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의 연설 동영상을 찾다가, 재미있는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오바마와 힐러리의 관계를 풍자한 동영상입니다, 그런데, 그 농도가 좀 높습니다. 오바마와 힐러리가 침대에서 뒹구네요...-_-;;; 정치 풍자의 나라인 미국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이런 모습을 직접 보니 좀 당황스럽긴 합니다.
...물론, 외설스럽지는 않습니다. :) 만, 한국에선 꿈도 꾸기 어려울 정도의 수위인 것은 확실합니다. 만약 작년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누가 이명박과 박근혜가 동침하는(?) 동영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한국에선 과연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사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깔깔대며 웃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한국에서라면 굉장히 끔찍한 사태로 발전했을 겁니다. :)
물론 위의 영상도, 오바마와 힐러리를 조롱하기 위해 만든 동영상입니다. 안그래도 댓글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열폭(?)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에 맥케인의 여성 부통령 후보 지명과 맞물려, 그 열폭의 강도가 한층 쎄졌네요(동영상 자체는 지난 2월에 올라온 영상입니다.). 솔직히 문제가 없진 않아요. :)
그렇지만 이 동영상을 삭제하진 않습니다. 삭제하라고 정부에서 공문이 갈리도 없구요. 삭제하라는 댓글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FBI가 내사중이란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당연하잖아!). 어찌되었건, 이건 정당한 정치적 의사의 표시고, 그 표현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글쎄요.
조만간 대통령 욕만해도 잡혀가는 세상이 올 거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 정말로 끔찍합니다. 예전에는 맨날 글로벌 스탠다드, 글로벌 스탠다드 얘기하던데.. 이런 건 좀 글로벌 스탠다드 안할라나요?
* 이 동영상은 아래 링크에 담긴, Rihanna의 Umbrella 뮤직 비디오를 패러디한 영상입니다.
덧글
The New Yorker 표지중에 이런게 있었는데 http://bagnewsnotes.typepad.com/bagnews/images/124999_l.jpg
누가 오려서 저희 부서 메모보드에 붙어놨어요 ㅋㅋ
5공화국 전두환 군사정권의 독재에서,
총만 안들었을 뿐이지, 이 정도면 독재입니다.
기본적으로 할 말 못하게 하는 국가는 독재국가죠.
전 에미넴이 the real slim shady에서 (아놔 스펠링이 맞는가 모르겠지만.) 윌스미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까는 가사를 적은 전례를 말하는 거고요, 한국의 경우는 문희준 측이 오인용을 고소한 것을 생각나서 한 말입니다. 게다가, 저는 그래서 미국이 더 좋다거나, 우리도 저런거 따라가야 한다고, 남들에게 권유나 강요도 하지 않았는데 되려 강경 반응이니 재미있군요.
공인들에 대한 성적 농담이 안 통하는 것은 아직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아닐까 하네요.우리나라는 공인에 대한 성적 농담을 사인에 대한 성적 농담보다 더 엄격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사실은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우리나라는 이런 비슷한 예가 없었으니 정확한 비교는 불가능하고,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단지 그냥 '인터넷에서 글로 끄적이는 자유' 부터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노무현 욕했을 때 국가적으로 단속하지 않았던 진보 입장에서는 현재 한나라당의 행보에 할 말이 있으니까 말이죠.
정치에 대한 자기 의사표명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실질적으로 하는사람이 적어서 그렇지요....
그렇지만 저건좀 심하다고 생각하내요....
제가 들어가면, 사식이나 넣어주세요(응?)
...솔직히, 악의적이지 않은 풍자는 풍자로서는 좀,, :)
(근데 저런 비디오가 보기 좋으신가요? 정책, 공약은 어디에 가고 저런 말초적이고 유치하고 지엽적인 캠페인으로 무려 한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다니, 미국 정치도 그리 본받을 만한 게 못 되네요. 전형적인 우민화 정책이죠. 촘스키가 왜 대의민주주의의 선거제도를 시니컬하게 봤는지 이해할만도 합니다. 저게 그렇게 부러우신가요?)
얼마 전엔 프랑스 총리 사르코지가 시민에게 '멍청아'라고 했더군요
그런데 정작 프랑스 여론은 이 사건이 정치적 의미가 없는, 개인의 돌발행동 쯤으로 보더군요.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4833#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시민에게 '멍청아'라고 했어도 여기 계신 분들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지 궁금하네요
클린턴이 르윈스키와 일으킨 불륜은 어떨까요?
찰스 왕세자가 파커 볼스의 불륜은요? 기타 등등(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38&aid=0000388699)
박계x 의원이 술집에서 직업여성 가슴 한 번 만졌다고 한국에선 아직도 비아냥, 냉소, 비판이 득실대는데 이런 선진국의 글로벌 스탠다드는 정치인의 불륜 스캔들 이후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한다고도 하니 룸싸롱 몰카 하나로 격렬히 반발하는 후진적인 한국인들을 보실 때는 참으로 가슴이 답답하시겠습니다.
이런 영상에 대한 반응이야 당연히 나라마다 다를 수 밖에 없지요. 서로 문화가 다른 걸요. 한국에서 이런 영상을 만들었다면, 그건 당연히 자살골에 해당하는 짓이 될겁니다. ... 뭐, 오프라인 상으로 선거시기 떠돌아다니는 입에 담지 못할 소문들이야 끝도 없지만... :)
그렇지만, 그것을 표현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 글은 그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클린턴과 르윈스키 스캔들은 클린턴의 위증때문에, 탄핵 심판까지 갈뻔했던 사건입니다. 찰스와 파커 볼스가 영국에서 얼마나 욕(?)을 들어먹고 있는지 모르시는 군요. -_-; 박계동 의원은 여성의 가슴을 만졌다는 비아냥, 죽을때까지 가지고 가야할겁니다. 그에 대한 반발은 전혀 후진적이지 않습니다. 좀더 글로벌 스탠더드하게, 더 쎄게 나가야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6&aid=0000028831)
선진국 유럽, 미국, 일본에서는 극악한 범죄자라면 얼굴과 신상을 사정없이 까버린다고 하네요. 네? 사정없이. 근데 한국은 후진국스럽게 '피의자 무죄추정 원칙'운운하며 인권보호나 한답시고 모자 씌우고 마스크 씌우고 한다네요. 후진국스럽네요. 네? 그쵸?
왜 한국은 얼굴 공개 안 한다고 생각하세요? 선진국에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없어서 공개한다고 생각하세요? 이게 바로 한국사회가 가진 명예, 체면이 가지는 힘입니다. 전세계 어딜가도 개인의 명예, 체면을 이정도로 보호하고 있는 사회가 없지요. 정말 후진국스럽네요. 네? 그쵸?
그리고 글로벌 스탠더드한 표현의 자유와 한국 사회의 명예, 체면이 무슨 상관인가요...-_-;; 한국 사회는 명예, 체면을 지켜야하니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도 된다? 정말 그렇다면.. 그거 후진국 맞습니다. :)
게다가 '선진국'과 우리나라를 나누어, '우리가 선진국 왜 따라가느냐.' 이런 말은, '무조건 선진국 따라가야 한다' 는 열등의식 만큼이나 광신적이고 위험하군요. 그 누구도 저 나라들이 '선진국' 이라서 '본받아야' 한다고 말한사람 없습니다. '선진국빠' 와, '선진국까'의 공통점은 선진국에 대한 열등의식이고, 차이점이 그것의 표출 방식일 뿐인데, 그러한 점에서는 둘 다 다를바 없지요. 지금 하는 얘기가 그런 얘기가 아닌데 왜 그런 쪽으로 전이 시키려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군요.
p.s 명예 체면 말씀하시는데, 왜 '명에롭지 않'게 비꼬기를 하시나요? 당당하게 직설적으로 말씀하시지. 그게 더 명예롭지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