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드센스




2009/12/20 19:19

전화번호부를 정리한다는 것은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앞으로 어떻게 휴대폰 시장이 변화할지 몰라, 구글 주소록...으로 모든 것을 통합 관리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다행히 파란닷컴 주소록에는 다양한 주소록 파일 형식뿐만 아니라, 휴대폰에 있는 전화번호부도 저장할 수 있어서, 예전에 문자 전송 사이트에 등록되어 있었던 주소록과, 아웃룩 파일로 가지고 있었던 주소록과, 구글 주소록에 담아놨던 주소록과, 휴대폰에 있는 주소록을 합치고 나니...

...어느 사이, 등록된 이름이 2000명이 넘어 버렸습니다. 아시겠지만, 2000명이 넘어가면 주소록 관리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주소록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참... 이거, 대체 무슨 미련이 그리 많았었는지... 씁쓸한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네요.


파란 주소록(http://addr.paran.com/)은 휴대폰 주소등록
기능을 지원합니다.


물론 가장 많은 것은, 역시, 중복된 이름...-_-;; 입니다. 여러군데 분산된 주소록을 하나로 합쳤기 때문인데요, 대충 살펴보니, 6~700명은 중복된 이름이군요...-_-;; 일단 이 이름들 먼저 정리합니다. 그 다음으로 정리되는 명단은, 딱 봤을때 누군지 떠오르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예전에..-_-; 잡지랑 웹진일 하면서, 본의 아니게 많은 분들에게 연락을 드리고 했었는데요...슬프지만, 그 중 상당수가 지금은 전혀- 기억 나지 않는 분들이더군요...ㅜㅜ 그래서 그 분들의 이름을 지웁니다.

그 다음은 일 때문에 한두번 연락하고 다시 연락한 적 없는 사람들... 이 분들에겐 제가 연락할 일이 앞으로 없을 것 같아서, 지웁니다. 이렇게 일이랑 연관된 전화번호를 지우고 나니, 남는 것은 친구들 전화번호 밖에 없습니다. ... 그런데 참, 저도 나쁜 놈인 것이, 말로는 친구라면서, 지난 1년간 한번도 연락하지 않은 사람이 절반이 넘더군요...;;


▲ 맞아요. 숫자가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더라구요.


결국 보고서, 앞으로도 잘 연락하지 않을 것 같은 친구들은 지웠습니다. 만나고,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옛 직장 동료들 중에서, 지금 연락하지 않는 친구들 번호도 지웁니다. 옛 커뮤니티 친구들 중에서, 지금 연락하지 않는 친구들 번호도 지웁니다. 정말, 지우고 또 지웁니다.

예전 여자친구 번호도(대체 왜 가지고 있었을까요), 한번 소개팅하고 다시 한번 안본 사람들 번호도(...이건 더더욱 이해가 안됨)... 잠깐의 모임을 위해서 나눠받았던 번호도... 모두, 지웁니다. 그러니까, 지난 1년동안 한번도 안봤던 사람들은요. 이러니까, 가지고 있는 번호가 쭈욱 줄어듭니다. 어느새 천번 이하로 떨어졌네요.

맞아요. 생각해보니, 저는 전화번호부를 정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저를 정리하고 있는 것 같네요. 별 것 아닌 2000명의 전화번호 속에, 제가 지난 십년간 살았던 것이 삶, 맺어왔던 관계들이 거의 다 들어있었습니다. 내가 활동했던 동호회, 내가 만났던 사람들, 내가 함께 울고 웃었던 사람들, 스쳐지나다 인연이 되었던 사람들... 그리고 어느새 만날 수 없게 된 그리운 이름들.



돌아가신 아버지 번호가 아직도 남아있었습니다. 꾹꾹 눌러 지웁니다. 자살한 친구의 번호도 있네요. 꾹꾹 눌러 지웁니다. 이 녀석은 갑자기 폐렴이 생겼는데도 일하다가, 입원한지 사흘만에 죽었었죠. 꾹꾹 눌러 지웁니다. 이 아이는 참 좋아했었는데, 유학 나간 이후로 한번도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이 없네요. 꾹꾹 눌러 지웁니다. 이 아이랑은 참 아프게 헤어졌는데, 이 아이는 말을 참 조근조근 잘해서 빛이 났었는데, 이 아이는 밤길을 걸으며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모두, 꾹꾹 눌러 지웁니다.

나는 결국 그렇게 지난 시간을 정리하며 앞으로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들 때문에 즐거웠던 것, 행복했던 것, 외로웠던 것... 모두 기억하고 간직하며 살아갈겁니다. 하지만, 이제 이렇게 번호로 남겨두기엔, 조금 모질게 변해버린 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정리하며 앞으로 나갈 수 밖에는 없습니다.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 버려진 관계들까지 모두 껴안으며 살아갈 여유가, 지금의 제게는, 없습니다.

...연락하게 될 사람들, 연락하고 싶은 사람들, 연락해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만 껴안고 살아가기에도, 제 삶은, 조금 버겁기 때문입니다. 예, 미안합니다. 당신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들에게, 참 많이 고맙고도 미안합니다....

일요일, 많이 쌀쌀한 저녁, 나는 그렇게 당신들과 안녕, 인사를 나눕니다. 들리지 않는 곳,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있는 당신들에게. 정말, 고맙고도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 그나저나, 몇몇 번호들은 가지고 있기도 뭐하고 지우기도 뭐해서 참 많이 망설이게 만들어주는 군요. 예를 들어 변희재라거나, 낸시 랭이라거나....-_-;;;



덧글

  • 만보 2009/12/20 19:30 #

    저도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가 999개가 넘어가면서 2년이상 통화하지 않은 것을 지우니 741개로 줄어들더라는....
    메신저는 사실 언제 다시 연락올지 몰라서 그냥 저장에 저장이다보니....구버전 때 주소록과 함께해서 1200여명분량이 되어버리더군요. 과거에는 그냥 따로 정리한다고 했지만 이제 편리해진 자동인식, 주소 정리 등으로 통해서 한 쪽에 몰려버리면 정말......뜨억한다는....

    제일 문제는 오랜만에 전화가 왔는데, 이름도 기억나고 번호도 기억나는데 얼굴이 기억나지 않더라는.........게다가 동명이인이 많은 경우 (제 경우 김도형이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5명이나 있다는) 참 거시기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을 위해서 인맥관리도 참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것 같습니다.
  • 자그니 2009/12/21 15:54 #

    전 그런문제 때문에 항상 사람이름 옆에 '자그니 이글루스' 이런 식으로 소속을 병기해서 표기해 주곤 한답니다.. :)
  • 푸른별리 2009/12/20 19:47 #

    얍. 저에요 :) 저는.. 있으시죠? 으힛. 아아 저도 정말 전화번호부 정리할 때 마다 오만 생각 다 하게 되더라구요. 얼마전엔 한 폴더 통째로 지웠는데 근 4년동안 연락도 안 했으면서 뭔 미련이 그리 많았나 싶더라구요..
  • 자그니 2009/12/21 15:54 #

    별리님이야 당근 있지요.. :) 우리 본지가 ..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 근데 참, 사람 미련란게 정말 미련 곰퉁이 같은 거라. 쉽게 지우기가 또 쉬운 일이 아니라서요...
  • draco21 2009/12/20 20:02 #

    천단위라. T0T 어마어마 하네요. ^^: 자그니님과 똑같은 반성을 매번 하면서도.. 참 ToT

    정리하기 편하다면 앞으로 전화기 바꿀것 대비해서라도 저도 준비좀 해야겠네요.
  • 자그니 2009/12/21 15:55 #

    아무래도... 앞으로 안드로이드 나오고 뭐고 하면... 폰끼리 호환성(?)도 없어질테니까요.. 지금 준비하시는 것이 깔끔한 2010년을 맞이하시는 방법입니다! (응?)
  • Niveus 2009/12/20 20:41 #

    ...저도 몇해전이랑 작년이랑 해서 대폭 삭제했더니 3천대->백대로 줄어들었습니다.
    .......근데 이게 왠일 불편한거 거의 없이 살고 있습니다 -_-;;;;;;
    (가끔가다가 모르는 번호로 '전화번호 바꼈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와서 허걱하긴하지만말이죠 -_-;;;)
  • 자그니 2009/12/21 15:59 #

    헉... 전 꼭 연락할 사람만 남겼더니, 400명정도 되더라구요...그나저나 3천....;; Niveus님도 마당발...
  • Niveus 2009/12/21 17:51 #

    ...아직까지 의문이었던게 왜 무한도전 작가 핸폰번호가 있었던걸까 하는겁니다 -_-;;;
    만난적도 연락한적도 없는데말이죠 -_-;;;;
  • 피노 2009/12/21 02:57 #

    변희재... 낸시랭... 지, 지우세요! ㅋ
  • 자그니 2009/12/21 16:00 #

    지웠어요. ^^ 아무리 생각해도 다시 연락할 일이 없을 것 같아서...-_-a
  • 호세 2009/12/21 07:19 # 삭제

    만일 지웠던 전화번호로 전화가 오면
    '폰을 바꿨는데 주소록이 날아가서 미안~' 이라는 핑계를 대면 될 것 같은 생각에
    별 부담은 안 갖는 편입니다. 너무 이기적인가요? 아님 그럴싸한가요???

    그나저나 변희재씨는...;
  • 자그니 2009/12/21 16:00 #

    아하.. 그런 방법도 있긴 있었군요....
  • 미공원 2009/12/21 15:26 #

    정리는 어떤것이든 좋죠..새로운그리고 깔끔한 시작을 할수있다는것이니까요?
    다이어리도 책상도 정리를 한다는건 효율적인 면에서도 가장중요한 그무엇인듯 생각됩니다.

    파란을 보니 왠지 파란을 가입하고 싶긴한데 파란이 kt와 연관이있어서리 좀

    파란에 옵션이 좋은게 많긴한건 구미가 당기지만..정작 kt라는것이좀 걸리더군요.
  • 자그니 2009/12/21 16:00 #

    KT에 상처받은 것이 있으신가 보네요.. 전 예전 하이텔 이용자라서, 어찌하다보니 자동 가입이...(응?)
  • 유우롱 2009/12/21 16:17 #

    새폰을 사고 전화번호부 옮기면서 정리를 했습니다.. 뭐 어차피 번호연결이라 예전번호 그대로 통화도 되고 문자도 오고 그러겠지만요
    정말 많은 사람들을 지우고 지우는데도 많이 남더군요; 과연 이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연락하고 살았던가 생각하니 약간 부끄럽고 피곤했어요ㅠㅠ;;
    자그니님한테 연락한지도 디게 오래된거 같네요; 그나마 이글루에서 글을 보니까 멀리 떨어진 거 같지 않지만서도, 그건 역시 제 느낌 뿐일지도 몰라요
    연말입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
  • 자그니 2009/12/23 14:25 #

    메신저로도 연락하는 사이에...;;;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애드센스 긴배너(세로)

구글 광고 테스트


메모장

이요훈님의 Facebook 프로필



다음 블로거 뉴스
베스트 기자

올블로그 2006~2009
탑 100 블로그

블로그어워드 2009
탑 100 블로그

월간 PC사랑 선정 2010
베스트블로그 100


Locations of visitors to this page


통계 위젯 (화이트)

33086430
38958
21546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