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역사는 생각보다 뿌리가 깊다. 중세보다 훨씬 이전,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귀족 계급이 전투의 최전선에 참가하는 것은 그들의 의무이자 권리였다.
사실 이것은 서양만의 문화가 아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서도 상류 계급은 자신의 밑에 있는 사람들을 지킬 의무가 있었다. 중국과 한국의 유교문화도 다르지 않다. 유교의 '위(位)'는 세상 사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처해있는 위치가 있으며, 그 위치에서 자신이 해야할 의무를 다하는 것을 '예'라고 부르고, 그 '예'를 지키는 것이 바로 '인의'를 완성하는 것이라 보았다.
모든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 왕족이나 귀족, 성직자는 일방적인 폭군이나 특권층이 아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의 몇안되는 왕족들이 자신들의 자식을 전쟁터로 보냈던 것은, 그들이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자신의 특권만을 내세우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왕/성직자/귀족은 대부분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봉건제의 중세에서 자본주의의 근대로 변했다. 이제 과거 귀족이 차지했던 상류계급의 몫은 부르주아가 차지하게 된다. 부르주아는 귀족의 문화를 많이 흉내내면서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든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라는 문화는 그렇게 서구 상류 사회에 정착하게 된다.
모든 권리에 의무가 따르는 이유는, 권리만이 주어질 경우 이 사회가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소규모 집단들이 있다. 그 집단은 각각의 이익을 추구한다. 그들 모두가 자기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사회의 질서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2.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그래서 의무가 부과된다. 내가 먹는 음식도, 내가 입고 있는 옷도, 내가 자는 집도, 내가 배우는 학교나 일하는 직장도, 결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고 혼자서 구할 수도 없는 것이다. 나는 세상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과 동시에 자신의 해야할 바를 다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상의 규칙이다.
아픈 사람이 있으면 도와야 한다. 굶는 아이가 있으면 먹여야 하며, 길가다 쓰러져 있는 사람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범죄나 폭력은 일어나지 않게 막아야 한다. 약하고 힘없는 사람은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더 많이 버는 사람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한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의무다. 서구 부르주아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받아들인 이유는,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더 많은 돈이 더 많은 특권이며, 그 특권에 해당하는 의무를 져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완전한 '사적 소유 - 개인의 재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완전히 시장 경제에 맡기면 해결될 일을 정부가 개입해서 값만 올려놓았다고 한다. 완전한 시장이란 생각 자체가 허구임과 동시에, 실제로 현실의 집값은 '몇몇 소수 사람들의 독과점'과 '투기 자본의 순환'을 통해 뻥튀기 되었다. 독과점 시장에 무슨 시장 경제를 논하는가.
3. 천박하다. 천박해도 너무 천박하다. 요즘 리먼 브러더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딱 그거다.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서 내 욕하는데 왜 가만있느냐"라고 말하는 것도(링크), 강만수 장관이 "야인 시절 빚내서 종부세를 냈던 기억때문에 종부세 폐지에 집착한다"는 말이 나도는 것도(링크). ... 이들은 국가의 존엄을 시궁창에 쳐박아 버리고 있다.
종부세 지키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 이 천박한 상황에서, 뭔가 하나라도 제자리로 되돌려 놓고 싶어서다. 그냥 블로그에서 울분만 토하지 않고, 뭐라도 하나 할 수 있는 것은 해보고 싶어서다. ... 당장, 헌재의 종부세 위헌 여부에 대한 판결이 11월 13일로 앞당겨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 무엇보다, 그 망할 강만수 장관이 결정도 나지 않은 "헌재의 재판 (예상) 결과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 어이가 없어서다(링크). 덕분에 헌재 판결이 어떻게 날지 확인할 수 있었으니, 오히려 고맙다고 해야하는 건가? 어찌되었건, 뛰어다닐거다, 싸울거다. 멀쩡한 것들이 무너져 가도록, 눈 앞에서 보고만 있는 않을 거다.
이스트라, 커서, 자그니, 한글로, 우리예리, 오렌지걸(이상 무순) 등 여섯명의 블로거가, 종부세 위헌 판정을 저지하기 위한 공동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http://jongbuse.net/ 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강부자를 위한 종부세 폐지 반대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역시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전 국민에게 바랍니다
강부자들을 위한 종부세폐지 반대합니다.
총 398분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전체 국민중 해당되는 사람이 채 1프로도 되지 않는 종합부동산세.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상식을 바탕으로 한 세금에 대해서 상식을 거부하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종부세 완화와 폐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바라는 종합부동산세 폐지는 자신들이 속한 1% 특권층의 이익을 위해
평범한 99%의 서민대중을 희생시키려 하는 '강부자 정책'의 신호탄입니다.
종부세가 폐지될 경우 부족한 세수 2조2천억원은 일반 서민들이 내야 하는 재산세 인상으로 보충될 예정이며 종부세로 조성된 세원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던 지방자치단체는 당장 그 사업들을 중단할 수 밖에 없고 또한 그러한 사업의 대부분은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 복지사업인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1프로의 부자들을 위해 대다수의 서민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종부세 폐지.
이대로 두고봐서는 안됩니다. 그러한 비상식적인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네티즌의 힘으로 막아내야 합니다. 
* 블로그 글을 RSS로 편하게 받아보세요~ 거리로 나가자, 키스를 하자 RSS로 구독하기

# by 자그니 | 2008/11/07 03:58 | 이의제기 | 트랙백(5) | 핑백(1) | 덧글(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