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트위터에서 유명해진 커피숍이 하나 있다. 이름은 K 커피. '금붕어의 마을'로 유명한 나라현 야마토 코리야마시에 위치한 카페다. 원래 주유소였던 곳을 인수해 그 모습 그대로 카페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 커피숍이 화제가 된 것은 주유소였던 카페여서가 아니다.
... 이 카페에는, 공중전화 안에 사는 금붕어들이 있다.
출처 : K 커피 페이스북 페이지
왜 이런 전화박스를 만들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좋다. 금붕어로 유명한 도시에서, 폐점한 주유소를 인수해 커피를 팔면서, 원래 주유소에 딸려 있던 폐-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해 금붕어 어항으로 만들었다. 멋지다.
물론 실제로 찾아가서 보면, 조금 묘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뭔가 세기말 같은 느낌이랄까. 억지로 자연-을 흉내 낸 페이크 환경의 어항이 아닌, 인간이 만든 사물들 속에서 그대로 헤엄치는, 원래는 그곳에 존재할 리 없는 것들의 모습이 불러일으키는 위화감이다.
영화 AI 에 배경으로 지나가는, 물속에 잠긴 폐허가 된 도시의 풍경을 보는 듯한 느낌.

▲ 옛날 주유소(?)를 개조한 K커피
가끔 라이브나 바자회나 여러 행사가 열리고는 한다
모든 것이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인 탓이다.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새로 건물을 옮기고 그저 화제를 모으고 싶어서 이런 어항을 만들었다면, 그런 느낌은 주고 싶어도 주기 어렵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페이크는 페이크 일 뿐, 원래 그 자리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던 것들을 대신하기 어렵다.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겠지만, 나라를 찾을 일이 생긴다면 한번 들려보고 싶다. 오사카 난바 역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JR 나라 역 바로 전인 JR 고리야마 역에서 내리면 되니, JR 칸사이 패스로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더 들리기 쉬울 것 같다.
아니 이 커피숍뿐만 아니라 이 마을 전체를 돌아보고 싶다. 어떤 도시이기에 이들이 이런 커피숍- 있는 장소를 그대로 활용해 만든-을 꾸릴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던 곳을 재생하는 기획은, 이렇게 이뤄져야 하니까. 한때 광풍이 불었던 뉴타운 같은 것이 아니라.
* K 커피의 홈페이지는 http://kcoffee.jp/ 이며, 페이스북 페이지는 https://www.facebook.com/K.coffee7, 인스타그램은 https://www.instagram.com/k_coffee2014/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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