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7 04:20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 X같은 직장 상사에게 소리치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읽고 보고 느끼다

기대감 0.
개인적으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를 꽤나 애정하는 편이지만,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에 대한 기대감은 0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는 직장 '아름다운 사람들' 월드에 사는 '이영애'라는 캐릭터가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코미디지, 하나의 일관성있는 스토리를 가진 드라마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뮤지컬을 보고난 지금, 그런 우려를 모두 깨끗이 버렸습니다. 이 뮤지컬, 재밌습니다. 개인적으론 <김종욱 찾기>보다 더 재밌게 봤습니다(<김종욱 찾기>는 3번이나 봤기에, 평가가 좀 박할수도 있습니다.)



간단히 이 뮤지컬을 얘기하자면, <막돼먹은 영애씨>의 뮤지컬 버전 에피소드-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2시간짜리 막돼먹은 영애씨 한 편을 본 느낌입니다. 게다가 무대도 '아름다운 사람들'의 사무실이 대부분. 까딱 잘못하면 지루해지기 쉽습니다. 그런 어려움속에 극의 재미를 끌어내는 것은 두가지.

단순한 연애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감있게(?) 우리네 직장 생활을 보여주기 때문에 감정 이입이 쉽다는 것이고, 이미 드라마속에서 완성된 캐릭터들을 무대로 가지고와 연기자들이 보여주는 코미디가 기대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전 김현숙씨가 출연할 때 봤는데, 이거 배우들의 궁합이 생각보다 좋더군요. 특히 이영애와 또라이(...보신 분은 다 압니다.)가 보여주는 궁합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이영애라는 캐릭터가 살아가는 이야기 + 연애 이야기이면서도, 현실의 끊을 놓지 않았다는 것은 이 뮤지컬의 장점입니다. 이제껏 봤던 다른 뮤지컬등이 왠지 딴 세상 이야기나 동화같았다면, 이 뮤지컬에는 우리네 일상이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현실을 재현했기 때문이 아니라 과장했기 때문에 얻어지는 그 웃음은, 다른 뮤지컬에선 흔히 맛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산다는 것이 조금 짜증날때, 연애도 제대로 풀리지 않는데 자꾸 세상은 날 노처녀라 부를때, 직장상사를 X새끼야라고 욕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찾아올때... 그럴 때, 이 뮤지컬을 권합니다. 뭔가 모르지만 조금, 속이 풀리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서울의 야경이 아름다운 것은 야근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은 당신에게, 권합니다.

* 영애가 술먹고 주정부리는 씬은 없습니다. 드라마에선 일품인데(응?). 사장님이 넘 인간적으로 나옵니다. 드라마에선 더 찌질합니다. 마지막에 급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불쌍하게도 돼지순 캐릭터는 삭제. ... 이영애가 빠지니 사무실이 안돌아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 그나저나 김현숙은 이영애랑 정말 너무 잘맞는 캐릭터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