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앱 Path를 이용해 기록한, 홍콩 여행 첫날의 이야기. 이날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안보여'였다. 피곤했던 탓인지 심하게 난시가 와서, 조금 떨어져 있는 것들은 모두 2개로 흔들려 보였다. 게다가 하늘에서는 비가 죽죽. 피곤하고, 눈은 안보이고, 비오는 날씨탓에 조금 속상해 있었는데, 이 곳을 만났다. 역 계단을 걸어올라가는데, 이유없이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예전 홍콩 영화에서나 많이 보던 풍경들. 하지만 23년전 홍콩을 여행할 때는 만날 수 없었던 풍경들. 순간 아이폰을 꺼내 사진을 들이댔다. Path앱의 Diana 필터와, 홍콩의 흐린 날씨는 기막히게 궁합이 잘 맞았다. 마치 내가 걷던 모든 곳을, 영화라도 되는 양 기록해 줬다. 그 낯설고도 살가운 풍경을 만난 덕분에, 하루종일 행복할 수 있었다. ... 물론 팀호환의 딤섬도 기막히게 맛있었지만.
* 조심할 것 : 아이폰 path 앱으로 기록할 경우 아이폰4를 기준으로, 어떤 사진은 640x480 사이즈로 찍히고(대부분), 어떤 사진은 1280x968로 찍힙니다. 왜 그렇게 다른 사이즈로 찍히는 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덕분에 이번 여행 내내 Path로 찍은 사진은 죄다 VGA 사이즈입니다. ... OTZ
덧글
그래서는 아니지만 전 언제나 기본 카메라로 찍은 후 패스필터로 보정을... 앞으로도 쭈욱 그래야겠네요. =_=
사진 멋졌어요~ ^^ 셀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