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드센스




2013/07/04 16:14

스칼렛 핌퍼넬, 두 도시 이야기, 테르미도르 읽고 보고 느끼다



스칼렛 핌퍼넬, 프리뷰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크게 기대했던 작품은 아니었는데 기대 이상. 간만에 정말 즐겁게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공연의 감동이 식기 전에 몇자 끄적여봅니다.




1. 스칼렛 핌퍼넬은 일종의 19세기 영웅입니다. 낮과 밤이 다른 귀족-이란 점에서 배트맨이 떠오르기도 하고, 조로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알고보니 이들 작품의 원형(?) 격인 작품이라고 합니다. 알고보니 원작 소설은 1903년에 나왔고, 1934년에 나온 영화로도 나온 적이 있는 작품이더군요. 뮤지컬은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의 대표 작품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배경은 1793년~94년, 로베스 피에르가 공포 정치를 행하던 시기의 프랑스와 영국. 수많은 사람들이 킬로틴의 칼날 아래 사라지던 시기를 배경으로, 그 시대의 권력자 '쇼블랑'과 한때 혁명에 참여했으나 이젠 영국으로 시집온 '마그리트', 마그리트를 사랑하는 영국 귀족 '퍼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 속에서, 킬로틴에 의해 죽게된 사람들을 구하는 정체 모를 영웅의 이름이 바로 '스칼렛 핌퍼넬'입니다.

캐스팅은 트리플 남자 주인공에 박건형, 박광현, 한지상, 더블 여자 주인공에 바다와 김선영. 제가 봤던 프리뷰 공연의 배역은 퍼시역에 박광현, 마그리트 역에 김선영, 쇼블랑 역에 양준모였습니다.



2. 뮤지컬은 제법 복잡할수도 있는 이야기를 매끄럽게 풀어놓으며, 쉼없이 달려갑니다. 액션, 코미디, 로맨스...가 모두 모여있습니다. 뛰어난 무대연출과 배우들의 열창은 현장에서 무대를 보는 것이 이런 기분이구나-하는 것을 알게해줍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대박 맞은 기분.

그런데 보는 내내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둘 다 영국계 작가에 의해 씌여졌고, 찰스 디킨스가 좀 더 앞서 글을 발표했으니... 이 뮤지컬의 원작이 '두 도시 이야기'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디킨스가 좀 더 복잡한 이야기의 역작을 만들어냈다면, '스칼렛 핌퍼넬'은 비슷한 배경에서 좀 더 유쾌한 이야기로 틀어놓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프랑스 혁명을 보는 시선은 비슷.

... 프랑스 혁명에 대해 호감을 가진 분들이라면, 뭔가 살짝 뒷통수 맞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야기. 그리고 로베스 피에르의 시절은, 분명 그런 시절이었던 것이 맞습니다. 그것이 비록, 혁명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통치 방법이었다고 해도. 그래서 불러오게 되는 것이 테르미도르의 반동.



3. 어찌보면 1년 남짓했던 로베스 피에르의 공포 정치 시기가, 아직까지 프랑스 혁명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남아있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여지껏 우리 머릿속을 지배하는 프랑스 혁명의 두가지 이미지. 한쪽이 '(삼색기를 든)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이미지라면, 하나는 킬로틴으로 대표되는 혼돈의 시기의 이미지.

그래서일까요? 집에 돌아오는데, 예전에 봤던 김혜린의 '테르미도르'가 자꾸만 생각납니다. 이제와선 어디서 구해 보기도 힘든 만화가. 혁명의 시기를 온 몸으로 부딪히며 살아가던 두 주인공, 줄르와 유제니가. 아, 그만 이야기가 딴데로 세어버렸군요. 아무튼 뮤지컬, 재미있습니다. 두 도시 이야기와 비교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랫만에 추천합니다.



하지만 박광현...은 아직 조금 모자란 느낌입니다. 김선영과 양준모는 명불허전, 최고입니다. 전 다른 배우가 퍼시역을 맡을 때 다시 한번 볼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뮤지컬의 최고 단점은 '스칼렛 핌퍼넬'이란 이름. 이름을 도저히 못외우겠어요. 팜퍼넬도 아니고 팜피넬도 아니고 핌파넬도 아니고... 스칼렛-을 입력하면 스칼렛 요한슨이 먼저 뜨고...


덧글

  • 화호 2013/07/04 16:51 #

    박광현 씨 캐스팅으로 보셨군요; 티켓팅때 보니 좌석이 허허벌판 수준으로 남아돌던데... 좀 많이 노력해서 상연 중에 평이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전 이번주 일요일에 본 공연으로 보러 갑니다. :) 많이 기대되네요.
  • 자그니 2013/07/06 12:32 #

    내일 보시겠네요. 부럽습니다...;ㅁ;
  • 구름할망 2013/07/04 17:09 #

    본공연, 그것도 조금 뒤를 생각해 봅니다.
  • 자그니 2013/07/06 12:32 #

    보신 공연이세요?
  • 구름할망 2013/07/06 23:03 #

    스칼렛 핌퍼넬은 지금이 한국초연이예요.
    그러니 봤을 리 없죠.
    다만 모든 새로운 공연은, 회전문을 돌 작정 아니라면 배우들이 어느 정도 호흡을 가다듬을 때를 기다리곤 해요.
    물론 두도시 이야기는 작년 올해 다 봤죠.
  • 2013/07/04 17:4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7/06 12:3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Megane 2013/07/06 00:33 #

    아, 로베스 피에르요... 그는 인간이자, 박사이자, 철학자이기 전에 개신교도였죠. 하나님의 종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의 질서이자, 하나님 나라의 질서인 Missio Dei(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실천하기 위해 공포정치를 폈던 것이구요. 민주주의가 일어서는 혼돈기에 정신적 지주를 잃고 무너지던 카톨릭을 대신할 것은 개신교 뿐이라고 여겼던 프랑스 민중의 믿음 역시 그 시기에 무너졌습니다.
    제네바의 개신교도 시장이었던 칼뱅이 재임하던 시절에도 역시 공포정치가 행해졌죠. 그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신성모독에 대한 응징이었습니다만... 로베스 피에르도 같은 개신교도...
    사실, 개신교에서 공안정국을 주도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만... 이승만도 개신교도였지만, 그의 시기에 자유당의 압제는 공포정치였습니다. 공안정국이라는 말이죠.
    게다가 눈부신 개신교의 부흥은 북한의 남침에 의한 정신적 강화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겁니다. 정부의 반공정책과 맞물려 개신교의 부흥기가 겹치는 것은 이상한 게 아니죠.
    그리고 그 당시 재미본 먹사님들이 망언을 쏟아내는 건 그 시대의 질서에 대한 반영인 거죠.
    그래서 로베스 피에르의 추억이 프랑스의 민중 속에 남아있듯, 반공이라는 거대한 흔적 역시 개신교의 상흔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공연에 초를 치고 싶은 건 아닙니다만 우리나라의 한국 초기 개신교적 과거에 비견될 연극에 호응도가 그리 높지는 않을 거란 예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음모론으로 치자면 개신교 - 한기총이나 한장연 등의 관람금지운동이라든가...(설마...)
  • 자그니 2013/07/06 12:33 #

    뭐 종교랑 관련된 부분은 안나오니까요....
  • SHINY 2013/07/06 14:31 # 삭제

    무척 빨리 글 적으셨네요! ^^ 저두 박광현씨의 퍼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처음엔 박건형씨가 기대됬는데, 전문적인 한지상씨의 공연이 가장 보고싶어지더라구요~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애드센스 긴배너(세로)

구글 광고 테스트


통계 위젯 (화이트)

4914866
35601
24079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