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어제) 있었던 범불교도 대회에 참여하는 김에, 서울시가 날치기로 파괴하려고 했던 서울시청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한겨레에서 이미 사진을 보긴 했지만, 굉장히 씁쓸하더군요.
범불교 대회가 끝나고 난 다음 시청앞 광장 모습입니다. 역시 종교 집회라서, 집회가 끝나고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지런히 정돈하시고 청소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시청 뒷편으로 돌아가니, 바로 부서진 시청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말그대로 막 파괴. 그래도 오랜 세월을 머무르며 역사를 증언하는 건물인데, 이런식으로 박살내도 되나-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부서진 서울 시청 뒷편의 모습입니다. 포크레인에 집게 같은 것을 매달고, 잔해를 치우는 작업을 하고 있더군요. 처음에는 철거가 진행중인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과연 이런 모습이, 안전을 우려해 일부 철거를 결정했다...는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사적지로 지정될까봐 황급히 박살내버린, 서울 스카라 극장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철거...가 항상 이런 모습이긴 하지만, 이건 뭐랄까... 그냥 파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대체 뭘로 어떻게 때렸길래 지붕까지 저런 모습이 됐는지...
조금 떨어져서 본 지붕의 모습입니다.
본관 본체까지 흠이 생기긴 마찬가지였네요. 마치 철거 작업이 들어간 달동네를 보는 느낌입니다. 아니, 철거에 들어간 청계천 아파트들을 다시 보는 느낌이랄까요.
무너진 건물 잔해가 흉물스럽게 매달려 있습니다.
솔직히 많이 착잡합니다. 이런 것이 과연, 그동안 문화를 내세웠던 오세훈 서울 시장이 추진하는 서울 시정인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그저 자신의 임기 안에 멋드러진 건물을 세워서,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하고 싶은 욕심 밖에는 없었구나-하는 생각만 듭니다.
이걸로 확실해 졌습니다. 서울시청 철거요? 그래서 멋드러진 새 건물 세우자고요? 전 반대입니다. 부끄러운 역사도 역사입니다. 남이 만든 건물이라도 남길 것은 남겨야만 합니다. 싹 지우고 잊는다고 과거가 갑자기 휘황찬란해 지지도 않습니다. 설사 치우더라도, 그 치우는 과정은 사람들의 토론과 합의를 통해서 만들어져야만 합니다.
...걸리적 거린다고 대충 밀어버리다니, 서울시마저 30년뒤로 후퇴하고 있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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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자그니 | 2008/08/28 03:12 | 지하사진공갈단 | 트랙백(5) | 핑백(1) | 덧글(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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