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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6 00:12

단통법 상한제 폐지 찬성, 기본료 인하는 더 찬성 미디어 갖고놀기



이동통신시장이 혼란스럽다. LG U+ 에선 방통위 직원과 식사를 하고 나더니 갑자기 방통위 조사를 거부하고, LG U+ 조사 거부 사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방통위 회의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 와중에 갑작스럽게 단통법 보조금 상한을 없애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공식적으로는 논의된 적 없다고 하더니 다시 검토해 보기로 했다고 말을 바꾼다. 방통위에서 내놓은 입장은 아니지만 보조금 상한 폐지는 갑작스럽게 공식적인 정책 방향이 되어가고 있다. 거기에 조만간 시행될 휴대폰 유통점의 '신분증 스캐너' 도입 논란까지.

어찌 된 걸까. 정신이 없다. 이동통신 유통 질서를 바로 잡는 일과 유통 과정 규제를 없애는 일과 잘못된 일을 한 이통사업자를 벌하는 일까지 한꺼번에 터져나와서 뒤엉켰다. 이 중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역시 '단통법 보조금 상한제 폐지'일 것이다. 다른 일들이 개인과 큰 관계없는 회사/업자들의 문제라면, 보조금 상한제 폐지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값싸게 구입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추가 보조금으로 인한 비용이 생긴 이동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사, 이들 회사 주식을 산 사람들과 이들 회사 스마트폰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 모두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다.

개인적으로, 보조금 상한제 폐지를 환영한다. 그렇지만 단통법은 지켜져야 한다. 단통법의 본질, 가계 통신비 인하라는 목적은 잊혀서는 안된다.


이미지 츨처_뉴스토마토


단통법이 정말로 중요한 이유

지난 2014년 단통법이 만들어지고, 그 최대 수혜자가 3대 이동통신사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면서 큰 수익을 올렸다. 2015년 이통 3사의 영업이익은 3조 6332억 원으로, 2014년 대비 82%나 늘었난 금액이다. 이통사는 매출이 소폭 줄었다고 우는 척 하지만, 그 거짓 눈물에 속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스마트폰 제조사나 판매업체 입장에선 조금 힘든 시기를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입 비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알뜰폰이나 중고폰, 저가형 단말기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한번 산 휴대폰을 오래 쓰는 경향도 늘어서, 2015년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었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신형 스마트폰 구매 시 보조금이 공평하게 확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라, 불만을 가지는 사람도 많았다.



출처_한겨레


어쨌든 단통법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적긴 하지만 가계 이동통신비가 줄어드는 효과도 거뒀고, 스마트폰도 더 오래 사용하기 시작했고, 누구는 싸게 샀는데 누구는 비싸게 사는, 정보 불균형에서 오는 피해도 줄었다. 폰테크나 폰팔이 등도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알뜰폰 회사들도 많이 성장했다.

물론 문제도 여전했다. 스팟형 불법 보조금 살포가 다시 기승을 부렸다. 이통사/판매업체들이 제 버릇 남주지 못한 탓이다. 보조금 상한선에 대한 불만은 당연하고, 스마트폰이 많이 팔리지 않아 시장 자체가 침체된 것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 유통 구조에서 문제가 된 '소비자 vs 판매자 간 정보 비대칭'성을 어느 정도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다른 나라들도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이통사들이 -_-; 보조금 지출을 줄이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 되었다. 중국에서는 정부에서 제재하기도 한다. 거기에 하나 덧붙이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바뀌고 있다는 정도일까. 이런 흐름에 맞추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중저가형 단말기를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알뜰폰 회사들은 0원 요금제등 파격적인 정책을 들고 나왔다.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 등 직접 단말기를 구입해서 사용해도 큰 불편함이 없는 환경도 만들어졌다.

이제 남은 것은 이통사의 변화뿐이었다. 마케팅비가 줄어든 만큼 기본료를 낮추고, 아무튼 새로운 흐름에 맞춰서 재정비를 해야만 했다. 그런데 엉뚱하게, 보조금 상한제를 없애겠다는 이야기가 튀어나온다. 상한제 폐지에 환영하지만, 이통사의 정책적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보조금 상한제만 폐지해봤자,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잘해봤자 옛날 그 스마트폰 시장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정말, 다들, 그때 그 시절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건가?

... 미안하다. 나는 정말, 그렇게는 말하지 못하겠다.





악어의 눈물을 믿지 말라


앞으로 예상되는 수순은 다음과 같다. 방통위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보조금 상한을 없앨 것이고, 이동통신사들은 그래도 머뭇거리며 보조금을 찔끔 올릴 것이다. 방통위가 성을 내야 조금 더 보조금을 올리는 척 할 것이다.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와도 마찬가지다. 그때까지는 이통사 셋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그러다 연말쯤 실적이 필요하거나, 아무튼 여러 가지 이유로 이통사 한 곳이 배신을 하면, 그제야 갑작스럽게 잠시, 1~2주간 보조금이 확 늘어난다. 그러니까 지금보다 조금은 늘겠지만, 예전처럼 아이폰을 공짜로 준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다. 보조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어떻게든 비싼 스마트폰 요금제에 잡아놓으려고 할 것이고.

하지만 지금 우리가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보조금 상한이 철폐돼서 얼마만큼 더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가 아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다른 것이다. 마케팅비 축소로 인해 얻은 이익을 기본료 인하로 돌릴 것. 알뜰폰 사업자에게 빌려주는 네트워크 요금을 낮춰서, 더 낮은 알뜰폰 요금이 가능하도록 할 것. 요금제를 데이터 중심제로 바꿀 것. 생색내기 '통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아니라, '무료 통화 0, 데이터 6G' 같은 실질적으로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요금제로 바꿀 것.

단통법의 뼈대를 그대로 유지해, 누구는 보조금(또는 페이백)을 많이 받고 누구는 적게 받는 일이 없도록 할 것. 자고로 정보의 불평등은 언제나 소비자의 손해이니, 유통과정은 가급적 투명하게 관리될 것. 그래서 결과적으로, 가계 통신비가 줄어들 것. 진짜로 중요한 것은 보조금을 얼마나 더 받을 것인가가 아니라, 당신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줄어드는 것이고, 가치 있게 쓰이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덧글

  • 루루카 2016/06/16 00:34 #

    개인적으로는 보조금 제한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필요하면, 제값 주고 사서 쓰면 되는 것 아닐런지...
  • 자그니 2016/06/17 14:29 #

    그럴려면 기본료와 폰값이 같이 내려야 합니다. 어차피 폰값이랑 기본료에 보조금 다 반영되어 있는 거라서요...
  • RuBisCO 2016/06/16 00:36 #

    뼈대를 유지하면 안됩니다. 모조리 남김없이 걷어내야하는겁니다. 누군 비싸게 사고 누군 싸게 사는게 이상한게 아니에요. 당장 밥 한끼 먹으려고 해도 식당마다 다르고, 같은 우유 한팩도 마트마다 다릅니다. 진짜 '시장'이 그런거에요. 그걸 인위적으로 눌러서 실질적으론 담합과 같은 결과를 만드는게 단통법입니다.
  • 자그니 2016/06/17 14:30 #

    원칙적으론 그런데, 누군 0원에 누군 70만원에 사면 그건 정상적인 시장이 아니지요. 정보 비대칭이 너무 커요. 독과점된 시장에서 자유 경쟁 논리를 적용하면 담합밖엔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통법에 찬성합니다.
  • RuBisCO 2016/06/17 22:40 #

    반대입니다. 과거 용산을 기억하면 그 악명높은 용산던전의 몰락 과정을 아실겁니다. 특별한 규제나 강제는 없었지만 경쟁과 전자상거래의 발달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격 정보들이 퍼져나가면서 정보격차가 줄어들고 용팔이들은 기존의 정보권력을 잃은거죠. 사실 규제의 발단이 된 17만원 대란도 그렇습니다. 과거 같으면 다소 폐쇄적이던 시장이라 잘 퍼져나가지 않았을 그런 정보가 전자상거래화되어가면서 정보가 퍼져서 주목받은거였죠.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일이었습니다. 그걸 괜히 긁어부스럼만든거죠.(실은 고의겠지만.)
  • 천하귀남 2016/06/18 11:37 #

    정보가 퍼진다 하지만 뽐뿌나 특정 일부 커뮤니티에서 퍼지는 제한적인 정보인데 이것이 누구나 얻을수 있는 정보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건 사실상 소문퍼뜨리기용 마케팅 행위라 볼만큼의 물량밖에는 뿌리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단말기 보조금 제한은 당연하다 봅니다. 완전한 시장 자율이면 그냥 폰과 통화료가 완전 분리된 단말 자급제로 가는것이 맞다고 봅니다.
  • RuBisCO 2016/06/18 12:09 #

    2013년 말에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되기 이전, 2013년 초중반만 해도 그렇게 폐쇄적이지 않았습니다. 주요 사이트에서 대놓고 공개되어있는 판매 정보를 보고 회원가입 조차 필요없이 그냥 판매자에게 방문하거나 온라인상으로 가입 신청을 하면 간단했습니다. 다나와처럼 편리한 비교 시스템은 없어서 정보의 노출 정도는 약간 떨어졌지만 간단한 키워드 만으로 접근 가능했죠. 이게 꼬인게 단속 이후로 정보가 은폐되기 시작하면서 부터죠.
  • 자그니 2016/06/18 16:55 #

    음...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가 약 4천만이고, 시장 규모가 년간 1800~2500 만대쯤 됩니다. 폐쇄적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뽐뿌 같은 커뮤니티에서 정보 얻는 사람은 그 중 백만도 안될 겁니다.

    그래서 전 단통법 이전 스마트폰 시장이 절대 공정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레몬 시장이었죠. 단통법은 정보비대칭을 강제 수정한 케이스입니다. 다같이 비싸게 되서 문제였지. 그럼 다같이 비싸게 사게 된 이유를 고치면 되지 않을까요? 거기에 더불어 기본료 인하 등까지 고려하면 더 좋고요.
  • 천하귀남 2016/06/16 07:31 #

    보조금도 결국 사용자가 내는 요금이고 이 보조금이 얼마나 나와서 실제로는 각 대리점 수수료나 사용자에게 얼마가 돌아오는지 전혀 투명하지가 않은데 이걸 무제한으로 하는것도 좋지 않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보조금을 특정회사 폰/모델에 차등하는 식으로 시장조작이 가능해지는데 그런권한을 이통사에 줘야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 자그니 2016/06/17 14:31 #

    가장 좋은 것은 폰이랑 통화료 완전 분리...라고 생각합니다만, 당장 시장에 적용할 수는 없겠죠...
  • Dustin 2016/06/16 08:00 #

    개인적으로는 이리저리 답답하고 복잡한 법을 알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미국처럼 좀 단순했으면 좋겠습니다. 보조금이니, 할부원금이니 상관 없이 2년 계약시 $199을 처음에 딱 지급하고 끝나는 식으로요. 물론 그 계약을 어겼을 때는 상응하는 계약 파기 비용을 내는 것은 당연하구요.
    한국에서 폰을 사려니 뭐 이리저리 복잡한게 너무 많아요.
  • 자그니 2016/06/17 14:33 #

    미국도 미국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장중 하나입니다. 주마다 다르고 경계마다 다르고 그래서, 가장 복잡한 것이 미국 통신망 사정이더라구요. 덕분에 두세달에 한번꼴로 IT 잡지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폰 요금 줄이는 법 특집... 전 통화료는 통화료, 폰은 폰대로 따로 샀으면 좋겠어요. 구조가 단순해서 이해가 쉬워야 소비자가 덜 피해보니까요...
  • Dustin 2016/06/17 19:02 #

    그거 좋네요.
    이상한 시장논리나 담합같은 거 치우고, 통신사는 통신사끼리, 기계회사는 기계회사끼리 직접 대결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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