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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1 16:11

천의영 SDO 총감독, "아이들이 디자인을 꿈꾸게 하고 싶었다" 사람/인터뷰



지난 금요일, 잠실 종합운동장을 비롯한 서울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 디자인 올림픽(SDO)의 총감독 천의영님을 인터뷰하고 왔습니다. 예전에 MBC 「일요일 일요일밤」의 「신장개업」과 「러브하우스」에서 리모델링 디자인 담당으로 출연하기도 하셨던 분이시죠.

푸근한(?) 인상과 더불어, 아닌건 아니다, 맞는 건 맞다-고,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재밌게 이야기해 주셔서, 나름 재미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이후, 감독님과 함께 SDO 전시장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것도 괜찮았구요. 그럼, 천의영 총감독이 소개한 SDO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Q) 반갑습니다. 서울 디자인 올림픽도 이제 두번째를 맞는데요, 먼저 SDO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천) 이번 서울 디자인 올림픽의 모토는 아이 디자인 입니다. 말 그대로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디자인 한마당이죠. 크게 두가지가 모여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하나는 디자인 장터로 만들어진 일종의 헬스클럽. 다른 한 쪽은 디자인 피크닉장. 가족들이 화목하게 하루를 보내고 돌아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곳곳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실 수 있는 작품을 많이 배치했으니, 재밌게 즐겼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Q) 예전부터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올림픽이란 이름이 붙었나요?

천) 아마 내년부터는 올림픽이라고 안부를 것 같지만..(웃음)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생각하고 붙인 이름입니다. 잠실 종합 운동장에서 하게된 이유도 있고... 1988년, 서울 올림픽을 하면서 서울시가 세계적으로 알려졌잖아요? 그처럼, 내년부터 서울시가 디자인 수도가 되면서... '디자인'을 통해 다시 세계적으로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림픽이라고 부르고 있답니다.


Q) 올해의 슬로건은 '디자인 장터'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으니 왠지 홍대 앞 프리 마켓이 떠오르는데...

천) SDO의 디자인 장터는 일반 장터나 벼룩 시장은 아닙니다. 그보단 조금 더 프로페셔널 하지요. 솔직히 한국에선, 아직 디자인 인프라가 넉넉하지는 않잖아요? 모든 시민들이 참여해서 디자인 상품을 만들고 팔만한 여력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SDO에서는 신진 디자이너나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을 좀더 띄워주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이번 행사는 크게 컨퍼런스와 전시회, 공모전, 페스티벌로 이뤄져 있습니다. 컨퍼런스와 전시회는 SDO만의 색을 가지고 있는 반면, 나머지 공모전과 페스티벌은 기존에 서울시에서 열리던 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천) 맞습니다. 모든 부분에 동등하게 힘을 쓰지는 못했습니다. 실제로 예산 문제도 있고, 보다 효과적인 부분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여긴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컨퍼런스와 전시회에는 좀더 힘을 썼지요. 종합 운동장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해외쪽과 비교해보면, 해외에는 이렇게 시민 참여형 디자인 축제가 아예 없거든요. 그래서 행사 성격을 만드는데 보다 촛점을 맞췄습니다. 문턱을 너무 낮추면 디자이너들에 대한 역차별이 될 것 같고, 그렇다고 너무 높이면 시민 참여형 축제가 되기 어렵고... 그 적정성을 찾기가 참 힘들더군요.

이번에는 7개월 정도 매달렸는데도, 많이 아쉽습니다. 2~3년은 경험이 축적되어야 어느 정도 '기준'을 잡을 수 있는 눈이 생길 것 같습니다. 이번 축제가 1회성이 아닌, 계속 발전해나가는 과정이라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Q) 작년에는 처음이라 실망하신 분들도 조금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작년과 올해 디자인 올림픽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작년에는 공간적으로 너무 넓게 사용했다고 여겼습니다. 3층까지 종합운동장 전체를 쓰는 바람에, 동선이 제대로 만들어지지도 않았죠. 사람들도 피곤해 하고... 올해는 그래서 아랫층으로 전시장을 압축시키는 것에 초점을 뒀습니다. 대신 홍대 입구와 신사동 가로수길로 행사장을 늘려서, 벼룩시장 같은 것에 참가하고픈 시민들이 편하게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전시 내용도 작년이 아카데믹한 느낌이었다면, 올해는 좀 더 산업쪽에 치중한, 그리고 보는 사람들은 놀이터처럼 즐길 수 있는 전시회가 되도록 신경썼습니다.



Q) 컨퍼런스는 꽤 유명한 분들이 많이 오셨던데... 이들을 부른 이유는?

이번 컨퍼런스, 프로페셔널 했지요? 애시당초 컨퍼런스는 학계에, 또는 현업에 계신 분들이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라고도 볼 수 있으니까요. 전 거기에 더해, 참여했던 많은 학생들이나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나 비전을 주고, 꿈을 갖게 만들어 주는 것체 초점을 맞췄습니다. 
학생들, 그러니까 미래의 디자이너들에게, 그 미래를 만들 계기가 되어줄, 어떤 모멘트를 제기하는 것에... 전 이번 컨퍼런스의 숨은 목적은 바로 그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거장을 만나게 해주는 자리. 그래서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그런 꿈을 꾸게 만들어주는 자리.
...물론 그 내용들이, 구체적인 대인이나 서울시의 시정으로 들어올 수 있다면 더 좋구요.


Q) 마지막으로 SDO를 준비하면서 느껴셨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천) 전 '서울 디자인 올림픽'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중요한 기폭제가 되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한번이 아닌, 앞으로도 매년 계속되는 행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밀라노나 베니스 비엔날레들 같은 것들도 하루 아침에 이뤄지진 않았거든요. 행사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행사가 점점 숙성되어 갔지요... 
이제, 미래 도시는 방문자가 늘어야만 활성화 됩니다. 그리고 방문자가 늘기 위해선, 도시 이벤트가 활성화 되어야만 합니다. SDO는 이런 미래도시를 만들기 위해, 어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장치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성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천의영 감독과 함께 행사장을 돌아보면서, 이것저것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화 도시, 생태도시, 첨단도시, 지식기반의 세계도... 오세훈 서울 시장이 꿈꾸는 서울의 비전입니다. 그리고 디자인은 이 꿈을 이뤄줄 가장 큰 동력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서울 디자인 올림픽이 열리는 것도, 디자인 수도로 지정된 것도 다 그런 노력의 일환이겠지요.

하지만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과연 핵심 가치들이 제대로 구현되었는지, 처음에 꿈꿨던 모습이 실제 행사에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물론, 이 정도의 행사를 제한된 예산 안에서 이 정도 규모로 끌어내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없이 다양한 사람과 단체와 회사의 입장이 얽히고 섥히는 가운데에,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거니까요.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지만... 그에 대해선, 행사가 계속 진행되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의 애정어린 질타(?) 속에, 점점 성숙해 가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천의영 총감독의 말 그대로, 뭐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가끔은, 서울시와 같은 공공기관에서도, 어떤 파격적인 제안들을 수용해서 행사를 만드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런데 그렇게 평가하고 대안을 찾을 자리는, 그리고 그 자리에 시민이 참여할 기회는, 언제쯤 생길까요? 글을 마무리 하면서, 갑자기 머릿 속에 든 생각이랍니다. 


* 마지막으로, 엉뚱한 문제이긴 하지만, 홈페이지 동영상이 액티브 엑스로만 볼 수 있도록 구현되어 있습니다. 모바일이 곧 대중화될테고, 윈도 안쓰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가는데... 해외에 사는 사람들의 참여를 조금이라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이런 갈라파고스틱한 면은 좀 탈피했으면... 




덧글

  • 서울마니아 2009/10/21 17:24 # 삭제

    오호 심층 인터뷰 잘 보고 갑니다.
    애정어린 질타(?)도 감사합니다~^^
  • 자그니 2009/10/22 16:16 #

    하라 켄야- 인터뷰 해보고 싶습니다! (응?)
  • 2009/10/21 22:1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자그니 2009/10/22 16:20 #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
  • 진주 2010/09/16 00:32 # 삭제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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