이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옵니다.
프로필을 살펴보니, 역시 하나같이 연극을 했던 분들입니다. 문득, 정말 그 사람이 살아왔던 길은, 이렇게 작은 곳에서도 드러나 버리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연극을 했던 사람들이 다 좋은 사람들이다-라는 이상한 주장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부대끼며 고생도 좀 해본 사람들은, 작은 일 하나에도 분명 다르긴 다릅니다. 필요할 때는 자연스럽게 손이 먼저 나가고 몸이 먼저 움직입니다.
오히려 그 날 가만히 있었던 사람은 신입사원 역할의 이민기씨. 테이블이 치워지는 내내 가만히 서계시더군요.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이런 곳에서 다른 사람들이 대신 일해주는 것에 익숙한 게지요. 아니면 자신이 다른 사람을 대접하거나 함께 부대껴야만 했던, 그런 경험이 적은 탓입니다. ... 아니면 무개념-_- 신입사원이란 컨셉에 맞춰서 연기를?
좋은 배우는 보이지 않을 때에도 말을 합니다. 그 말은 입으로 나오는 말이 아니라, 몸으로, 몸짓으로 전해져 오는 말입니다. 그 사람의 존재 자체에서 드러나는 말입니다. 말이 없는 말. 그래서 더욱 진하게 전해져오는 말. 솔직히 제가 놀랐던 것은, 어쩌면 저런 것은 스탭들이나 하는 거지, 어디 배우들이 움직이겠어? 라는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탓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날 그 자리에선, 좋은 배우들의 말없는 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뻤습니다. 하루에 하나라도 삶에서 배울 수 있을 때에는,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말을 전해주는 분들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민기씨도, 보다 좋은 배우가 될 수 있기를 :)
시트콤에 나오는 오주상사가 뭘 파는 회사인지, 배우들도 다들 궁금해 했었는데, 밖에 나오니 바로 궁금증이 풀리더군요. ... 수, 술장사였던 것입니다!! (내용물은 복분자 음료수)
* 덤으로, 오즈 시트콤에 대한 잡담 한마디
시트콤의 형식을 빌어, 오즈 서비스가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모습을 자연스럽고 재밌게 보여주려는 의도 같았는데... 개인적으로 조금 재미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자연스럽게 웃음을 줄 수 있는가, 그 와중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오즈 서비스를 녹여낼 수 있는가-가 핵심 포인트인데, 많이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유는 다음의 세가지 입니다.
- 평면적인 캐릭터, 평면적인 이야기 구성 : 예측 가능한 것은 지루합니다.
- 오즈 서비스에 대한 평면적 이해 : 오즈의 헤비 유저?로써 말하자면... 왠지 오즈 서비스 자체에 대해, 대본을 쓰신 분의 이해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메인 시나리오 부재 : 각각의 시트콤들이 각각 동떨어진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각각은 개별적인 완결성을 가지되, 전체적으로 보면 이어져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뭐, 좀더 자세한 것은 편집된 15초짜리 CF가 나오면 얘기할 수 있겠지요. 어찌되었건, 편집의 묘미를 살려서라도 잘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래야 무선 인터넷 전용 사이트도 나오고 서비스도 나오고, 뭐 이것저것 제 시크릿폰으로도 할게 늘어날테니까요. :) 오즈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유저의, 소박한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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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자그니 | 2008/08/15 15:55 | 보고 듣고 느끼다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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