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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17:32

서브 스크립션, 좋은 물건을 싸게 팔면 되는 시대는 끝났다 디지털 문화/트렌드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비즈니스 모델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2010년 화장품 샘플을 골라 배달해주는 정기배송 서비스 ‘버치박스’가 등장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긴 했지만, 구독형 서비스나 물품 구매는 예전부터 있었다. 헬스장 회원권이나 유산균 음료, 신문, 이동통신 서비스와 가정용 인터넷 등이 좋은 예다.

우리는 혼자 쓰기엔 과분한 시설을 돈을 주고 빌려 쓰는 일에 익숙하다. 되풀이해서 사는 물건은 정해진 물량을 사겠다고 약속하고 배달받는다. 다만 할부 판매나, 할부 판매 성격을 가지고 있는 렌탈 사업과는 다르다. 구독형 서비스는 대부분 소비재 성격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공급하기에, 정해진 기간이 끝나면 그냥 끝이다. 물건이 남지 않는다.

최근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이 다시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인터넷 상거래와 모바일 상거래를 기반으로,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모델이 계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IBM이나 MS, 어도비 같은 IT 기업은 물론이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점점 월정액 모델을 채택하고 있으며, 넷플릭스 같은 디지털 미디어 기업에는 아예 기본적인 사업 모델이 되고 있다. 모바일 게임도 다수가 정기 구독 모델을 도입하고 있으며 IoT 가전 및 스마트폰 사업자, 교육 사업, 헬스케어, 자동차, 미용실, 전자 상거래 및 요식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은 지금, 주류가 되기 위한 전환점에 도달했다.




두 가지 서브스크립션 비즈니스 모델

서브스크립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구독형 서비스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정해진 기간 서비스를 정해진 만큼 이용할 수 있다. 보통 기본적인 사용에는 큰 제약을 두지 않고, 부가 서비스가 달라진다. DVD나 블루레이 같은 영상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 넷플릭스나 옥수수, 원하는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는 멜론이나 스포티파이 같은 서비스다. 흔히 ‘회원제’나 ‘가입형’이라고 불리는 거래 방식이다.

가장 대표적인 회사는 포토샵 같은 그래픽 소프트웨어 등을 판매했던 ‘어도비’다. 2013년부터 판매를 중지하고 구독 모델로 전환한 이후, 큰 매출 상승을 거뒀다. MS의 오피스 365도 비슷한 모델을 채용했다. 소프트웨어는 업데이트 및 사후 관리가 중요하기에, 앞으로도 퍼질 수밖에 없다. 무료 배송 및 무제한 영상, 음악 감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 같은 사례도 있다. 최근에는 ‘밀리의 서재’ 같은 무제한 책 구독 서비스도 나왔으며, 기존 무료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한 사례(Medium)도 있다.

다른 하나는 구독형 상거래다. 주로 실제로 받아볼 수 있는 물건이나 방문할 수 있는 장소가 디지털 구독과 연결된 형태다. 원두나 화장품 샘플 같은 일회성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받는다거나, 매일 한 잔씩 무료로 차를 마실 수 있다거나, 매달 한두 벌의 의상이나 가방을 빌릴 수 있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 경우엔 개성 강한 서비스가 많다. 일본의 ‘ONE MONTH MOWA PACK’은 ‘월정액 무제한 주점’ 서비스다. 1개월에 3천엔 정도의 금액이 책정된 카드를 사면, 정해진 기간 안에는 해당 점포에서 무제한으로 술을 포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똑같은 일용품을 배달한다고 해도 특별히 큐레이션 된 상자가 제공되는 일이 많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화장품이라던가(Petit Voir),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책과 소품을 담는다던가(OwlCrate), 마니아 기질이 있는 사람을 위한 제품을 보내준다던가(LootCrate) 하는 식이다.



서브스크립션 모델이 환영받는 이유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달라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상거래의 기본은 한번 팔고/사면 끝이다. 유지/보수는 기본적으로 유료이고 정해진 기간만 무상 처리된다. 고객도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싶어 했다. 문제는 디지털화와 세계화가 진행되고, 물건과 서비스가 너무 많아지면서 생겼다. 너무 많은 물건과 서비스 앞에 우왕좌왕하던 소비자의 요구는, ‘소유’에서 ‘이용’으로 옮겨가고 말았다.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나 비즈니스 모델은 그런 요구를 충족시킨다. 일단 처음 시작할 때 드는 비용이 저렴하다. 다양한 물건을 맛볼 수 있다. 필요하면 전문가가 큐레이션 해 준다. 원하지 않으면 끊거나 바꾸면 된다. 서브스크립션 상자 구독자는 매달 어떤 제품이 올까 기다리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풍족함 속에 자라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딱 맞는다.

기업으로서도 구독형 비즈니스는 매력 있다. 초기 비용은 낮지만, 정해진 기간 계속 돈이 들어온다. 1억 넘는 아마존 회원이 매달 13달러를(일부 회원은 할인), 최근 1억 3천만 명을 돌파한 넷플릭스 회원이 매달 약 12달러를 낸다. 계속 구독형 앱 판매 모델을 장려하고 있는 애플은 2018년 8월 기준 전체 앱 구독 건수가 3억 건이 넘었다고 밝혔다. 이들보다 규모가 훨씬 작아도,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구독자가 있으면 된다.

고객 규모를 확정할 수 있으므로 생기는 이득도 있다. 예측 가능한 시장에선 많은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재고 관리에 유리하다. 다른 매력도 있다. 구독형 비즈니스는 고객의 얼굴을 직접 볼 기회가 되기도 한다. 전기 기타를 만드는 ‘펜더’에서는 ‘펜더 플레이 기타 레슨’이란 구독형 서비스를 내놨다. 기타 구매자의 대부분이 3개월 안에 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서비스였지만, 이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회사는 뮤지션이나 악기점 직원이 아닌 진짜 기타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서브스크립션 비즈니스를 성공시키려면

구독형 비즈니스는 소비자 수요가 소유에서 경험으로 바뀌는 흐름을 포착해서 나온 사업 모델이다. 매켄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 시장은 지난 5년간 100% 이상 성장했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P&G나 세포나, 월마트 같은 기존 소매 업계 강자들까지 뛰어들었다.

쉬운 사업은 아니다. 전에는 한 번 팔고 끝났다면, 이젠 미디어 업계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를 계속 만족시켜야 한다. 한번 구독자는 영원한 구독자가 아니다. 새롭거나 쓸모 있지 않고, 재미가 없으면 가차 없이 해지한다. 이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소비자를 연구하고,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며,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을 높여야 한다. 생각을 항상 소비자에게 맞춰야 한다.

예전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은 해지를 막기 위해 ‘기간 약정’을 하는 대신 보조금을 주고, 이를 어기면 벌금을 물렸다. 이미 가입한 사람보다 신규 가입자를 모집하는 데에 공을 들였다. 반면 새로운 서브스크립션 비즈니스는 기존 가입자를 만족시키는 일에 더 큰 힘을 쓴다. 심지어 필요 없으면 해지했다가 필요하면 다시 가입하라고, 결제 해지조차 쉽게 만들어 놨다. 이런 일에 기분 나쁜 경험을 하게 되면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할인에 의지해 모은 가입자는 할인이 끝나면 떠나지만, 새로운 즐거운 경험이 필요해 찾아온 가입자는 지속적인 재미를 얻는다면 쉽게 떠나지 않는다. 결국, 구독형 사업 모델에서 브랜드/회사와 소비자는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 관계다. 성공한 서브스크립션 비즈니스는, 이 점을 절대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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