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밥을 먹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때론 혼자. 그런데 이상하죠. 혼자 먹는 밥은 참 맛이 없습니다. 벗이 있다고 음식이 더 맛있어 지는 것은 아닐텐데, 술 한 잔을 해도 달과 꽃과 벗하던 우리네라 그런지, 혼자 먹는 밥은 참 맛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 음식을 평가하는 요소에 색과 맛과 향-말고, 벗도 넣어야 한다고 가끔 이야기하곤 합니다. 누군가와 어디에서, 그러니까 어떤 분위기에서 음식을 맛봤는 가는, 음식 맛을 달라지게 만드니까요.
...좋은 음식은 배만 달래주는 것이 아니라, 영혼도 치유하거든요.
어쩌면 '윤계상의 원테이블'에서, 오랫만에 모인 G.O.D 다섯 남자들이, 솔직하게 지난 시절을 얘기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음식의 힘인지 모릅니다. 맛은 조금 떨어졌을지도 모르지만(웃음), 누군가의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맛보는 것은, 그의 마음을 만나는 것과 비슷하니까요. 아무렴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알고보면 모두 다 '대화'랍니다.

'윤계상의 원테이블'은 배우 윤계상과 권세인이 '원테이블' 레스토랑을 차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입니다. 윤계상의 40대 이후의 꿈인 원 테이블 레스토랑 오너 도전기-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요리 하나도 할 줄 모르는 남자에서 요리할 줄 아는 남자로 거듭나는 윤계상의 모습과, 그 친구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마지막 손님이 바로, G.O.D.
고백하자면,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오래전 지오디의 팬이었습니다. 다 큰 남자가 무슨 남자 아이돌 팬이냐-그러겠지만, 사실 이들의 노래가 참 좋았거든요. 정서적으로도 잘 맞았고, 노래방에서 부르기도 쉬웠고(응?). 그래서 윤계상이 탈퇴한다고 했을 때, 적지 않게 놀랐던 것도 사실입니다. 해체도 아니고 탈퇴라니요. 그리고 생뚱맞게 왠 연기를?
아무튼 그렇게 8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시간 동안 지오디 멤버들은 6집과 7집을 내고, 각자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태우도, 호영도, 대니도, 계상도, 준형-도. 전 이들이 다시 만나지 못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시 모였습니다. 윤계상의 원테이블-이란 듣도 보도 못한 프로그램에서요. 음악도 아니고, 요리 프로그램에서요.
처음 이 소식을 듣고 든 생각이요?
... 이젠 지오디 멤버들 다 먹고 살기 힘들어졌나?
이거였답니다.
야박하게 들릴진 모르지만, 정말 그랬어요. 그렇게 서로 한번도 안모이다가 요리 프로그램에서 다 모인다니, 이거 왠지 말이 안되잖아요. 어쨌든 그들은 그렇게 모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멤버들의 목소리로 얼마나 섭섭했는 지를 듣습니다. 그리고 윤계상의 입에서... 생각도 못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자신은 연기를 하기 위해 지오디를 탈퇴한 것은 아니라는.
거짓말...일까요? 아닐겁니다. 거짓말할 사람도 아니고, 거짓말이라면 저런 모습 못만들어 냅니다. 윤계상은, 어찌 보면 참 외로운 사람. 친구 없이는 못사는 사람인데, 어딜가나 자꾸 아웃사이더가 되는 운명을 가진. 실은 예전에도 다 말하긴 했었습니다. 직접적으로 하진 않았지만. 그 행간이 있는 것을 우리가 읽어내지 못했거나, 아니면 읽어낼 생각도 안했거나 그랬던 거겠지요.
예전에 논란이 됐던 GQ와의 인터뷰(링크)에서, 윤계상은 이렇게 말을 했었어요.
윤계상의 원테이블을 보고 나서, 인터뷰를 다시 읽으니 기분이 착찹해 집니다. 이 외로운 사람, 그동안 어찌 견뎌왔는지.
무서웠을 겁니다. 노래도 잘 못하는데 자꾸 잘부른다고 하는 사람들도 무서웠을 거고, 그냥 친구로 지내고 싶은데 연예인 대하듯 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무서웠을 거고, 연예인 관둘려고 하니 지오디 깼다고 화난 팬들도 무서웠을 거고, 연기가 재밌게 느껴졌는데 자신의 마음을 안믿어주는 사람들도 무서웠을 거고....
아마 그래서, 막내 태우의 결혼식에서도 함께 노래를 불러주지 못한 건지도 모릅니다. 지오디를 나간 주제에, 다시 지오디처럼 노래하고 있다고 욕먹는 것이 두려워서.
어쨌거나 다들 살아있었고, 자신의 삶을 다들 자신의 두 다리로 걸어왔습니다. 잃은 것도 얻은 것도 많은 이십대가 지나, 다들 삼십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살다보니 다시 만났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안녕하세요. 지오디입니다'라고 말할 수는 있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프로그램을 보는데 살짝 눈물이 납니다. 준형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돈이나 그런 건 금방 사라진다고. 끝에 남는 것은, 머릿 속에 있고 마음 속에 있는 추억이라고.



'결국 사는 건 혼자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던 이 남자는, "이제 다시 행복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참, 다행입니다. 참 많이 사랑받고 싶었지만 그 마음을 닫아왔던 이 남자가, 그래도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 같아서.
수많은 사람들의 오해 속에서 살아왔던 8년. 그리고 다시 만난 친구들. 노래를 좀 못하면 어떻고 욕을 좀 들으면 어떨까요. 사람들의 편견이란 정말 무서운 것이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어쩌면 그래서 다치는 것을 두려워했던 나인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다시, 이 다섯 남자가 한무대에 서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들 활짝 웃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윤계상의 원테이블을 보고 나서, 마음 속에 든 작은 소망입니다.
...좋은 음식은 배만 달래주는 것이 아니라, 영혼도 치유하거든요.
어쩌면 '윤계상의 원테이블'에서, 오랫만에 모인 G.O.D 다섯 남자들이, 솔직하게 지난 시절을 얘기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음식의 힘인지 모릅니다. 맛은 조금 떨어졌을지도 모르지만(웃음), 누군가의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맛보는 것은, 그의 마음을 만나는 것과 비슷하니까요. 아무렴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알고보면 모두 다 '대화'랍니다.

'윤계상의 원테이블'은 배우 윤계상과 권세인이 '원테이블' 레스토랑을 차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입니다. 윤계상의 40대 이후의 꿈인 원 테이블 레스토랑 오너 도전기-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요리 하나도 할 줄 모르는 남자에서 요리할 줄 아는 남자로 거듭나는 윤계상의 모습과, 그 친구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마지막 손님이 바로, G.O.D.
고백하자면,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오래전 지오디의 팬이었습니다. 다 큰 남자가 무슨 남자 아이돌 팬이냐-그러겠지만, 사실 이들의 노래가 참 좋았거든요. 정서적으로도 잘 맞았고, 노래방에서 부르기도 쉬웠고(응?). 그래서 윤계상이 탈퇴한다고 했을 때, 적지 않게 놀랐던 것도 사실입니다. 해체도 아니고 탈퇴라니요. 그리고 생뚱맞게 왠 연기를?
아무튼 그렇게 8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시간 동안 지오디 멤버들은 6집과 7집을 내고, 각자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태우도, 호영도, 대니도, 계상도, 준형-도. 전 이들이 다시 만나지 못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시 모였습니다. 윤계상의 원테이블-이란 듣도 보도 못한 프로그램에서요. 음악도 아니고, 요리 프로그램에서요.
처음 이 소식을 듣고 든 생각이요?
... 이젠 지오디 멤버들 다 먹고 살기 힘들어졌나?
이거였답니다.
야박하게 들릴진 모르지만, 정말 그랬어요. 그렇게 서로 한번도 안모이다가 요리 프로그램에서 다 모인다니, 이거 왠지 말이 안되잖아요. 어쨌든 그들은 그렇게 모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멤버들의 목소리로 얼마나 섭섭했는 지를 듣습니다. 그리고 윤계상의 입에서... 생각도 못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자신은 연기를 하기 위해 지오디를 탈퇴한 것은 아니라는.
거짓말...일까요? 아닐겁니다. 거짓말할 사람도 아니고, 거짓말이라면 저런 모습 못만들어 냅니다. 윤계상은, 어찌 보면 참 외로운 사람. 친구 없이는 못사는 사람인데, 어딜가나 자꾸 아웃사이더가 되는 운명을 가진. 실은 예전에도 다 말하긴 했었습니다. 직접적으로 하진 않았지만. 그 행간이 있는 것을 우리가 읽어내지 못했거나, 아니면 읽어낼 생각도 안했거나 그랬던 거겠지요.
예전에 논란이 됐던 GQ와의 인터뷰(링크)에서, 윤계상은 이렇게 말을 했었어요.
연예인으로서 가장 회의를 느꼈던 게 나를 이미지로만 바라보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쟤는 어떤 애다, 라고 답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 짜증이 났다. ... 한두 번이면 이런 얘기 하는 게웃기다. 그런데 단 한 번도 그 의심을 안 받은 적이 없다. 영화, 드라마 합쳐서 여덟 작품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없었다. 너무 억울했다.
...어떻게 보면 나도 GOD의 인기나 상업적인 이유 때문에 섭외가 됐고 영화를 찍자고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그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건 정말 괴롭다. ... 우리 때는 그렇지 못했다. 완전 주먹구구식의 매니지먼트였고, 굉장히 열악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연기를 시작했다.
... 솔직히 GOD가 그립지 않고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아니다. 말도 안 되는 거고. 팬들이나 나를 아껴줬던 사람들의 쓴소리들. 나도 그걸 느낀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거짓말하고 싶지 않다. 그게 다다. 두 작품을 하고 군대 갔을 때 엄청나게 욕을 들었다. GOD 팬들에게. 배신자로 몰리고.
... 행복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기가 나에게 지옥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윤계상의 원테이블을 보고 나서, 인터뷰를 다시 읽으니 기분이 착찹해 집니다. 이 외로운 사람, 그동안 어찌 견뎌왔는지.
무서웠을 겁니다. 노래도 잘 못하는데 자꾸 잘부른다고 하는 사람들도 무서웠을 거고, 그냥 친구로 지내고 싶은데 연예인 대하듯 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무서웠을 거고, 연예인 관둘려고 하니 지오디 깼다고 화난 팬들도 무서웠을 거고, 연기가 재밌게 느껴졌는데 자신의 마음을 안믿어주는 사람들도 무서웠을 거고....
아마 그래서, 막내 태우의 결혼식에서도 함께 노래를 불러주지 못한 건지도 모릅니다. 지오디를 나간 주제에, 다시 지오디처럼 노래하고 있다고 욕먹는 것이 두려워서.
어쨌거나 다들 살아있었고, 자신의 삶을 다들 자신의 두 다리로 걸어왔습니다. 잃은 것도 얻은 것도 많은 이십대가 지나, 다들 삼십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살다보니 다시 만났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안녕하세요. 지오디입니다'라고 말할 수는 있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프로그램을 보는데 살짝 눈물이 납니다. 준형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돈이나 그런 건 금방 사라진다고. 끝에 남는 것은, 머릿 속에 있고 마음 속에 있는 추억이라고.



'결국 사는 건 혼자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던 이 남자는, "이제 다시 행복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참, 다행입니다. 참 많이 사랑받고 싶었지만 그 마음을 닫아왔던 이 남자가, 그래도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 같아서.
수많은 사람들의 오해 속에서 살아왔던 8년. 그리고 다시 만난 친구들. 노래를 좀 못하면 어떻고 욕을 좀 들으면 어떨까요. 사람들의 편견이란 정말 무서운 것이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어쩌면 그래서 다치는 것을 두려워했던 나인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다시, 이 다섯 남자가 한무대에 서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들 활짝 웃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윤계상의 원테이블을 보고 나서, 마음 속에 든 작은 소망입니다.
덧글
사이가 원만해진다는 거에요...
현재에 갈등을 겪는 다른 아이돌 팀들도 그럴듯하네요. -_ㅜ
지오디가 한창 활동할때는 지오디의 팬이라기보다 다른 그룹의 팬이긴 했지만; 지오디의 노래 등은 참 좋아했었고, 저도 좋아하던 그룹이 깨지고 멤버들이 흩어져서 안타까웠던 경험이 있기에 이 글에서 계상씨와 멤버들의 모습이나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이 참 와닿더라구요.
사실 저는 윤계상씨가 지오디를 나가고 나서 여론에 휩쓸려 윤계상씨에 대해 좀 인상이 안좋았는데 이 글을 보면서 내가 그 속내를 잘 모르고 섣불리 판단을 내렸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네요. 또 최고의 아이돌그룹과 승승장구하는 연기자로서 성공의 길만 가는 것 같았던 계상씨도 나름대로 고뇌가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구요.
화려함은 잠시고 오래 같이 일한 정들고 사랑하는 멤버들에게도 진실을 말하지 못한 채오해를 사고 떠나가야 하고 몇만명의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했다가 실망하고 싫어하는 모습도 봐야 하고 그 덕에 멤버 결혼식에 축가도 부르러 가지 못할 만큼 마음 속에 미안함을 안고 살아야 하고. 참 감당해야 했던 짐이 많은듯 싶습니다. '나'를 상품으로 팔아야 한다는 특수성만 제외하면 연예인도 결국 평범한 사람들중의 일부일 뿐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