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3 22:14

책상 공간을 넓혀준다는 그 물건, ADR 보드를 장착하다 허접! 뭐든지 리뷰

한 달 전부터 다시, 팔이 조금씩 아팠다. 컴퓨터를 놓는 책상 폭이 좁아, 팔꿈치가 허공에 떠 있는 상태로 사용하는데, 그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았다. 카페에서 작업할 때는 별로 아픈 것을 몰랐으니까. 키보드 트레이같이, 팔꿈치를 지지해 줄 수 있는 제품이 없나 찾아봤다. 

쓸만한 제품은 안 보였다. 대신 옛날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책상 위에 붙여 책상을 넓혀준다는 ADR 보드다. 콘셉트는 마음에 든다. 그런데 2003년 기사다. 아직까지 팔고 있을까? 오픈 마켓에 검색해 보니 제품이 없다. 혹시나 해서 홈페이지에 찾아갔더니, 아직 팔긴 파는 것 같다. 마지막에 올라온 후기 글이 2009년 글이라서 문제지만.

인터넷 주문을 받는 것 같은데, 이 회사가 살아있는지 확신이 안 선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고객센터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런 번호가 없다고 나온다! 아아. 그럼 그렇지. 인터넷의 유령이었구나- 생각하고 포기하려는데, 아쉽다. 이런 콘셉트의 제품이 없다. 홈페이지 하단에 등록된 회사 정보로 전화를 걸었다. 사람이 받는다. 아직 물건 판다고 한다! 만세!

고생 끝에 받은 ADR 보드

물론, 내 인생이 언제나 그래왔듯이, 고생은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신용카드로 주문하려고 했더니 그런 회사 없다면서 결제가 안된다. 응? o_o? 다시 전화를 해 보니 회사 대표가 바뀌는 중이라 그런 것 같다며, 계좌 이체 해달라고 한다. 불안하지만 했다. 체리 색상을 주문했더니 그 색은 없다고, 다른 색으로 바꾸라서 해서 바꿨다. 금요일에 입금을 했는데 수요일까지 물건이 안 온다. 전화를 다시 했더니, 전화를 안 받는다!    

스티커 이미지


그럼 그렇지. 내 인생에 좋은 일이 생길 리가 없지. 35,000원짜리 하나에 좌절해 있는데, 덜렁 문자가 날아온다. '내일까지 휴가 중입니다. 결국 제품은 금요일에 도착했다. 다음 날부터는 내 휴가라서 일요일에야 확인했다는 것이 반전이지만. 

ADR 보드는 책상 위에 붙여 책상을 넓혀준다는 콘셉트의 제품이다. 솔직한 느낌으로, 남은 재고를 계속 판매하고 있는 느낌이긴 하지만... 아무튼 아직까지 팔고는 있다. 도착한 제품의 상태가 썩 좋다고는 말 못하지만, 제품 자체는 튼튼하고 무거워서,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장착 개시.

두께는 2cm 정도. 이 두께만큼 책상 높이가 높아진다.
제품 사이즈는 이렇다.
 
제품에 흠집이 나 있는 등, 관리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제품 자체의 만듦새와 33800원이란 가격을 생각하고 그냥 쓰기로 했다. 어디 가서 3만 원대에 이런 제품 못 산다.
원래 사용하던 책상의 모습. 세로 길이가 40cm 정도로 온갖 꼼수를 다 동원해서 넓혀 쓰고 있었다. 예를 들어 위에 보이는 모니터 받침대의 절반은 책상 바깥으로 나가 있는 상태다. 옆에는 작은 책상을 하나 더 덧붙였다.
상판을 올리고 위치를 잡아주면서

 설치는 아주 간단한다. 기존에 쓰던 책상 위에, 그냥 올리면 된다. 부착용 양면테이프도 같이 샀지만, 컴퓨터나 모니터를 올려놓을 거라면 굳이 없어도 되긴 될 것 같다. ADR 보드 자체의 무게가 꽤 나가서 잘 잡아준다. 그래도 양면테이프로 붙여 주는 것이 안심되긴 한다. 붙이고 나면 책상 모습이 이렇게 바뀐다.

예전 책상 사진
요즘 책상 사진
공간이 늘어났다


5년 전 책상 사진과 비교라서 조금 민망하긴 하지만, 아무튼 책상이 '넓어졌다'. 팔꿈치 받침대를 기대하고 샀는데 책상이 넓어졌다. 물론 넓어진 만큼 양쪽 팔꿈치를 지지할 공간이 확실히 생기기도 했다. 대신 책상이 살짝 높아지면서, 팔꿈치가 조금 위로 올라간 느낌이 든다. 

다른 문제도 생겼다. 좁은 책상을 쓸 때는 몰랐는데, 팔꿈치가 올라가는 책상으로 바뀌고, 날이 더우니, 팔이 책상에 쩍쩍 달라붙는다. 한 문제를 해결하니 다른 문제가 또 등장했다. 그에 대한 해결책은...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라이프 플래너 분이 집에 보내주신 팔 토시. 지금도 왜 그분이 내게 이걸 보냈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팔.토.시..... 흔히 말하는 쿨 토시. 등산/바닷가에 가거나 어머님들이 여름날 팔에 많이 끼고 다니시는 바로 그 제품. 그 제품을 착용하니, 팔이 쩍- 달라붙는 증상을 잡아낼 수 있었다. 

아무튼, 상당히 특이한 제품이다. 책상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그나마 저렴하게 작은 책상이 가지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었다. 그나저나, 이런 유령 같은(?) 홈페이지에서도 정상적으로 주문/배송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더 신기했다. 2003년 출시 이후 광고 하나 안 하는 것 같은데도, 계속 주문/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핑백

덧글

  • 아빠늑대 2016/08/15 12:16 #

    보니까 개인사업이신데... 정말 혼자서 하시는갑더라고요. 전에 사장님이 직접 배송을 하더군요...;;;
  • 자그니 2016/08/15 14:59 #

    헉...;; 어쩌면 개인사업이라 아직 이어져왔겠군요...
  • 아빠늑대 2016/08/15 15:56 #

    제가 구입했을 때가... 보자... 못해도 08년 이전인데 제가 구입할때도 그 '유령 홈페이지'에 "이게 진짜 영업을 하는가?"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더랬죠. 저로서도 그렇게 지금까지도 이어지는게 놀랍네요.

    아무튼 꽤 유용했는데 지금은 떼 버렸네요 어디로 갔는지... 아! 그때 사장님이 하신 말씀이 "일이 있어서 오는 길에 가져왔습니다"라시더군요. 자기차에 싣고... 택배 확인도 안되는 시스템이라서 언제 오나 했었는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랐었습니다.
  • 2016/10/20 16:1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