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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7 01:27

나는 공무원이다, 현역 공무원이 봤더니- (스포 있음) 읽고 보고 느끼다



1.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 원제가 '위험한 흥분'이었다고 하죠? 제목 잘 바꿨습니다. -_-; 원제였으면, 안보고 놓칠 뻔 했습니다. 아무튼 제목 덕분에, 공무원인 친구와 함께 시사회에 갔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친구가 말합니다.

- ... 리얼하네.
- 응?
- 영화 전반부에 나오는 공무원 생활, 정말 저래요-
- 진짜로?
- 사람들이 질문하는 것도 똑같고


이 영화, 생활밀착형 코미디라고 하더니, 거짓말은 아니었군요;;



* 스포일러 있습니다!!!!
2. 영화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는 상태로 갔습니다. 시놉시스를 읽은 것이 전부라고나 할까요. 심지어 시사회-_-였다는 것조차 잘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홍대앞 인디밴드와 공무원이 서로 얼키고 설키며 작은 전쟁을 벌이는, 그런 영화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거 왠일, 이 공무원, 밴드를 합니다.

그럼 음악 영화일까요? 글쎄요... 음악 영화라고 보기엔 뭔가 좀 아쉽습니다. 영화에선 '음악을 한다'가 중요하게 다뤄지지, '음악 자체'에 주목하지는 않는 느낌이었거든요. 예, 그래서 이 영화는, 음악 영화라기 보다는 음악 하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그 '음악 하는 것'을 다루는게 좀 현실적입니다. 특별히 과장하거나 비하하지 않습니다. 그래요. 윤제문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연주 실력은 영화안에서조차 일종의 '흉내내기'에 불과합니다. 좋게 말해 땜빵(응?).

게다가 엔딩은 굉장히 시시합니다. 어떤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아요. 웃긴 것은, 그래서 영화가 더 좋았다는 것. 영화가 현실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10년차 공무원이 일주일만에 프로 뺨치게 기타 치는 것도 이상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현실에서 한 발자국 이상 벗어나지 않습니다. 정말 저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3. 하지만 음악을 알아버린 사람이, 그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요? 한번 무대 맛을 알아버린 사람이, 다시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모르죠. 그게 가능해? 라고 저는 생각하지만, 이 영화는 그에 대한 해답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냥 예전으로 돌아간 사람들의 모습만 비춰줍니다.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 한대희(윤제문)은 음악을 알게되면서 모든 것을 손해 봤습니다. 경력 관리도 실패하고, 평소 자신 있었던 잡지식은 비웃음을 당하고, 후배에게도 추월당하고, 윗사람에게는 찍히고... 평소 적당히 관리하며 적당히 살아가려고 했던, 유재석과 이경규를 사랑하며 매일매일 TV를 보며 행복해하던 자신을, 잃어버립니다.

그런데요, 이상하지만, 알 것 같았어요. 이 남자가 왜 이렇게 됐는지. 왜 그런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어차피 두가지 음계만 뚱땅뚱땅 거리는 페이크 뮤지션인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음악 연주에 폭 빠질 수 밖에 없었는지. 그건 밴드를 해보거나 뭐를 해보거나, 아무튼 팀을 짜서 어떤 것을 해봤던 사람이라면 알게되는 것. 무엇인가에 정신이 팔려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그것이 생각나는 것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것.

...맞아요, 이 남자는, 사랑에 빠졌던 겁니다(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원제인 '위험한 흥분'은, 결코 틀리지 않은 제목이었던 셈입니다.).


한줄 요약 : 다만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들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개인적으로, '닥치고 꽃미남 밴드'에서 봤던 성준이 다시 밴드 역활로 나와서, 뭔가 오버랩되는 느낌이 들어서 므흣.

덧글

  • Q 2012/06/27 05:24 # 삭제

    아니 스포일러를 내포하고 있는 글 밸리에 올리시면서

    제목에 스포 혹은 미리니음 뭐 이런 경고 하나 없습니까?! ;;;;
  • 자그니 2012/06/27 09:12 #

    ...음... 개인적으로 딱히 스포..가 될 만한 내용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단 제목에 달아 두겠습니다.
  • 놀이아니 2012/06/27 07:19 #

    좋은 영화 감상편이였습니다.

    윗분 말처럼 문제가 생겼는데 그건 제가 이 영화를 볼일은 이제 TV에서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 자그니 2012/06/27 09:48 #

    재밌게 보세요..ㅜㅜ
  • 라비안로즈 2012/06/27 09:34 #

    스포를 심하게 내포하고 있으시네요...ㅎㅎ;
  • 자그니 2012/06/27 09:48 #

    윽. 강하게 스포 경고를 집어 넣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2012/06/27 10:3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자그니 2012/06/27 13:04 #

    사람마다 판단 기준은 다르니까. 너무 많다고, 너무 적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서로서로 배려하면서 살아가야지... ^^
  • 봄이솔이아빠 2012/06/27 15:26 #

    그래. 맞아..
  • 성난토끼 2012/06/27 16:08 #

    감사히 나눔받아 잘 보았습니다.^^ 잔잔하지만 뭔가 뭉클했던 영화였어요.ㅎㅎ 감사합니다.^^
  • 자그니 2012/06/28 02:35 #

    잘 보셨으니... 저도 기쁘네요.. ^^
  • 아크몬드 2012/06/28 09:04 # 삭제

    재밌겠네요!!
  • 자그니 2012/06/28 13:23 #

    잔잔하게 재미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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