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8 02:41

미움 받을 용기, 자기계발, 그리고 현재를 산다는 것 읽고 보고 느끼다



교보문고 SAM에 등록되어 있기에 우연히 읽기 시작했던 책, 미움 받을 용기. 읽으면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하고 여기다가도 가끔 고개를 갸우뚱했던 것은, 왠지 어디에서 한번 본 듯한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책 뒤에 있는 글쓴이들의 후기를 보니 '역시 그랬구나-'하고 이해를 하긴 했지만.

이 책은 아들러라는 심리학자의 견해를 통해 인생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을 대화식으로 적어놓은 책입니다. 실제로 공저자 2명은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하구요. 그런데 그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실존주의와 현상학에서 하고 있는 이야기와 뭔가 비슷했습니다.

인간은 태어난 것 자체로 의미있는 존재다. 현재를 선택하며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할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자기 행동에 대해 자기가 책임을 져야한다. ... 란 것이 바로 이 책의 내용중 중요한 요소이고, 여기에 더해 자신이 해야할 일과 다른 사람의 몫인 것을 구분하고, 자립하면서 동시에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과, 타인에게 바라지도 않고 요구하지도 않으면서 동등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 마치 친구처럼 모든 이를 대하고, 자신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을 찾는 것. 그것을 꾸준히 실행해 나가는 것을.



이런 삶의 태도, 어렵다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만화 '원피스' 같은 것에 나오는 관계가 그와 비슷하니까요. 실은 대부분의 소년 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집단의 관계가 딱 이렇습니다. 여기에 협객(?)의 라이프 스타일이 겹쳐지면 더 비슷해 집니다. 

"내가 하는 것을 다른 이들은 몰라도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주어진 운명을 탓하지 않고 내 삶을 내 힘으로 꿋꿋하게 걸어나간다!"

...만화 '꼴찌, 동경대 가다'에서 학생들을 대하는 교사 사쿠라기-의 태도도 이와 비슷하구요. 삶의 인식에서는 현상학, 삶의 양식에서는 실존주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거죠. 이에 대한 기성세대의 입장은 이런 것 같습니다.


이 책이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한국의 젊은 세대도 일본의 사토리 세대와 성향이 비슷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미래에 대한 포부 대신 ‘지금 여기’라는 신변에서 가까운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감각에 빠진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좀 슬프지 아니한가?

- [한기호의 책통]‘미움 받을 용기’가 1위인 이유



뭐, 기성 세대는 그렇게 생각하라고 하고(응?), 아무튼 이 책에 나오는 핵심은, 제 생각엔... 그동안 스스로 부정했던 자기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못난 나를 있는 그대로. 그래야 내가 못난 이유는 너 때문이야! 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지도 않을테고, 나를 조종하려는 타인의 시선에 대해서도 해방될 수 있을테니까요.

아무튼 그런 깨달음의, 자기 인정의 과정을 통해서 얻기를 원하는 것은 한 사람의 '성숙'.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나와는 다른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가운데 세상과 친구가 되고 자립을 하는 선택을 하고, 그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것을 책임지면서,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 갑니다. 코엘료의 말을 빌자면 성을 짓는 사람이 아니라 꽃밭을 가꾸는 사람.





말은 쉽게 하지만, 이렇게 깨닫고 삶을 가꿔나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책에서 인생을 살아온 반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했던 것은 농담이 아닙니다. 이건 일종의 자기 본능, 인간의 본성을 억제하고 수련하는 과정과도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말이 좋아 자기계발서지, 자기계발서라고 볼 수 없는 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 몫인 일과 다른 사람의 몫인 일을 구분할 줄 알고, 내 몫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 몫의 일은 그 사람에게 맡길 줄 아는 태도는... 당장 그것을 구분한다는 생각만 해도 어떤 때는, 사는데 은근히 도움이 되기도 한답니다. 그렇게 따져보는 것(?) 자체가 알고보면,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일이 되거든요.

아무튼 이것저것 생각해 볼만한 점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신이 사라진 세상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시기에 나오던 주장이지만, 지금이라고해서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것은 또 아니니까요.




덧글

  • 2015/06/18 03:5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6/18 15:2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라무 2015/06/18 07:59 #

    저도 관심이 생기네요 자기계발서는 불쏘시개로 여겨서 다 버렸었는데 ....
  • 자그니 2015/06/18 15:21 #

    자기계발서이긴 한데.. 사실 여기에 나오는 내용만 따지고 보면 종교적 삶을 사는 것에 더 가까워서 뭐라 하기가...
  • LionHeart 2015/06/18 10:07 #

    저도 최근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공감 반 반감 반이 들더군요. 지금을 충실히 살아가는 삶의 태도에는 공감이 가지만 인간관계라거나 삶의 방향성 등에 대해서는 아직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삶의 태도는 본래 인간이 가진 속성에 연장선으로 발전시키기 보다는, 그와는 다른 높은 차원으로의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느낌이 들어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 이 책 덕분에 많은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한번 읽고 생각을 정리해야 겠다 싶을 정도로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 자그니 2015/06/18 15:22 #

    당연하죠. 저도 납득 안가는 부분도 많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전 수도원 수도사들의 삶에서 '신'만 빼놓고 보면 딱 저렇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는 것만으로도, 한번 읽어볼 가치는 있을 것 같아요.
  • Blueman 2015/06/20 23:10 #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 미남 2015/06/23 09:55 #

    이 책 집에서 봤음 누군가가 읽고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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