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블로거들의 만남


지난 9월 4일 목요일, 오후 7시 서울시청 별관에서 블로거들과 서울시장 오세훈님과의 가벼운 만남의 자리가 있었습니다. 참여한 사람은 저를 비롯해 쓰레기 시멘트로 다음 올해의 블로거 기자상을 수상하신 최병성님, 신학자이시면서 성미산 지킴이를 자처하시는 무브온21의 편집장 김만종님, 그리고 김명준님과 대학원에서 북한정치를 전공하시는 정일용(?)님등 다섯명입니다.

사실 참여자의 면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좀 화기애매한 자리였던 것 같긴 하네요. 편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 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자-라는 취지의 자리였겠지만...:) 사진 찍고 농담하는 사람도 어쩐지 저 혼자 -_-였던 것 같고... :)

그날 두시간 반 동안 나눴던 대화의 주제만 해도 무려 쓰레기 시멘트 문제(당연한가요?), 성미산 문제, 북한 탈북자 문제(탈북 청소년 교육문제 포함), 남북 관계(응?), 서울시안에 내재한 갈등 해소의 방안, 서울 발전 방안, 주택 문제 및 뉴타운 문제, 청계천 문제 ... 그리고 말많았던 서울시청 철거문제까지.

...사실 이 정도면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반 블로거들이 서울시에 대해 관심 가지고 있는 문제는 거의 다 이야기 된 것 같습니다. 쓰레기통과 흡연, 하이서울 페스티벌...같은 문제만 빼면 거의 다 나온듯 싶습니다.

뉴타운, 그리고 서울 시청

오세훈 서울시장님의 인상은, 음... 뭐랄까요. 정치인치고는 잘생겼다-_-;;; 이미지. 키도 크고, 인물도 좋으시더군요. 하지만 조금 피곤해 보인다는 느낌도 함께 받았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갈등 조정과정에서 좀 피곤함을 느끼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정책간담회는 아니었으니, 그날 나눴던 이야기를 다 이야기해 드리진 못하겠네요. :) 그리고 저도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나왔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이것저것 말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민원 처리하는 곳도 아니었으니... :)

제가 한 이야기는 주로 뉴타운 문제와 그로 인해 발생한 대학생들의 어려움, 그리고 당연히 서울시청 철거 문제였습니다. 그 때문에 서울시청 신청사의 디자인이 '상어 아가리' 모양(자그니) 라는 저와 '한국 고유의 처마' 모양(오세훈 서울시장)이라는 가벼운 신경전(?)도 있었답니다. 뭐, 만족할만한 대답이 있었는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족하지 못했단 이야기입니다. :).

... 그래도 이렇게 직접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발전이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전임 시장(이명박)과의 간담회에도 참석했었다는 다른 한 분이, 뒷풀이에서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구요. 전임 시장은 자기 할 말만 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오세훈 시장은 사람 말을 들으려고 하는 모습이어서 좋았다고.

그렇지만 오세훈 시장님은 간담회 내내, 자신의 '서울에 대한 비전'이 담긴 디자인 서울 강연을 미리 들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표명하시더군요. 다들 서울시에 대한 비판을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한 번 들으면, 왜 서울시의 정책이 이렇게 집행되는 지에 대해서, 서울시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서 알 수 있었을 텐데..하시면서.

본의 아니게 모르는 척 듣고는 있었지만, 디자인 서울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지는 않은 입장에서, 한말씀만 드리면... 앞에서 옳다, 멋지다-라고 하는 사람들, 너무 많이 믿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인이 비전을 가지고, 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 비전에 동의하는 것이 아닌, 그 비전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행됐을 경우 떨어질, 떡고물에 눈이 먼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새로운 서울시의 비전이 확산되지 않는 이유도 실은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 비전에 동참하겠다- 그렇다면 나는 이런 이런 것을 하고 싶다-라는 자생적인 확산 과정이 미비한 현재의 모습.


...그리고 뒷풀이에서 블로거 뉴스를 이야기하다

사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뒤에 이어진 뒷풀이에서 더 많이 나왔어요. :) 자연스럽게 다음 미디어 본부-분들과 블로거들이 만나는 자리였거든요. 여기서 확인한 두가지 사실을 조심스럽게 말씀 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블로거 뉴스 베스트의 변화가 느릴 때는, 보통 미디어 다음의 업무가 너무 많을 때다.
② 조만간 블로거 뉴스 베스트도 자동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성미산 문제(언제 한번 탐방 가기로 했습니다.), 쓰레기 시멘트 문제 등등- 각자의 영역에서 못다한 이야기들과 다음 블로거 뉴스에 바라는 여러가지 이야기들도 잔뜩 쏟아져 나왔던 것 같습니다. 미디어 본부의 이명행님, 임지혜님, 반가웠습니다!

* 마지막 에피소드 하나 - 간담회 끝나고 맥주라도 한 잔하러 가자고 이야기하면서 나눈 이야기.

자그니 : 식사는 좀 하셨어요?
최병성님 : 저는 거의 남겼답니다.
모님(기억이..) : 저도 반 밖에 못먹었어요.
모님 : 저도요.
자그니 : 아, 예, 저도 실은....

다들 조금 긴장하신 듯, 아니면 할 말이 많으셨는지, 다들 식사는 별로 안하셨더라구요. 그제서야 알게되었습니다. ... 깔끔하게 다 먹은 사람은, 저 밖에 없었단 말입니까! (차마 말하지 못했습니다...O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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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 2008/09/09 19:04 | 블로그 연구 | 트랙백 | 덧글(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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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9/09 19: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09 19:50
집에 내려갈 일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
Commented by 실비단안개 at 2008/09/09 19:26
서울 시민은 아니지만, 서울이 우리나라를 대표하기에 읽었습니다.
또 블로거와의 만남이라~^^

전시장이 당시도 (외)입만 가졌었군요. - (귀 어디갔지?)

덧)밥 잘 먹는 사람이 착한 사람입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09 19:50
저는 착한 사람입니다..(응?)
Commented by peter153 at 2008/09/09 19:34
밥먹고 난 결과 치고는 부족하군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09 19:53
일단 직접 얘기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쓰레기 시멘트나 몇가지 문제에 있어선, 긍정적인 답변을 얻기도 했구요.

...솔직히 오해를 불러오지 않을까 싶어, 포스팅에 조심스럽기도 했던 주제입니다.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들을 시작으로, 점점 블로거들과 직접 만나길 원하는 정치인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Commented at 2008/09/09 20: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01:13
아, 다녀왔습니다....
Commented by 커서 at 2008/09/09 20:32
민주당이 죽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야당 역할까지 여당에게 뺏긴 것 같은데...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01:13
두고봐야지요. 민주당이 그만큼 멍청한지 아닌지..
Commented by highenough at 2008/09/09 20:42
제 '서울에 대한 비전'이 담긴 디자인 서울 강연 들어보셨어요? 안 들으셨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01:14
그게 애매모호하긴 하더라구요. 비전이 아니라 정책의 실행에 의해서 정치인은 평가 받는 건데.
Commented by 쑴쑴쑴 at 2008/09/09 20:54
오세훈씨 부임초기에 차기 대선주자로 참 손색없는 사람 같다라는 생각도 했어죠.
개인적으로 지금은 참 저 사람이 한나라당이라는게 엄청난 마이너스요인입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01:15
개인적으론 임종인 전 의원을 더 좋아합니다. 그 대척점..쯤에 놓여있어야 정상인데... 확실히 서울시장이란 자리가 중요하긴 하네요...
Commented by 南無 at 2008/09/09 21:21
으... 꼭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이 하나 있었는데, 블로그 행사도 끝나고 해서 음...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01:15
아쉽아쉽
Commented by 사이동생 at 2008/09/09 22:07
그런데...무슨 음식 나왔어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01:16
그냥 밥이랑 반찬이요. :) 거기에 돼지고기 삶은 거랑 튀김 정도?
Commented by hotdol at 2008/09/09 22:48
재개발로 밀려난 노점상들 얘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얘기 나왔는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01:17
재개발...은 아니구요, 강남역쪽에서 본 노점상 농성에 대해서는 제가 이야기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처음엔 뉴타운은 긍정적인 면이 부각되다가, 지금은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는 시기다' 이상의 얘기는 얻지 못했답니다.
Commented by .. at 2008/09/09 23:24
개인적으로 오시장의 비전을 상당히 기대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사람인데 지나가다 몇 자 남깁니다. 무슨 얘기 오갔는지 궁금하네요. 불편한 마음이 있으면 다 말 하시지 그러셨어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01:18
:) 그럴만한 자리는 아니라서... 주제는 다양했는데, 깊이 이야기하진 못했습니다. 저도 지금 블로고스피어에서 일어나는 몇몇 분들의 (서울에 대한) 관심사를 챙겨서 이야기하는 정도밖엔 못한 것 같아요.
Commented by G.스케빈져 at 2008/09/09 23:33
혹시 서울시청이나 피맛골 보존 같은 문화재 문제는 이야기 되지 않았는지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01:18
시청이야기는 했는데, 피맛골 이야기는 못했습니다....OTZ
Commented by 그때그놈 at 2008/09/10 06:56
어차피 정치라는 것은 편을 가르고 토끼잡이 놀이를 하는 행위, 그 놀이를 하도록 돈을 대는 이들이 중요하죠.

블로그가 '표'를 움직이는 역할은 어느 정도 해내고 있지만 '돈'을 움직이는 역할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였으니 정치인들이 블로그에 접촉하는 이유는 단지 이미지 관리를 위한 것 뿐이라 생각합니다.

카메라나 MP플레이어를 파는 제조사들도 소비자 항의에 금방 귀를 기울이지 않는데, 하물며 홍보만 잘하면 수천 수만표가 넘나드는 정치인들이 자기들 돈줄과 반대편에 서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진지하게 만날 일이 있겠습니까?

오세훈, 이미지만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현재까지는 이미지 뿐이네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19:09
그래서 미국의 사례가 주목됩니다. 돈과 조직을 움직였거든요.
Commented by j4blog at 2008/09/10 10:02
잘 읽었습니다. 어쨌건 정치인이 다양한 계층과 만남의 기회를 가진다는 것은 좋으네요.
단지 그것이 보이기만을 위한 만남이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19:09
보이기...위해서만 만나면, 정말로 곤란하겠지요.. :)
Commented by bzImage at 2008/09/10 11:34
너무 순진한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19:09
정신 바짝 차리고 있습니다. 안그러면 저를 혼내주세요.
Commented by 곰소문 at 2008/09/10 11:56
한날당 지지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애기합니다.
오세훈 시장의 경우 일단 듣는 태도를 가졌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합니다.

아예 이익단체 및 측근의 얘기만 듣고 귀를 딱 닫거나 아니면 아예 반대쪽 의견에 대해서 이해조차도 할 수 없는 꽉 막힌 사람이 아닌 점에 무척 기대합니다.

그리고 오시장의 비젼은 큰그릇에서는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그 비젼을 지키기 위해 나름 노력을 경주하는 모습이 보이기에 좋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너무 피곤에 지친 모습이라고 말씀하시니 무척 걱정이 되네요.
아직 시청 조직의 시스템화와 전문적인 보좌진이 부족하고, 이익 단체의 압력 또한 매우 많아서 힘들어 하시는 듯 하네요.

우리가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시장에게 대척점에 서서 힘들게 하기 보다, 그 비젼이 옳게 이끌어 질 수 있도록 협력과 공조, 그리고 하부 조직과의 대립보다는 지원이 필요할 듯 하네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19:10
비전이 동의를 얻어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지요. 분명, 어떤 문제가 있어서 그리된 걸텐데.
Commented at 2008/09/10 12: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19:11
...함께 싸워야지요.
Commented by 어웅 at 2008/09/10 16:43
저분의 생각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서울시 행정에 대한 그 열정이 식지 않기를 바랍니다.
전임 시장처럼 '서울시장'을 중간단계나 커리어 장식의 하나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9/10 19:11
...전 잘 모르겠습니다. :)
Commented by 머지 at 2008/10/17 03:16
이미지만으로 서울시를 운영하시기엔 좀 마이 버거우신 듯..ㅜㅜ 새청사 디자인 아무리봐도 너무 싫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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