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 문화제에 잠시 들렸다가, 시내로 이동했다. 아무래도 촛불집회가 끝나고 기륭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 짧게(?) 문화제가 끝나고, 심상정 대표가 이야기하고, 우석훈님이 강의(?)하는 동안- 잠시 있다가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 ▲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님. 생각보다 젊으시더군요...--;;
명동성당에서 잠시 머물다가, 종로로 이동하니 사람들이 거리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우비도 없어서 어쩔까-하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것이 보였다. 우산 팽개치고 그냥 달려갔다. -_-; 한 명의 남학생(?)이 연행되어가는 것이 보이는데, 주변의 기자와 변호사들이 이것저것 소리치며 묻는데 경찰이 막는다. 방패가 취재 저지용인 것은 알았지만(?), 저렇게 방어벽치듯 둘러싸서 가는 것은 처음 본다.
연행되는 사람을 찍고 있는데, 다른 쪽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컸다. 가보니 인권침해 감시단이 쓰러져 있고, 그 주위를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경찰이 인권침해 감시단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연행되던 분이 밀려 넘어져 발목을 접질려 버린거다. 얘기들어보니, 아까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버스중앙차선의 버스 정류장에까지 밀고 들어와 사람들을 연행하려 했고, 이에 항의하던 인권침해감시단분을 함께 연행하려는 것이었다.
경찰은 인도 위의 사람들을 연행하는 것에 항의하는 것을, 연행 방해-라고 했다. 그래서 잡아가는 거라고. 집시법에 따른 해산 고지는 이전 집회에서 이미 다 했으니 필요없다고 했다. 글쎄다... 비폭력 행동의 가장 중요한 방법중 하나가 강력한 항의다. 인권침해 감시단은 '인도(버스 정류장)'에서 연행하려는 것에 대한 항의를 했으며, 그 항의 행위 자체를 '연행 방해'라고 하는 것은.... 비폭력 행동도 하지 말라는 것에 가깝다.
이날 시민들은 쫓기면 들어갔다가 경찰이 물러서면 다시 나오는 식의, 숨바꼭질을 몇 번하다가... 그냥 인도와 골목길에 가만히 서 있는 -_-;; 시간이 더 많았다. 이것도 새로운 시위 방법이라면 시위 방법일까. 경찰의 진압에 항의하는 의미로, 서 있었다-라고 해야하나. 그 와중에 경찰 버스가 와서 시위대의 전면을 가로 막았고, 그 이전에 종로 골목길에 경찰을 진입시키는 위협도 했다.
▲ 종로 골목 안쪽으로 진입한 경찰 부대
이 와중에 누군가가 계란을 던졌고, 그 계란에 흥분한(?) 중대장이 그 사람을 잡으라고 지시했던 것 같다. 별다른 무장도 하지 않은 경찰들이 종로 안쪽으로 물밀듯이 밀려들었는데... 운 나빴으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만들어질 뻔 했다. -_-; 이들이 별다른 폭력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던 상황이었기에 망정이지, 예전, 그러니까 10년전 시위대였다면 바로 투석전 상황이 벌어졌을 거다.
시민들도 위험하고, 경찰들도 위험한 상황을 그 간부가 왜 초래했는 지는 모르겠다. 보아하니 마일리지 적립은 다 끝난 듯 체포조는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사복 경찰이 숨어있었고, 곳곳에서 채증을 시도했었다. 시민들 채증하던 한 사복 경찰이 시민들에게 잡히는 바람에, 그 경찰 구한다고 전경들이 투입되는 사건도 벌어졌고.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누가 계란 사갔는지 보겠다고 CCTV 기록된거 내 놓으라는.. 안하무인격인 사태도 벌어졌고. 이 날따라 욕하는 경찰이 유달리 많이 보인 것은, 나만 느끼는 걸까. 사실 앞서 잡혀간 인권침해 감시단...같은 경우도, 비슷한 사례다. 뭐랄까, 경찰이 점점 안하무인격이 되어가고 있다.
경찰의 공무집행시 잘못에 대한 정당한 항의는, 불법이 아니라 권리다. 그런 정당한 항의조차 막으면, 사람들이 택하는 방법은 점점 격렬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오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는다. 저기 위에 앉아계신 몇몇 분들만 빼놓으면. 그런데도 왜, 자꾸 정당한 방법조차 가로막으려고 하는 것일까. 항의하면 잡아가고, 종로 골목길까지 치고 들어와 잡아가고...
원칙과 신뢰를 잃어버린 것은, 확실히 정부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제, 경찰을,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조직이 아니라 정권 치안을 담당하는 친위대-로 여기고 있다. ... 이렇게 변하는 것은, 경찰에게나 시민들에게나, 모두 불행한 일이다. 경찰 자신은 알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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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자그니 | 2008/08/17 18:51 | 동영상 | 트랙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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