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잊지 못할 카메라가 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사진을 찍어줬거나, 잊을 수 없는 시간을 함께했던 그런 카메라가. 제겐 펜탁스 MX가 그런 카메라입니다. 50mm 1.4 렌즈를 달았던, 아버지 몰래 제가 더 많이 찍었던 카메라. 한때는 제주도에서 신혼부부들 -_-; 찍어주는 알바용 카메라로 쓰이기도 했던 카메라. 처음 사진을 배울 수 있게 해준 카메라.

▲ 저기 있는 카메라가 제 펜탁스 MX 입니다..-_-;
그런데 엉뚱하게, 펜탁스에서 MX를 또! 발표했다고 합니다. 올림푸스-_-가 PEN을 내놓은 것을 보고 부러웠던 걸까요? 아니면 알게모르게 필요한 것은 하나씩 빼먹고, 트렌드는 뒤늦게 따라가는 펜탁스라서 이번에도 그냥 그 비슷한 짓을 한 걸까요? 아무튼 펜탁스가 MX를 다시 내왔습니다.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아니고 하이엔드 똑닥이 디카입니다. 이름은 펜탁스 MX-1(출처).

생긴 것은 클래식 카메라를 많이 따라가려고 했지만, 사실 뷰파인더가 없으니 약간 위화감이 들기도 합니다. 1200만 화소에 1/1.7인치 CMOS 센서. 3인치 액정에 풀HD 동영상도 찍을 수 있습니다. 렌즈는 1.8~2.5 밝기를 가지고 있는 4배줌(35mm 환산 28-112mm) 렌즈. 본체에 텍스쳐 모드 다이얼과 노출 조절 다이얼을 가지고 있습니다.
접사는 1mm 까지 지원되며, ISO는 12800까지 지원합니다. 손떨림 방지 기능과 빠른 얼굴 인식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색상은 블래과 실버 두 종류. 클래식 카메라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상단/하단에 금속 부품을 사용해 마감되었습니다. 뒷모습은 예전 펜탁스 DSLR의 판박이.

뭔가 반가우면서도 많이 아쉽습니다. 기왕 내줄거, 작은 미러리스 카메라 정도로 내줘도 괜찮을 텐데요. 그러면 기존에 내놨던 다른 제품들이랑 좀 겹치긴 하지만... 그래도 사랑했던 카메라의 이름을 다시 들을 수 있으니 반갑습니다. 하이엔드 디카 시장이 거의 사라진-_- 지금에 이런 카메라가 나와서 정말 눈물날 것 같지만...ㅜ_ㅜ
그래도 사진 잘나오고 가격만 적당하면, 서브용으로 지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요...
* 13.1.11 추가 - 가격 나왔습니다. 500달러. 2013년 2월중 발매 예정(미국)
덧글
아직 필름이 반 정도 남아있는 MX를 깨워봐야겠어요.
너무 잠만 재우는 것 같네요. ㅠ;;
서브카메라 똑딱이가 좀 말썽인지라 딴거 질러말어? 하고도 있었긴 한데..음;
다만 그래도 화질필요한 사진은 필요하다보니 이건 오히려 무게신경 안쓰고 더욱 DSLR에 의존하게되던데 이런식으로 최하 미러리스 이상의 기기가 좀더 많이 팔리지 않을까 합니다.
하긴 렌즈교환식도 아닌데 커다란 삼각모자를 쓰고있으면 휴대성이 메롱이 될것같기도 합니다.
후지 X10 후속 X20 나온것 보니 디자인은 일단 X20쪽이 더 끌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