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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30 13:35

심야식당 극장판, 사람에겐 누구나 마음맡길 곳이 필요하지... 읽고 보고 느끼다



큰 기대를 하진 않았습니다. 일본의 극장판이란 것이, 드라마의 짜깁기인 경우를 많이 봐서, 아- 이것도 그냥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서 내는 거겠지...하는 생각만 가졌습니다. 예, 당연히 아시겠지만, 이 영화 「심야식당」은 일본의 인기 만화를 드라마로 만든 '심야식당 드라마판'의 극장판입니다.

한번 인기가 있다- 싶으면 계속해서 무한 증식하는 일본식 콘텐츠 마케팅 방법 때문에 만들어진 영화인거죠. 그런데, 추천할 만 합니다. 드라마를 재밌게 보셨던 분들도, 만화를 재미있게 읽으셨던 분들도, 한국 드라마 심야식당에 실망하셨던 분들도, 심지어 이 모든 것을 한번도 보지 않은 분들도...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잔잔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 배고파서 어쩌다 밤늦게 들린 식당에서 만난, 여러가지 사연을 담은 사람들.



사랑이요? 당연히 담겨 있습니다. 폭력씬도 있고, 목욕씬도 있습니다. 남녀가 호텔방에서 같이 밤새는 장면도 나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딱히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맛있게 먹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맛있게 보이려고 딱히 애쓰지도 않습니다.

스트리퍼, 조폭, 게이, 노처녀, 사채업자, 요정 주인, 경찰, 무전취식자... 정말 온갖 사람들이 다 나오지만, 이들을 딱히 드라마틱하게 그리지도 않습니다. 이곳에서는 그냥, 맛있게 밥을 먹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맞아요. 어찌보면 이 곳에 오는 어떤 사람들은 인생의 막장에 사는 사람들이에요. 자기 자신은 모르지만, 평범한 사람의 눈으로 보면 참 이상하게(?) 사는, 한마디로 엮이기 싫은 세계에 사는 사람들.

...그런 막장의 끝에서 마음을 맡기는 곳이 바로, 심야식당. 영업시간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메뉴는 단순하지만, 원하는 것은 가능하면 무엇이든 만들어 주는 곳.



심야식당은, 그렇게 상처받은 사람들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마스터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람들을 대하며, 몰래 오지랍넓게 사람들을 챙깁니다. 그래서 자꾸오다보니, 단골들은 서로 친구가 되어 갑니다. 이 곳 사람들이 자꾸 언성을 높이기도 하고, 남의 일에 참견도 참 잘하는 것도 그런 이유.

상처주는 말을 서슴없이 하기도 하고, 3류 연기도 하고, 가져온 것을 나눠 먹는 것은 예사. 그렇게 이곳에서 사람들은 다시, 관계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그런 관계가 가짜라고 하더라도. 이곳에 오지 않는다면 볼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사람에겐, 마음을 맡길 곳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비록, 뼛조각 하나 없는 유골함과 같은 것이라고 해도.




그럼 음식은? 뚜쟁이입니다. 누가 뭐래도 이 영화는 결국,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뚜쟁이는 서로를 연결시켜 줄 뿐인거죠. 하지만 음식이 없다면 이들의 이야기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 뚜쟁이는 때론 음식이 되기도 하고, 사건이 되기도 하고, 집이 되기도 하고, 사물이 되기도 하지만... 이들 뚜쟁이가 없는 관계란 것은, 알고보면 없으니까요.

...추억은 항상, 무엇을 매개로 만들어지니까요.

무더운 여름 짜증이 날 때, 이 이야기를 권합니다. 무섭도록 따뜻한 이야기라, 어쩌면 이런 식당이 있을리가 없지-하고 금방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일본에도 저런 곳은 ... 아마, 없을 거에요. 현대의 도쿄 신주쿠를 배경으로 하지만, 영화속 배경은 마치 소화 30년대, 이제 막 전쟁이 끝나고 경제 부흥을 이루기 위해 사투를 벌이던 시절의 거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시잖아요. 알면서도 녹아드는 것.

저런 일은 없을 거야-라고 알면서도, 빠져드는 것. 저런 사람들이 있을리가 없잖아-하면서도, 몰입하게 되는 것. 이것이 모두 환상이라고 하더라도, 가끔 우리는, 그런 꿈을 꾸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으니까 말입니다.

덧글

  • 2015/07/30 23:12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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