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교수 시국 선언 "민주주의의 죽음을 우려한다"




오늘 중앙대학교에서는 서울대에 이어, 중앙대 교수 67인의 시국 선언이 있었습니다. 87년, 그리고 2004년 탄핵 사태 이후 중앙대 교수들의 시국 선언은 처음입니다. 이 선언에서 교수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요구와 더불어 내각 총사퇴, 서울시 경찰청장 파면, 신영철 대법관 사퇴, MB 악법 저지 및 신자유주의 정책 폐지를 요구했습니다.

▲ 성명서를 낭독하는 김누리 중앙대 독문과 교수

이날 시국 선언문에 담긴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서 본 것은 단지 인간 노무현의 죽음이 아니라, 이 나라 민주주의의 죽음, 자유와 인권의 죽음, 가진 자들에게 능멸당한 약자들의 죽음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죽음을 한국 민주주의의 종언을 울리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인다."


올해 1월 용산 참사 현장에서 숨져간 고 이상림, 양희성, 한대성, 이성수, 윤용환, 김남훈 씨, 지난 5월 노동탄압에 항거해 목숨을 끊은 화물연대 박종태 씨, 그리고 지난 주 우리 곁을 떠나간 노무현 대통령은 모두 하나의 진실을 증언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이 나라가 더 이상 희망의 터가 아니라 절망의 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이 폭력과 죽음의 악순환을 끊는 단호한 결단과 행동이다. 이에 우리 교수들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자행하고 있는 헌정파괴 행위를 고발하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자신을 대표자로 선출해준 국민들이 대한민국 권력의 원천임을 부정하고, 그 위에 군림하고 있다.
 
둘째, 이명박 정부는 지난 반세기 동안 민주화 투쟁을 통해서 이룩한 이 나라의 민주적 제도와 정치 문화를 허물어 뜨리고 있다. 

셋째, 이명박 정부는 민주공화국의 근본을 파괴하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며 가진 자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 집권 한나라당이 이상과 같은 시대착오적 과오를 뼈저리게 반성하고 근본적인 국정쇄신을 단행할 것을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요구를 강력히 천명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라!

1. 이번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김경한 법무부 장관, 임채진 검찰 총장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동안 이 나라의 민주적 헌정질서를 조직적으로 파괴해온 MB 내각은 총 사퇴하라!

1. 무고한 서울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폭행, 연행하고, 서울광장을 불법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주상용 서울시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라!

1. 사회정의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이어야 할 사법부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킨 신영철 대법관은 즉각 사퇴하라!

1. 민주적 헌정질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미디어 관련법안 등 MB악법의 강행처리를 즉각 중단하라!

1.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완전히 보장하라!

1. 민중의 생존권을 억압하고, 재벌만 살찌우며,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교육과 의료의 공공성을 약화시키면서 시장논리만을 내세우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즉각 폐기하라! 

같은 날 오전에 있었던 서울대 교수들의 시국 선언 때와는 달리, 중앙대 교수들의 시국 선언은, 가볍게 비가 오는 가운데 평온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보수단체 분들이 모르고 있었던 탓이 클 것 같습니다. 아니면 나이 드셔서 하루에 일정 두 개 소화하시는 것은 무리던가요.

기자회견이 끝나고 기자들과 가벼운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그때 나온 질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Q) 오늘 시국 선언 이후, 다른 실천은 준비된 것이 있는가?
A) 아직 다른 실천이 준비된 것은 없다. 오늘 저녁 민교협 회의가 있는데, 그 자리에서 많은 얘기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Q) 이전에도 시국 선언을 발표한 적이 있었나?
A) 87년, 그리고 2004년 탄핵 정국 이후 처음이다. 

Q) 시국 선언의 경위는?
A) 이명박 정부가 다시 독재로 회귀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다들 예전부터 하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3개월간, 급격하게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도 마찬가지고... 그것이 이번 성명의 경위다. 

Q)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민교협)에서 따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있는가? 
A) 민교협은 특정하게 의견을 결정하고 지침을 내리는 단체가 아니다. 의견을 내기는 하겠지만, 행동은 교수들 자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Q) 이번 시국 선언의 파장은 어디까지 갈 것 같나?
A) 어느 정도 파장이 될 지는 알수 없다. 다만, 예년의 경우를 보면 2~3천명 정도의 교수가 시국 선언에 참여하지 않을까 싶다.




이날 시국 선언장에는 생각보다 꽤 많은 학생과 언론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마이크를 쓸 수 없게되버린 한계가 있었지만...(이에 대해선, 나중에 다시 알려드릴께요.) 이런 모습 자체가, 지금 시국이 얼마나 위험한 지경까지 다다르고 있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르면 한없이 눌리는 것이 사람이 아닙니다. 힘에 의한 통치는 언제나 한계를 가져올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것이,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진전된 나라라면 더더욱. 무대응과 외면, 그리고 폭력으로 정권을 유지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칙- 국민의 동의에 의한 통치와도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들의 시국 선언은 지금, 민주주의의 시계를 뒤로 돌리게 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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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 2009/06/03 15:50 | 이의제기 | 트랙백(4) | 핑백(1) | 덧글(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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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시국선언, 서울대 교수의 10%라서 평가절하? 6월 3일 오전 11시,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학교 교수’ 124명이 서울대 신양인문과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시국선언은 2004년 3월, 노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교수 88명이 시국선언을 한 후 5년여 만에 발표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입장을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서울대 교수가 전부 몇분인 줄 아느냐......more

Linked at 心中滿雨 : 감사합니다. at 2009/06/04 04:58

... 중앙대 교수 시국 선언 "민주주의의 죽음을 우려한다"</a>기사: 중앙대 교수 시국선언문손준식 선생님육영수 선생님장규식 선생님차용구 선생님사랑합니다.존경합니다.중앙대학교 역사학과자랑스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어제 11시부터 1시까지는 장규식 선생님 수업,어제 3시부터 5시까지는 육영수 선생님 수업있었는데 이거 알았으면 표정관리 안 됐을듯 [..]특히 어제 육영수 선생님은 또 하나의 선행활동(!)을 하셔서..사족 붙이자면 <a title="" href= ... more

Commented by 리사 at 2009/06/03 16:12
근데 이런 선언이 터져나오는 것이 이상하지가 않은 현실이 이상한거일까요?

아하하...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6
뭐..현실은 어찌되었건 받아들이긴 해야하니까요...
Commented at 2009/06/03 17:0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6
점점, 이같은 일들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함부르거 at 2009/06/03 18:51
교수님들 시국선언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더라...
암튼 수십년 전으로 돌아간 건 맞는 거 같아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6
저도 교수님들 시국선언을 언제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Commented at 2009/06/03 19:1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7
지금 블로거들도 시국선언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
Commented by 조남일 at 2009/06/03 19:23
뭐지 자유가 뭐길래 거리을 행진하며 확성기로 시끄러운 것이 과연 정당한가. 다른 사람의 불편은 관심이 없는가 오로지 자기 주장이 아니 겠는가? 차제에 똑간은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사과나하고 사퇴하라 정도로 될까? 기왕이 요구하려면 좀더 구체적인 무언가을 제시해야할 듯한데 일과성 시국선언만은 일시적 시끄러울 뿐 별 도움이 될지 그리고 잘난체 하는 것 뿐이 아닌지 너무 막연하다. 이병박 정책이 뭐길래 그러지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7
....예, 시끄러운 것이 정당합니다.
Commented by Moonseer at 2009/06/03 19:23

이제 가깝네요. 저 똘아이 정부가 알아서 멈춰줄지 아니면 끝까지 갈지가 문제네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8
...제 정신이라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맞습니다. 겉으론 아무리 무시하는 척을 해도...
Commented by 이샤 at 2009/06/03 19:52
그 자리에 있었어요. 학생들 선동한다는 얘기 나올까봐 오늘 아침 수업때도 아무 말씀 없으셨고, 시국선언 30분 전에 친구들 사이에 문자메시지가 돌아서 알았네요.
사진속의 아는 사람들 얼굴 찾기 재밌네요 힛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8
앗, 이샤님! 이 자리에 있었어요? 못봤는데...;ㅁ;
Commented by 피노 at 2009/06/03 20:55
솔직히 진작 보여줘야 했을 행동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입다물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는데... 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8
천천히, 다들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전, 조금씩 두근대는 걸요. :)
Commented by ALICE at 2009/06/03 21:17
저도 아까 밥 먹으면서 뉴스 예고 보고 알았습니다..;;;;;이번엔 정말 조용하게 진행하셨군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8
급하게 준비하신 것 같아요. :)
Commented by 마요 at 2009/06/03 21:32
감사합니다. 교수님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8
저도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6/03 22:43
시국선언문을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아마 온 국민들이 지지할 겁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8
많은 분들이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아이비 at 2009/06/03 23:51
지지합니다. 정말 조용히 했군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9
아무래도 조금 급하게 준비하신듯 싶어요.:)
Commented by 돈키호테 at 2009/06/04 00:03
저런. 교수님들. 오탈자 내셨군요.

우려하는게 아니라. 이미 죽었습니다. 젠장.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9
아이쿠. 안되요. 그럼 살아나면 좀비. (응?)
Commented by 아.. at 2009/06/04 00:06
사진 속에 교수님들과 같은 과 학우들이 많이 보이네요. 도서관에서 시험공부하다가 피곤해서 12시쯤에 자고 일어나니 3시..많이 아쉽네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9
저도 집이 학교 후문이었으니 부랴부랴 갔지 아니었으면.. :)
Commented by at 2009/06/04 00:50
서울대 교수가 1700명인데 오늘 시국선언한 교수가 124명이라 개의치 않는다는 청와대측의 반응을 기사로 접한 후 어이가 없더군요. 정말 쇠 귀에 경읽기도 이보단 낫지 않을까 싶어요.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9
...쥐 귀요...
Commented by 드디어 at 2009/06/04 13:25
올때 까지 왔군..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49
한 2도는 남지 않았을가 싶습니다.
Commented at 2009/06/04 13: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50
편하게 가져가세요-
Commented by 베리배드씽 at 2009/06/05 10:11
정부 반응이 더 기가 막히네요. 정말 별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지 억지로 넘어가고 싶어하는 건지.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50
...모른 척하는 것외엔 머리가 안돌아서요...(응?)
Commented by 하루 at 2009/06/05 11:32
정말 갈데까지 가는군요 -_-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6/05 17:50
아직 조금 더 남았습니다. ... (응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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