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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4 01:28

시그래프 2016에서 선보인 가상현실 기술들 디지털 문화/트렌드



컴퓨터 그래픽에 관심 있다면 모르지 않겠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시그라프(SIGGRAPH)'는 낯선 이름이다. 1974년부터 열리고 있음에도,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다루고 있는 분야가 컴퓨터 그래픽과 인터랙티브 기술이고, 기본적으론 학술 행사의 성격을 띠고 있는 탓이다.

올해 행사는 7월 24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렸다. 다녀간 사람은 2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규모는 작지만 ‘세계 최고의 컴퓨터 그래픽 축제’다. 시그라프에서 인정받은 CG 기술은 몇 년 안에 게임이나 영화에서 실제로 구현된다.

그렇다면 가상현실도? 맞다. 시그라프 2016에서는, 가상현실의 미래도 볼 수 있었다.



스토리가 있는 VR 영상의 등장

시그라프에선 작년부터 ‘VR 빌리지’라고 불리는 가상현실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엔 이 안에 ‘VR 스토리랩’이라는, 이야기가 있는 가상현실 영상을 따로 모은 코너가 새로 만들어졌다.

여기 선보인 작품은 모두 12편으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전직 드림웍스, 픽사 등의 출신들이 모여 만든 ‘바오밥 스튜디오’의 첫 번째 가상현실 애니메이션, ‘인베이젼’이었다. 360동영상으로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느낌이 독특하다. 기존 영화 문법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물론 가상현실이 시그라프 2016의 메인 테마는 아니다. 시그라프에서 가장 인기 높은 행사는 역시 ‘컴퓨터 애니메이션 페스티벌(CAF)’과 ‘리얼 타임! 라이브’다. 그 밖에도 시그라프에서는 다양한 영역이 함께 다뤄진다. 논문 발표, 영상 데모, 네트워킹 파티, 워크숍(스튜디오)에 잡 페어, 미디어 아트까지.

아트 갤러리에 전시된 ‘가상과 현실 사이에 있는 문’은 시그라프의 그런 면을 잘 보여준다. 이 작품을 잘보면, 문 주변의 센서들이 관람객들의 움직임을 추적해서, 관객이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문 너머의 세계를 실시간으로 만들어서 보여준다. 기술이면서, 영상이면서, 설치 미술이면서, 가상 현실이고, 인터랙티브 아트다.




'Submergence'는 끈으로 연결된 빛구슬들이 각각 독립적으로 빛을 발한다.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며, 마치 내가 하나의 입력 데이터가 되어,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존재 하지 않는 세계에 들어온 듯한 감각의 착각.



촉각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키다


이런 감각의 착각은 여러 곳에서 응용되고 있었다. ‘무한 회랑’ ▼ 이란 이름으로 선보인 기술은, 가상 현실 속 사람 움직임에 벽을 두드리는 촉각을 더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실제로는 같은 자리를 뱅뱅 맴돌고 있지만 자기 자신은 계속 일직선으로 길을 걷는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다.




오큘러스 리프트에서는 장갑 없이도 촉각을 만들어내려는 장치의 개발 제품을 선보였다. 동그란 판에 손을 올려놓고 가상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면, 가상 현실 공간의 물체에 따라 어떤 진동 같은 것이 손에 느껴진다. 그 밖에도 팔이나(Halux) 전신(Synesthesia Suit), 손가락(FinGAR)에 장치를 부착해 감각을 만들어내는 기술들이 여럿 선보였다.


▲ Oculus HapticWave


▲ FinGAR


▲ HALUX


▲ Synesthesia Suit


앞서도 말했지만, 시그라프에 선보인 기술이나 그래픽은 앞으로 몇 년 안에 우리가 실제로 보게 될 것들이다. 하지만 이젠 '본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게 되어버렸다. 가상현실 기술은 CG를 보고 즐기는 것에서, 잡고 꼬집고 만지며 즐기는 것으로 바꾸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때 우리가 만나게 되는 그래픽은, 지금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것이 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하나의 오브젝트에 무게와 위치, 촉감, 냄새 등이 모두 결합된 형태로 만들어진다던가... 하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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