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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7 18:15

쓸모 없는 짓을 계속하기 위해 돈을 법니다 도닥도닥 인생백과사전

며칠 전 시사인에서, 전 3호선 버터플라이 보컬이었던 남상아의 인터뷰를 읽었다. 곧 외국으로 사실상 이민 간다는 그녀는, 이민 가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20년 넘게 음악하면서 많이 버티고 참아왔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한 한국에서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완전히 받아들이게 됐다. 내 취향이 대중과 맞지 않는다는 것, 그 점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물론 내가 가장 잘 알고 지금까지 20년 넘게 해온 이곳을 떠난다는 것이 무척 어렵다. 내가 음악으로 버는 수입으로는 도저히 생활이 안 되고 미래가 안 보였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시절이 하수상할 수록 수익에 대한 많은 유혹이 도사린다. 어떤 이는 '디지털 노마드'라는 책을 냈기에 봤더니, 결국 인터넷으로 하는 네트워크 마케팅이다. 가진 것이 적은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유/무형의 자산이 없으면 할 수 있는게 적으니, 몸이나 간단한 기술로 떼울 수 있는 일을 찾게 된다.

그게 쉬울까. 남상아 같은 이조차 버티지 못했다. 재능과 돈 버는 재주는 다른 문제다. 예전에는 블로그를 해서 돈을 벌 수 있다 꼬시던 이들이 넘쳐났다. 요즘엔 유튜브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승자 독식이라, 그리 만만하지 않을텐데-라고 생각하지만, 어쩌겠냐, 자신이 택한 길인데-라고 생각하며 입을 다문다.

... 그러다, 참 재미있는 사람이 쓴 글을 만났다. '책을 냈습니다. 조금 읽어주시지 않겠습니까'(링크)라는. 글의 내용은, 쓸모 없는 만들기를 계속하기 위해 자신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에 대해 쓴 책을 소개하는 글이다. 정확하게는 책 서문 일부. 책 제목이 아예 '쓸모 없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 : 적당히 살기 위해 버는 방법(無駄なことを続けるために - ほどほどに暮らせる稼ぎ方 )'이다.

글쓴 이는 후지와라 마리나. 유튜버다. 유튜브에서 '무다 쯔꾸리(쓸모 없는 것 만들기)'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어떤 것을 만드냐고? 아래 영상을 보자.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그녀가 만든, 쓸모없는 것 베스트다. 지난 5년간 200 개가 넘는 쓸모없는 발명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냥 지독하게 관심 받고 싶은 사람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진지하다. 쓸모없는 물건을 만들어서 돈을 버는 게 가능한가 싶지만, 음, 유튜브가 있어서 됐다-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실은 그게 잘 안 돼서 주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왜 하냐고? 쉽게 말하자면 창작과 표현의 욕구지만... 자신 안에 있던, 일종의 결핍을 만족 시켜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결국 표현을 하기 = 쓸모없는 물건 계속 만들기-를 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SNS를 하고, 블로그 글을 썼다. 블로그를 보고 원고 청탁이 와서 이제 5개 정도 연재를 하고, 대만에서 개인전도 개최했다고 한다.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작가이자, 발명가이자, 블로거, 유튜버가 된 셈이다.



어쨌든, 그녀는 진지하다. 안정된 생활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자신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알게 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방법에 정리한 것이 그녀가 쓴 책이다. 이 글을 읽으며, 나도 생각을 고쳤다.

쓸모 없는 일이라도 이 정도로 진지하게 노력하면, 어찌되든 얻는 것이 있다. 이런 마음으로 도전하는 거라면, 누구도 걱정하거나 비웃을 자격이 없다-라고. 그게 아무리 쓸모 없는 것이라고 해도. 따지자면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언이 등장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럼 뭐 어떤가.

남을 따라 하는게 아니라면, 자신이 원하는 거라면, 괜찮다. 게다가 의외로, 나중에 써먹을 만한 아이디어가 꽤 보이는 작품들이다. 일본어를 못하니까 그녀의 책을 사 읽을 자신은 없지만, 언제 이 책이 번역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한국에도 그녀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적당히 벌면서 살아가고 싶은 이는 있을 테니까.

... 적당히 벌어 잘 사는 게, 꽤 어려운 일이지만.

덧글

  • nenga 2019/02/18 01:18 # 답글

    생활을 위해 일을 하면서 음악활동도 병행한다는게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도 힘들텐데...
  • 자그니 2019/02/19 17:57 #

    일단 남편 근거지로 가니까요. 뭐, 큰 기대 있겠어요. 다만 최저임금과 주 30시간 노동 얘기하는거 보니, 아르바이트를 구한 다음 남은 시간은 음악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편하게 살려는 기대가 아니라요...
  • 진보만세 2019/02/18 16:19 # 답글

    대중의 박수에는 책임과 보증이 결여된다는 것을 자신이 자각하고 있다면야, 일견 꿈나라같아 보이는 외국의 삶이 더한 경쟁과 눈물로 되돌아 올 수 있음을 알고 이 땅 삶의 배 이상 투자 노력의 자신이 있다면야 응원하지 못할 이유가 무에 있겠습니까만.. 보도한 언론의 심중이 그리 순수하게 보이지만은 않는 이유는 왜일까요..
  • 자그니 2019/02/19 17:59 #

    다들 남상아씨 얘기를 하는걸 보니, 처음 넣은 이야기가 강했나 보네요., 열배까지도 필요없어요. 의식주문제 해결되면, 서울보다 니스 삶이 더 나을 수도 있죠. 한겨레가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인터뷰하진 않았을 겁니다. 사실 언더 뮤지션의 생계는 그 사회 음악 시장 성격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 Barde 2019/02/18 15:56 # 답글

    저런 책을 번역하면 재밌을 것 같기도 합니다.
  • 자그니 2019/02/19 18:00 #

    해주세요.. ㅜㅜ 어쩌면 이 시대 청춘(?)에게 필요한 생존 방법이 담겨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실용적인 책이라고 하네요. 다만 저걸로 ‘성공하는’ 방법이 아니라, 어떻게든 ‘먹고 살 수는 있는;’ 방법 정도라서...
  • Barde 2019/02/19 18:09 #

    제 의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퍼가 와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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