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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4 18:54

마리오 테스티노, 창녀와 마리아의 사이에서 읽고 보고 느끼다

저는 친구들에게 작품을 설명할 때 크게 3가지 관점으로 이야기하곤 합니다. 스토리, 스펙터클 그리고 섹슈얼.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가 이 3가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마지막엔 3S를 맞추려고 섹슈얼리티라고 하긴 하지만, 실제론 개인적인 어떤 포인트죠. 흔히 3B로 말하는 요소를 통칭해서 일컫는.

며칠전 보고온 마리오 테스티노의 사진들은, 이 사이를 '적당하게' 헤매고 다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뭔가 도발적인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너무 엇나가지는 않는, 개인적인 취향과 상업성 사이에서의 타협? 조화? 아무튼 그런 것을 추구하는, 그러니까... 도발적이면서도 안전한 사진들.



마리오 테스티노의 사진들은 크게 4가지 영역으로 나뉘어서 전시되어 있습니다. 유명인들을 찍은 사진과 그가 뽑은 패션 사진, 아이디어가 좋은 사진, 그리고 영국 왕실... 그 중에서 가장 재밌는 곳은 역시 아이디어가 좋은 사진들을 모아 놓은 영역. 이 곳의 사진들은 어떤 즐거움을 추구한 사진들이라서, 꼼꼼히 뜯어보면서 같이 간 친구와 이야기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유명한 패션 사진가 답게, 사진들은 모두 크고 반짝거립니다. 그가 편애하는 지젤 번천이나 케이트 모스 사진도 많습니다. 마돈나가 그의 삶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 것도 처음 알았네요. 특이 몇몇 사진들은 살짝 섹시한 광고컷들도 있습니다. 창녀와 마리아의 사이에서, 거룩함과 통속성의 사이에서, 길을 잘 찾은 사진들.



저기 패션지 편집장이 파티를 열고, 구찌의 창업자들이 모델들과 얘기를 하고, 머라이어 캐리와 비욘세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습니다. 왕세자는 약혼녀를 안고 웃음을 짓고, 한 명의 여인은 해변가에서 수많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달달하게 들뜬 두근거림, 밤늦게 이어지는 파티 같은 느낌의 사진들은, 우리에게 꿈을 팝니다.

하지만 역시... 우리 눈길이 먼저 머무는 곳은, 셀레브리티들을 찍은 영역이겠죠. 그런데... 이런 것이 패션 사진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들은 멋있고, 뭔가 모르게 남자들은 남성성을 가진 채로 여성성을 흠모한다는 느낌의 사진이 많... 그러니까 마리오 테스티노 사진전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같은 것은 찾아보지 못하실 겁니다. 그것이 무려, 다이애나 황세자비-라고 할지라도.



▲ 사실 전 이 사진이 가장 맘에 들었어요...


아무튼 인물 사진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라면 볼만 합니다. 스타들의 은밀(?)..은 아니고, 사적인 파티들을 지켜보는 즐거움도 있고... 읽기 쉬운 사진들이라 같이 간 친구랑 이런저런 얘기하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다만... 오디오 가이드는 꼭 대여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규모에 비해 사진들이 모두 크고, 작품수는 많지 않은 편이라 오디오 가이드 없으면 그냥 휭-하고 보고 나오실 지도 몰라요.

* 이 포스팅에 사용된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마리오 테스티노에게 있습니다.

* 전시는 11월 30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전시 조명에 매우 불만. 안그래도 유광 사진들인데 사진 위에 그림 비추듯이 조명을 때려놓으니, 어쩔때는 눈부실 정도였다는...-_-;

* 마리오 테스티노의 공식 홈페이지는 www.mariotestino.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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