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진 준비된 답변이다. 평생 훈련된 정치 언어로 정제된 답변. 아마 비슷한 질문에 비슷한 답변을 해왔을 게다. 그리고 본인도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스스로 그렇게 정리해두고 있었을 게다. 하지만 인간이 명분과 논리만으로 모든 난관을 이겨낼 순 없는 거다.
난 정치인 안희정이 아니라, 인간 안희정의 답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묻고 또 물었다.
총 : 아니 청와대에서 그 흔한 무슨 직을 맡은 것도 아니고 감옥 갔다가 국회의원도 못 나가게 하고 장관은커녕 그 어떤 자리도 없었잖아요. 그거는 명예조차 없는 거거든. 허탈하기도 하고 백수니까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안 : 노무현 대통령이 정몽준한테 패자가 되었을 때, 패자가 어떻게 역사에 기여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했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큰 배역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저도 억울한 마음이 들 때가 있었고 화가 날 때도 있었고 시기 질투 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 내 배역은 이 배역이다. 이 배역도 가장 적극적 배역이라고 저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제 자신의 논리를 만들어서 끊임없이... 그랬죠.
그러니까 저는 제가 그 정도 재목은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웃음) 노무현 대통령한테 그런 정신을 배웠고, 아까 말씀드렸지만 정몽준한테 패자가 되었을 때 아, 정치가 저런 맛으로 하는 거구나, 아 저거다, 저게 진짜다. 길게 봐서 역사를 썼을 때 볼록이만 활동하는 게 아니다. 오목이도 얼마든지 역할을 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곳에서만, 양지에서만 역할이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을 했죠.
그리고 대선자금 수사에서 총대 메고 혼자 감옥 갔지만, 그 놈이 대통령과 맺어졌던 의리와 우정과 신념을 변치 않고 잘 버텨서, 5년이 끝나면, 그 끝나는 순간이 저는 제가 시집가는 날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총 : 거꾸로, 그렇게.
안 : 예. 그게 2004년도 감옥에 가서 했던 나름의 마음공부였어요.
총 : 글쎄요.(폭소) 지금이야 다 지나고 나서 하는 얘기지만. 당시에는 씨바 왜 나만 좆 됐어!(폭소)
안 : 하하하하하
안 : 맞아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래도 그렇게 생각을 하기보다는...(한참을 생각하다) 그냥 대통령이 난 좋았어요.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명분과 논리로 현상을 설명하는 데 평생 익숙했던 그 자신도, 처음으로 깨달았던 게다. 그 이유를.
총 : 노무현이 그렇게 좋았나 봐요?
안 : 예. 대통령한테 도움이 되는 길이 있다면 뭐든지 할 생각을 했어요.
총 : 그 정도로 매력적인 사람이었나요?
안 : 예. 아주 좋았어요.
총 : 노무현 대통령을 인간으로서 좋아하신 거 같은데... 한명숙 전 총리 인터뷰 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 서거소식 안희정한테 전화해 물었는데 근데 목소리가 생각보다 담담했다고 그랬었거든요.
안 : 한명숙 총리한테 전화를 했던가? (일어나서 휴지 뽑아서 코 풀고) 잘 모르겠네.(울먹이며) 나도 문 실장한테 전화를 받고 봉하 내려가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총 : 왜 눈이 빨개지시는 겁니까? (웃음)
안 : 대통령이 좋은 분이다 얘기를 하고 나니까 갑자기 그리워져서. (다시 일어나 휴지 뽑는다. 눈물 닦고. 침묵. 울먹인다.) 맞아요. 내가 그... (다시 코 풀고) (오래 침묵) 아, 이게 참... 하여튼 그 분 도와서 감옥 가는 역할이라도 그 분을 위하는 일이라면 저는 행복했어요.
제가 뭐 억울하다는 생각을 해볼 겨를도 없이 좋았어요. 아...(다시 한참을 울먹인다) 그날 아침에 문용옥씨한테 전화가 왔어요. 형, 대통령이 아프셔서 병원엘 갔다고. 빨리 내려오셔야겠다고. (다시 코 풀고. 한참 침묵) 다른 얘기 안 할테니까 빨리 오라고. 아침 8시엔가... 아마 병원에서 한참 난리를 치고 전활 한 거 같애.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 (한참 침묵)
그러고 내려가면서 한 총리님과 통화했던 기억이 잘 안나네. 하여튼 그 당시 가는 내내 믿겨지지가 않았었으니까. 근데 대전쯤 지나 왔을 땐가, 천안 지났을 땐가 그때 서거를 공식화했다고 (눈물...) 아, 그때부터... 언제였지 4월 30일, 31일, 그때 검찰 소환 될 때, 그때 내가 버스를 막아서라도 못 가게 했어야 하는데. 그때 막았어야 했는데.(눈물...)
....
난 사실 안희정에게서 딱 한 가지만 궁금했다. 그는 왜 노무현을 떠나지 않았을까. 5년이면 짧은 세월이 아니다. 더구나 다들 나름의 방식으로 보상을 누리고 있을 때 오히려 버림받고 잊혀 진다는 건, 그 외로움과 배신감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 힘들다. 더구나 그 끝에 어떤 대가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건 명분이나 논리로 설명이 안 된다. 실은, 무작정이라고 해야 옳은 게다. 그는 왜 무작정, 노무현 곁을 지켰을까. 난 그게 궁금했다.
이제 알겠다.
그래서 그의 곁을 떠날 수가 없었구나.
이제 알겠다.
노무현이 왜 그를 위해 눈물 흘렸는지.
- 딴지일보_[新뽕빨이너뷰] 안희정을 만나다.
작년이었던가,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보다가, 영화가 끝난 자리에서 한참을 울었던 적이 있었다. 왜 울었을까-라고 생각하니, 내 자신도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냥, 마음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이 영화 만들면서, 이 영화 편집하면서, 왠지 감독도 울고 있었을 것만 같았다.
... 그 영화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같았다.
죽기 전에 마지막 볼 수 있는, 어떤 백일몽 같은.
그리고 딴지일보에 실린 안희정의 인터뷰를 읽었다.
좀 길다-라고 생각했다가,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 인신공격 댓글은 삭제합니다.
덧글
저기서 노무현을 히틀러로, 안희정을 괴벨스로 바꾼다면...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보고 싶으면 그렇게 보렴. 누가 말릴 수 있겠니.
백범//ㅉㅉ 알밥들 물타기 쩌네
이런놈들 댓글은 걍 지우시죠?
볼 가치도 없어요
첨 알았네.
물론 좋은 사람이란 건 상대적의미긴 하지만 말입니다??
규모만 다를 뿐이지 히틀러나 전씨나 학살자인건 매한가지입니다.
수많은 이들을 학살한 배후이기 때문에 그렇잖아, 이 머저리 새끼야!
그렇게 보렴.
근데 그 정당은 백년 천년 우려먹잖아. 벌써 30년 뽑아먹잖아. 재밋어 정말.
타깃이 되는 집단이 어떤 공감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되거든...
그러니 마케팅 운운하는 니 속에도, 나름의 공감대는 있으리라 판단된다.
오늘은 그냥 닥쳐주고 있어도 좋을 텐데... 그치? 니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
글세요 좋다는 사람보고 좋다는데 그걸 너무 몰아세우는건 또 그렇네요.
사람을 아는 것도, 이해하는 것도-
주인장은 우울해하지 마세요.....
사병출신에 소탈한 대인배적인 풍모의 사람 자체는 가장 좋았던것 같습니다.
근데, 비아냥 대시는 분들도 참 열심히지...그냥 싫으면 드어오지 말던가 아님 나가던가..굳이 로그인해서..답글을 남기고들 가시네요....
그렇게 또 무정하게, 세월은 흘러가겠지요.
정말 징글징글하다.
모두에게 예의를 기대하진 않습니다, 이젠.
정치적 판단과 행동에 완전동감하진 않았고, 지금도 그것은 마찬가지지만 유일하게 호감을 가졌던 정치인이었고 그 인품은 존경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하지만 일부러라도 오늘 추모문화제까지 먼 걸음을 하려고 합니다. 비아냥대는 악플에 행여 마음이 상하실까 염려됩니다만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원망하지 말라고 하셨으니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직 들끓는 이 분노는 어찌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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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없는 것이 쿨한 줄 아는 바보들은 조롱과 동정의 대상일 뿐이죠.
벌써 1년이 지났어요...
이 불공평.
애초에 명박 비꼬는 댓글인데 애초에 남 블로그 와서 왜 이래라 저래라 욕질인지 모르겠네
이 얘기를 좀 다른 시선에서 보면 사실 노무현대통령은 별로 특별히 잘한건 없지만 그냥 그 사람이 좋아서 지지했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거든요.
노전대통령의 인품이나 성격 등도 물론 그사람의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으로서의 역량에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역시 노전통이 좋았습니다. 라는 말을 하려면 그사람이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으로서 어떤 업적이나 일을 남겼는지, 혹은 그사람의 정치스타일이나 정책집행 등이 현 대통령과 어떻게 다른지를 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여간 저런애들 보면서 이글루스도 참 썩었구나 하는걸 느낍니다. 이글루스 때려칠까 진지하게 고심중입니다. 차라리 썰렁해도 블로그인이나 파란으로 옮기는게 더 나을지도.......
심히 뜬금없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지금 정책적으로 잘했니 못했니를 따지고 드는게 아니라
정치적인 내용을 다루는 기사라면
개인적인 친분이나 관계에 의한 호불호를 인터뷰하는건 실수였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 구성에 대한 비판이었군요. 그 맥락에 대해서는 관점 자체가 틀리니 더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참여 정부에 대한 평가는 다른 글에서 나오겠지요.
사적인 친분 얘기를 기사로 뽑아낸 것은 딴지일보의 총수입니다. 그가 왜 저런 인터뷰를 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야 있겠지만, 제가 답변할 수 없는 문제 같습니다.
..그리고 기사를 옮겨오신것은 자그니님이니까요. 노전통을 기념하는 글을 쓰고싶으셨다면 다른 기사도 있었겠지요. 무난하게 예를들면 단순히 추모식에 대한 기사라던가..
저 기사를 퍼온 사람은 제가 맞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글 일부를 퍼오게 되면서, 기사 자체의 맥락은 달라지게 됩니다. 이번 기사를 퍼서 이글루스에 올리신 분은 여럿이었지만, 각각 모두 맥락이 달랐던 것처럼요.
제가 기사를 퍼온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안희정이란 사람을 새롭게 발견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 제가 가진 어떤 공감대를 느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항상 사람이 이성적이면 좋겠지만, 그냥 느껴달라-라고 글을 놓아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 부분이 이해되지 않으신다면 죄송합니다-라는 말 밖에는 달리 드릴 말이 없습니다. 제가 느낌 감정을,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을 뿐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건조한 평가는, 언젠가 하게 될 날이 있겠지요.
안 들어와도 되는데 들어와서 백범 뻘댓글에 댓글까지 달고
여기서 또 굳이 댓글 다는 이유는?
더구나 궁궐같은 집에 엄청난 연금에 뭐가 부족해서 자살을 합니까?
감기 하나 걸려도 단돈 만원이 없어서 병원에 못가고 참는 극빈자들도 안죽고 살아갑니다.
인간답다는게 뭐고 사람냄새라는게 뭔지 개뿔 알턱이나 있겠나?
노무현 대통령 별로 안좋아하지만 위 개드립에는 한마디 안할수가 없네..쩝.
단돈 만원이 없어 병원에 못 가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구만 참 이해가 안 가죠?
그러나 자살을 했다하더라도, 그가 사람들에게 남긴 의미는 또 다르겠지요.
슬퍼하고 기뻐하는 것은 언제나, 남은 사람들의 몫입니다.
뭐 하긴 그렇게 따지면 종교도 없으니.
그냥 어머니가 좋았어요, 아버지가 좋았어요, 그 사람이 좋았어요-라고 말을해도, 누군가에게는.
친노세력의 맏누나격인 한명숙님을 여론몰이해서 집단린치하다가
결국 감방에 넣을 준비가 다 되어 있다고 합니다.
1년전 오늘,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자책감에 후회하고 눈물 흘렸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앗아갔던 그들이 이제는 또 다른 악행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고개 숙여 부탁드립니다.
한명숙은 지켜야합니다.
도와주십시오.
한명숙을 지켜주십시오.
선거는 이번이 끝이 아니니까요.
어떻게든 씨를 말려보려 노력할겁니다.
국민들의 관심과 행동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