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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30 13:10

칭찬은 통제를 하는 것이지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니다 도닥도닥 인생백과사전



어젯밤 페이스북을 읽다가 한 친구가 건네준 링크를 받았습니다. 그 글의 제목은 「칭찬의 역효과(링크)」. 2010년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학교란 무엇인가의 6부에 담긴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그 글을 보면, 다큐에 나온 한 학자가 이런 말을 합니다.



순간 머리에 뎅-하고 한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이었습니다. 사실이니까요. 부모가 자식을 칭찬하는 이유는, 자식을 통제하고 싶어서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방향으로 아이들을 맞추고 싶어서. 칭찬-보상의 매카니즘은 갑과 을의 관계가 분명합니다(동기부여, 모범은 일단 따로 떼놓기로 합시다). 거칠게 말하면 사육사-돌고래의 관계인 셈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 가장 흔한 대답 역시 정해져 있습니다. "이게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다"라고.

그런데 정말, 상대방을 위해서 그러는 걸까요? 오늘 한겨레 신문에 실린 정여울의 글(링크)에선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다"란 말은 부모의 과도한 기대를 사랑의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일일 뿐이라고. 자식의 탁월함이 부모의 업적이 되어버리고, 그래서 부모는 기를 쓰고 자식에게 정성을 기울입니다. 그런 부모를 바라보는 자식은 부모에 대한 부채감을 내면화하게 됩니다.

Codepend


이런 과정속에서 태어나는 것이 바로 공의존(codependency)입니다. 타인의 요구를 자신의 욕망보다 중시하게 되는 것, 그리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의 요구에 끼워 맞추는 심리. 어른이 된다는 것을 '자신이 해야할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면, 한마디로 어른이 되지 못하는 아이가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알면서도 사람들은 칭찬을 갈망합니다. 같은 신문에 실린 정희진의 글(링크)에 따르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해, 공감, 수용받고 싶은 욕구는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칭찬받는 일만 하는 것은 꼭두각시 놀음. "나는 부모말 잘듣는 아이여서 행복할 수 있었다" 같은 이야기는 주위에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_-;;



맨 처음 링크한 '칭찬의 역효과'와 졍여울의 글은, 그런 의존적인 아이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부모가 가져야할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는 너를 사랑해. 그러니까 내 말 들어"에서 "나는 너를 사랑해. 그러니까 네 맘대로 해"로 태도를 바꾸는 것. 오케이. 여기까지는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질문을 해봅니다. 그럼, 우리는?

우리는 사랑을 받길 원합니다. 다른 이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으며, 다른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원합니다. 관심과 칭찬을 바랍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 자신은, 이런 상대방의 기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그것을 무시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찾고, 그것만 열심히 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라이프 잡을 찾기가 과연 그렇게 쉬울까요?

...오늘 아침에 갑자기 떠오른, 어려운 질문입니다.


덧글

  • olivaw 2012/06/30 13:25 #

    http://www.parkoz.com/zboard/view.php?id=images2&no=92867
    여기가 링크인 모양이군요. 덕분에 잘봤습니다.
  • 자그니 2012/07/01 01:36 #

    링크가 깨져있었는데, 덕분에 링크 수정했습니다.
  • marmalade 2012/06/30 15:55 #

    늘 고민하던 것들중의 하나였지만, 저만 그런것은 아니었군요!ㅎㅎㅎㅎㅎ
    나의 문제가 세상에서 오직 나만의 문제였던 어린시절에 상처입고 고민하다 들었던 의문이..
    어째서 (외부로부터) 사랑받아야 하는가? 밖에서 오는것은 내가 원할때 오지 않고, 타인을 내 마음대로 할수있지도 않은데.
    내가 원할때 받는것을 할 수 없다면- 그것에 연연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요.

    수산나 타마로의 마음가는대로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요.
    -어린아이에게는 부모나 친구들이 세상의 전부이기 때문에 (특히 부모와의 관계는 절대적으로)
    부모의 사랑을 잃는 것은 아이에게 있어 세상을 잃는 것과 동일하다.
    때문에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관심,인정을 얻기 위해 부모가 바라는 대로 살게 되죠.

    물론 나이가 들면서 그것이 틀리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자기를 존중하기보다 타인에게 의존하는 법을 배우고 살아왔으니-
    감정도 습관이라는 밍규르 린포체의 말이 맞는 셈이죠.
    남들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남들 하는대로 하고 살지만,
    정작 인정받는 사람들은 묵묵히 자기길을 가는 사람인 경우가 허다하잖아요.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할텐데..참 마음같지 않아요 ㅎㅎ
  • 자그니 2012/07/01 01:37 #

    사람의 정체성이란 것이 원래 타인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라서, 나 혼자서 어떤 정체성이나 자존감을 갖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스스로를 존중하기 위해선 그만큼 단단하게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사람이 야무지기가 쉽나요..ㅜㅜ
  • 유성 2012/06/30 16:07 #

    제가 들은 모분께서는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절대 칭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때문에 그분이 가진건 채찍밖에 안쓰시죠. 덕분에 직원들은 의도는 좋지만 반감이 심해 결국 대립중 이라더군요. 뭐든지 과하면 안좋다는것. 그리고 무조건 좋은건 없습니다. 상황에 맞추어 최선의 행동이 좋은거겠죠.
  • 자그니 2012/07/01 01:37 #

    사람에 대한 일에 절대적인 것이 있겠나요. ^^
  • 발달의문제 2012/06/30 16:44 # 삭제

    먼저 통제(또는 칭찬)가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사회에서 좋은 직장을 가지고 안정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제공하는 삶의 질과 아이가 자신의 능력으로 누릴 수 있는 삶의 질 사이에 괴리가 너무 크면 공의존적인 성향이 발달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생길 거라 생각합니다...마약, 정신병, 알콜중독, 범죄 등등...;;

    하지만 경쟁관계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혹은 물질적 만족을 위해선 자신보다 신분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의 (일시적인) 노예가 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일 정도로 자식이 성장한다면 어떨까요? 국가적으로 보면, 가난한 대중들이 그렇게 자녀를 키우는 경향이 강할수록 사회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겠지만, 운이 없으면 더 강한 국가에 의해 식민화되어서 사실상 소멸될 국가가 되고 말 것입니다. 사실 대한민국 좀 그런편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 자그니 2012/07/01 01:39 #

    사실 제 주변 분들 보면 말을 안들어서...-_-;; 먼저 혼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정도의 훈육이야 사회화 과정에서 당연히 필요한 것이고, 그런 갈등도 없이 사람이 단단히 여물지는 않겠지요.
  • 2012/06/30 21:1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자그니 2012/07/01 01:39 #

    책임감이 강하신 분.
  • ozcat 2012/06/30 22:11 #

    많이 어렵네요 3살 아이를 모시고(?) 있지만 아직은 '칭찬-보상 매카니즘' 이 이어지진않거든요 그것도 뇌발달과 연관있나봐요 ㅎㅎㅎㅎ 골치아프네요 아직은 칭찬을 해도 '네멋대로하게 두어주세요' 인듯해요 그래도 뭔가 으쓱해하는건 있어요 그럼 칭찬에 대한 반응도 본능적인걸까요? 역시 잘보이고 싶은 욕망? 칭찬-보상은 언제부터 가능해질까요? 그럼 육아가 한결 쉬워...지진않겠죠 ㅠㅠ 앗 푸념을 하고있군요.... 칭찬은 글쎄요 힘든 질문이예요
  • 자그니 2012/07/01 01:40 #

    ...3, 3살이면 아직... ^^;;;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아이들도 다 제각각인 것 같더라구요.
  • 2012/07/01 01:1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자그니 2012/07/01 01:43 #

    사람에 대한 것이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믿어줬는데도 삐뚤어지더라-라고 판단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말을 잘 들어주는 것(오냐 오냐 해주는 것)과 스스로 생각할 힘을 길러주는 것은 좀 다른 층위의 문제가 아닐까요?

    위에서 빼놓았지만 동기부여와 모범을 보이는 것- 역시 같은 메카니즘에 속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정말 어려운 것이 모범을 보이는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 nadia 2012/07/01 08:56 #

    너무 칭찬을 안하나 싶어서 죄책감이 들던 참인데 위로받고 가요
  • nadia 2012/07/01 10:17 #

    칭찬보다는 공감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육아서에 .
    지금 아이랑 수학을 풀고 있는데 음 우와ㅜ재밌겠다! 라고 옆에서 연기해주면 재밌게하는것같은데 그것과 아이를 이해하는 것 과는 별개같아요 아이가 자꾸 어른를
    만족시키려고 하니 문제 틀리면 미안해,를 연발해서 가슴아파요 틀린게 왜 미안하니 흑
  • 자그니 2012/07/03 01:03 #

    ...아, 그거는 왠지 제 가슴도...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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