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라온 공지를 보고, 마지막으로 이글루스에 묻고 싶은 것, 또는 바라는 것이 있어서 글을 올립니다. 이 요청에 대한 대답을 듣고, 제가 어떻게 할 지를 결정하려고 합니다. 솔직히 이번 공지를 보고난 느낌은 딱 두가지입니다.
- 이글루스, 이제보니 정말 대기업 소속이었구나. ... SK스럽다고 할까요? - 정말, 사람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는 구나.
공지 요약하면 이렇게 될까요? 이런 저런 의견 있었다. 이 사람 저 사람 등등이 의견냈다. 우리 잘못한 거 맞는데, 그냥 믿고 지켜봐달라. 끝. ... 사과란 것, 그냥 잘못했다고 한마디 하면 끝나는 문제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어찌된 영문인지를 알고 싶은 겁니다. 이런 저런 일이 생겨서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하다- ... 이게 정답이잖아요-
무슨 엄청난 말못한 비밀이 있는 사람들처럼, 이게 뭡니까? 지금 이 난리 통에 이글루스가 정말 잃어버리고 있는 것,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바로, 사람들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단 말입니다. 대체 신뢰를 잃어버리고, 어떤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나요?
▲ photo by Lainworks님. 이게 적절한 짤방이 되는 날이 올 줄은...
인터넷이란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원하는 것은 즐거움과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그리고 그 기반엔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 커뮤니티가 깔려있습니다. 싸이 클럽 없이 싸이 미니홈피가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2-30대 중심의 매니아 기반으로 형성된 커뮤니티 없이, 지금의 이글루스가 있을 수 있었을까요?
14세 미만이라도, 받아들이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받을 거라고 예전에 약속했잖아요? 약속 깰려면 대체 왜 깨야 했는지는 말해주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사람들이 그걸 묻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요? 블로그 서비스에서 이용자들은 단순한 이용자가 아니라, 파트너입니다. 최소한 파트너인 척은 대접해 줘야 합니다. ... 그런데 대체, 뭡니까, 이 난리는.
예전에 프리챌에 있던 커뮤니티 싸이에 옮길때도, 싸이 운영진에게 메일 보내서 절대 유료화 안하겠다는 확답 받고 옮겼습니다. 왜 그런 줄 아세요? 단순히 프리챌 유료화가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들이 우릴 돈벌이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너무 노골적으로 보여줘서 입니다. SK 로 넘어갈때 그냥 이글루스에 머물러 있던 것도, 그래도 이글루스 운영진은 다를 거야-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 믿었던 제가 바보죠? :)
솔직히 대기업이나 포털 입장에서, 이글루스 30만유저 정도는 우습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나름의 커뮤니티를 꾸려왔고, 그 안에서 우리만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거에요. 하이텔 애니동이나 환동, 나우누리 애니동등 (당시에는 거대했지만) 그닥 크지 않았던 동호회 출신들이, 대한민국 덕후..;; 문화판에서 얼마나 깊은 뿌리가 되었는 지를.
저는 이글루스가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여기에 모인 이 사람들이 조금 더 네트워크를 가지고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대한민국 문화판을 어떻게든 뒤엎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입니다. 지금이야 안팔리는 글쟁이, 그림쟁이, 게임쟁이, 딴따라 신세일지라도, 10년뒤엔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되어있을 거라고.
... 그런데 그런 희망이, 뿌리부터 흔들리게 됐네요. 뭐, 이건 그냥 제 개인적인 푸념입니다.
지난 2003년부터 있었던 이용자로서, 마지막, 정말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그리고 요구합니다.
- 지금(어제 저녁) 올라온 공지에 대해 사과하셨으면 합니다. 좋은 일이라면 모를까, 서로 의견이 갈리는 일에 하나 하나 링크 걸면서 닉네임 부르는 것, 편 가르고 싶으셨습니까? 이건 렛츠리뷰 당첨자 발표가 아닙니다. 그 글에 이름 적힌 사람들이 어떤 느낌을 받게 될지, 정말 생각 못하셨나요?
- 앞으로 운영 계획 변경에 있어서, 지금처럼 2주전에 일방적으로 공지하는 일, 없었으면 합니다. 최소한 한달전에는 공지하고, 그 전에 사람들의 의견을 묻는 과정을 거쳐주셨으면 합니다. 이글루스를 책임지시는 분들이 약속해 주셨으면 합니다.
- 앞으로 운영계획과 전망에 대해서 밝혀주십시오. 대체 왜 이런 변경이 일어나게 됐는지 설명해 주셔야 합니다. 블로거, 일방적으로 따라오라면 옙-하고 따라가는 사람들 아닙니다.
11월 28일까지 입장을 정리해서 밝혀주셨으면 합니다. (정리란 말은 이럴때 쓰는 겁니다.) 대답이 없으시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의사표시인 것으로 알고, 2008년 12월중으로 이글루스를 떠나겠습니다. 대답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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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자그니 | 2008/11/20 02:23 | 이의제기 | 트랙백(6) | 덧글(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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