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생겼습니다. '건전한 출판유통 발전을 위한 출판/유통업계 자율협약'의 시행 세칙에 따라, 전자책 서점에서 판매중인 모든 전자책 대여 기간이 최대 90일로 변경된다고 합니다. 그동안 판매했던 10년, 50년 대여 같은 책이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사실 말이 좋아 대여지 할인 판매에 가까웠는데, 편법 할인을 막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궁금한 것은, 저 자율협약이 뭔지를 모르겠어요. 작년 8월에 있었던 도서 정가제 3년 연장 합의(링크)의 후속 조치일 거라 그냥 짐작만 해봅니다. 교보문고 SAM 같은 경우엔 180일 대여할 수 있는 회원제 서비스인데, 여기와의 계약은 또 어찌 되는 지도 모르겠네요. 교보문고 SAM에는 아직 공지사항이 올라와 있지 않습니다.
뭐, 출판 업계는 대여라는 방식을 옛날부터 악의 축으로 여기고 있었던 것 같기에, 딱히 더 말이 통할거다-라고 보진 않습니다. 애당초 저 협의에 참여한 단체가 정말 독자를 대변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는데요. 장기 대여라는 방법이 실제로는 마케팅 방식으로 이용됐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도 없을테고요. 앞으로 어떻게 하려나 모르겠네요. 충동구매 줄여주니 좋다고 해야 하나요.
... 음, 이건 좋군요. 감사합니다. 리디북스 책장에 책이 1000권이 넘어요. 솔직히 읽은 책은 100권이나 될까요? 이게 다 충동구매... 탓이죠. 연쇄할인마 스팀에 버금갔던 리디북스 덕분.
아직 전자책으로 크게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는 안들려 옵니다. 돈이 되는 분야는 여전히 장르 소설이죠. 일반 도서들은 팔릴 책만 팔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대신 최근 몇년간 붐처럼 이어지고 있는, 전자책으로만 내는 지식 콘텐츠 책들은 좀 더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출판 시장 자체가 커질거라고는 못말하겠습니다. 싸게 못사서 나오는 불만이 아니라, 읽을 만한 책이 없다는 불만이 아니라, 책을 더 많이 읽게 만들기 위해 업계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그걸 보기 힘들어서 해보는 말입니다. 뭐, 90일 대여인만큼 대여료가 확 떨어지는 방법은 고려해 볼 수 있겠네요. 아니면 10만원짜리 책 사면 5만원 페이백! 이런 이벤트가 늘어날라나요.
예, 저 지금 빈정거리고 있습니다. 맞아요. 독자들 의견은 듣는 시늉도 보지 못했던 한 독자의, 빈정거림입니다. 용돈 아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하는. 다음 번엔 자율 협약으로 중고책 유통을 막을 차례인가요?
덧글
저렇게 해서 벌리는 돈이 더 늘어날 거란 생각을 하는걸까요...
어떻게 법을 만들때마다 독서 인구를 폭삭 내려앉히기만 하는지 ㅋㅋㅋㅋ
파이를 늘릴 생각은 죽어도 안하고 어떻게 쥐어짤지만 생각하는 아귀다툼의 민족답습니다.
안그래도 이북 경쟁력 똥망인 상황에 아예 팔다리를 꺾어버리네요.
저같으면 DRM 해제 안되는 국내 90일 책은 아예 사지도 않겠습니다.
도서정가제 같은 악법이 효과를 내는 꼴을 보고 싶지 않거든요.
덕택에 전자책, 중고책 구입을 잘 하고 있었는데 전자책 구입을 줄여준다니 제 통장이 고마워하겠네요.
도서관에 기부금 내고 책 빌려보는 1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