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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과에 재학중인 영화가, 용산참사 첫번째 촛불집회(1월 20일)에 참석한 이야기를 보내왔습니다. 왠지 수기-같은 느낌이 드네요. 조금 격앙된 목소리이긴 하지만, 그날, 영화가 보고 듣고 겪었던 촛불 집회 이야기를 가감없이 올려봅니다. ...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화질이 좋진 않습니다. :) 이해해 주세요.
예정된 집회 소식 때문에 현장이 많이 막힐 것을 우려해 택시기사들 조차 용산방향으로 진입하는 것을 꺼려했다. 그래서 흑석동 중대병원 맞은편에서 151번 버스를 타고 용산역에서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갔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시위 구호와 확성기 소리가 가깝게 들려왔다.
오후 7시 즈음 용산역 맞은 편 국제빌딩 근처 참사현장에서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나 이때까지는 시위대의 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대충 봐도 백 명도 안 돼보였다) 시위대는 그들을 몇 겹으로 둘러싸고 있는 경찰무리에 의해 거의 고립되어 있었다. 경찰들이 인근 횡단보도와 골목, 차도, 건물 입구까지 다 막아서서 시위대가 모여 있는 곳까지 찾아가기 위해서는 한참을 빙 돌아가야만 했다.(경찰들 때문에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자, 이 때문에 곳곳에서 시민들하고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 도로교통법을 위반하고 불법적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것은 시민들이 아니라 경찰들이라고.)
검게 그을린 참사현장에 마련된 간이 분향소에 흰 국화를 바치고 묵념을 한 후, 촛불을 켜들었다. 8시가 되고 9시가 되고 10시가 되자 시위대의 숫자가 점점 많아졌다. 학생들과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나이 든 어르신들과 지역상인들도 모여들었다. (주변 상인으로 추정되는) 아주머니와 할아버지는 집회에 나온 학생들이 신기한지 우리 보고 "어디서 나왔어요?"라고 묻기도 했다. 9시 즈음엔 한강대교 이후부터 용산역을 지나 서울역 방향으로 4차선 도로와 인도를 가득 메울 정도였으니 못 해도 1천5백 명은 족히 넘었을 것이다.
철거민들의 어이없는 죽음 때문에 시위대들의 감정은 처음부터 많이 격앙되어 있었고, 경찰 또한 이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려 했다. 7시가 되기 전부터 인근에 배치해둔 살수차(3대 중 2대 사용)를 9시가 막 지나자 본격 가동해 엄청난 수압의 물대포를 쏘아대며 시위대의 해산을 노렸고, 이에 뒤로 밀리며 거리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를 뒤쫓아 가 방패를 휘두르며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시위대 중 흥분한 몇몇 사람들이 보도블럭을 깨서 경찰에게 투척하자, 돌무더기를 주운 경찰들이 이것을 시위대 쪽으로 다시 던져 시민들의 머리가 깨지는 등 부상을 입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대치는 자정 무렵까지 명동성당 입구에서 계속되었다.
오늘 아침 7시경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사상자 수는 더 증가할 수도 있다고 한다.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은 건물 위로 올라간 사람들이 더 많은데 내려온 사람이 몇 없다며 경찰이 사상자 수를 속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사현장에 내걸린 검은 현수막에는 죽은 이들을 추모하고자 모인 시위대들이 목이 터져라 외친 구호, '살인경찰 물러가라'가 거칠게 휘갈겨 쓰여 있었다.
철거 및 이주에 따른 재산권 보장 문제는 사적재산권에 얽혀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이들을 재빨리 쫓아내려고 무장경찰 특공대를 긴급하게 투입했다. 국가비상사태도 아니고 무력으로 진압해야할 범죄자도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물대포를 쏘고, 위협적으로 곤봉을 휘두르더니 기어이 철거민들을 사지로 몰아넣고야 말았다.
이제 이 나라에서 개인은 자신의 재산권을 주장할 때조차도 목숨을 내걸어야 한다는 말인가. 참사현장 뒤로 높이 치솟은 명품빌딩과 아파트들이 환한 빛을 내뿜으며 그 아래 너덜너덜해진 채 간신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참사건물들을 가소롭다는 듯이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과잉진압 과정 중 철거민들을 기어이 죽음에 이르게 만들고서도 대국민 사과를 하기는커녕, 시위대를 더욱 강경하게 진압하려하는 경찰들을 보며 여기서 더 물러서면 결국 죽음 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됐다. 제길... 붕신 같은 폭력대장 이명박 때문에 방학 때마다 집회에 참여하느라 방학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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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자그니 | 2009/01/24 14:58 | 이의제기 | 트랙백(2) | 덧글(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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