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드센스




2012/12/06 17:14

이미 와 있는 미래, 전자 소송 디지털 문화/트렌드

몇몇 사람들이 꿈꿨던 미래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상. 굳이 어딘가로 이동하지 않고도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세상. 정말 앉은 자리에서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되는 세상. 물론 아시다시피 그런 세상은 오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오기 힘들 것 같구요. ^^; 세상에는 얼굴 맞대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어서, 모든 것을 가상으로만 처리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전자 소송이란 말을 들었을 때도 이게 뭐지? 그랬습니다. 소송을 한다고 한들 가상 법정에서 다툴 것도 아니요- 결국 증거도 제출해야 하는데, 그냥 소송장만 인터넷으로 입력하고 마는 것이 아닐까 하구요. 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살짝 맛을 본 전자 법정은, 조금은 실망스러우면서도 조금은 기대되는, 그런 기대와 실망의 가운데쯤에 있었습니다.




이날 설명 받은 전자 소송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소장을 인터넷으로 제출합니다. 증거도 인터넷으로 제출하거나, 제출된 증거를 스캔해서 보관합니다. 그것을 컴퓨터로 보며 사건을 검토하고, 재판장에서 서로 같이 보면서 옳고 그름을 따집니다. 이로 인해 생기는 것은 재판 당사자들간의 커뮤니케이션 시간. 시간을 아껴쓸 수 있기에, 좀 더 원활한 해결이 가능해 진다는 거죠.

딱 보면 그냥 전자 결재 시스템과 비슷하죠? ^^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이 시스템은 재판을 좀 더 편하게 진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입니다. 물론 쉽게 도입된 것은 아닙니다. 시행된지 지금까지 1년 6개월. 처음엔 낯선 시스템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나이드신 분들은 컴퓨터로 뭐를 읽는 것을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안정화된 것 같습니다. 비록 금융권에서 일괄적으로 접수하는 것이 많기는 하지만, 서울 중앙지법을 기준으로 했을때 민사 소송중 45.8%가 전자 소송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형사 사건은 전자 소송이 안됩니다.). 그리고 2015년부터는 형사 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서 전자 소송이 가능하다고 하구요.


▲ 이제는 컴퓨터가 가득한 법정의 모습. 역전 재판등에 나오는 모습과는 많이 다르죠?
원래는 촬영이 안된다고 합니다. 이날은 공개 행사라 촬영 가능...했네요.



▲ 향후 전자 소송 로드맵


사실 전자 소송의 최고 장점은 인재액 10% 및 송달료가 감액된다는 것에 있습니다. 실제로 재판에 임하게 되는 사람들은 사건 관련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즉시,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구요. 더불어 재판 결과에 대한 신뢰도 역시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태블릿PC를 이용해 집에서도 판사님들은 재판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는데, 이로 인해 스마트 워크 & 일중독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되셨습니다. 흠흠.

아쉬운 것은, 시스템 적으로는 분명히 편리해 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죠. 일종의 법적인 사고방식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것들이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탓입니다. 실제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 이런 생각-일테니까요. 알바비나 월급을 떼먹혔을 때 어찌해야 하는지, 저작권을 도둑 맞았을 때 어찌해야 하는지, 집주인이 보증금을 못주겠다고 할 때 어찌해야 하는지, 이런 것들이 과연 소송을 낼 만한 일인지 아닌지, 내면 어떻게 소장을 작성해야 하는지...

솔직히 말하자면 법원은 안갈수 있으면 안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법정에 서는 것이 뭐 좋은 일이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엔 그런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도 분명히 있긴 있습니다. 알고보면, 의외로 많을 지도 모르지요. 법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분들이, 그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도 함께 갖춰진다면 좋지 않을까요? 사실 이건 교육 시스템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 전자 소송 간담회였습니다. 뭐랄까. 미래는 이미 여기에 와있는데, 막상 여기에 와있는 미래를 보니 너무 평범해 허탈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그런 느낌의.

* 전자 소송은 여기에서(링크) 하실 수 있습니다.


덧글

  • Dustin 2012/12/06 17:22 # 답글

    오, 몰랐던 것인데, 굉장히 유용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희 부모님 및 가족은 2000년대 초반에 소송을 굉장히 많이 했었는데, 그 때마다 법정에 가서 몇 시간씩 상대측과 기다리기도 하고, 그 사이에 시비를 걸어오니 더 피곤하기도 하며 시간적 낭비가 굉장했으니까요.

    특히 아버지의 경우에는 소송 비용, 시간을 계산해 보니, 우리가 잘못한 건 절대 없고 소송하면 이기지만, 그거보다 합의 보고 그냥 일을 하시는 게 더 이득이라서 소송을 안한 적도 있습니다. 전자 소송과 같은 원격적인 것이 가능하다니, 굉장히 좋은 것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자그니 2012/12/07 14:24 #

    ㄴ어차피 재판 자체는 얼굴을 봐야 진행이 되긴 하지만... 소송이 많아 질 수 밖에 없다면, 도움이 되겠지요.
  • 2012/12/06 19:1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07 14:2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나인테일 2012/12/08 15:58 # 답글

    클릭 한 번으로 먹이는 편리한 고소미!!
    미래는 이미 와 있군요? (응?)
  • 자그니 2012/12/10 13:35 #

    그럼요. ... 그런데 막상 실제 소장 작성이 쉽지는 않아서, 아직까지 소송 남발자는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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