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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4 03:12

아이폰 11 이벤트 후기, 애플은 어디로 가는 걸까 애플/아이폰/아이패드





지난 9월 10일 열린 애플 아이폰 11 발표 이벤트에 대한 간단한 후기입니다. 진지한 이야기는 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늦었지만 당일 행사를 보고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일단 혁신이 없었다는 말은 넘어가겠습니다. 앞으로 그거 없을 거라고 얘기한 게 3년전이고, 이미 그럴 단계 지났거든요. 당연히 앞으로도, 지루할 겁니다. 당장 애플 이벤트 자체가 예전만큼 화제가 되지도 않아요.

... 뭐 그래도 10억 사용자가 있는 기기의 신제품 발표니, 안볼 수도 없습니다만.

다만, 이번엔 뭔가, 다른 이벤트보다 더, 조금 얄팍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뭐랄까. 왜인지 눈쌀을 찌푸리게 했던, 어떤 수익을 노리는 애플의 비지니스 마인드...가 더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요. 뭐, 회사가 수익을 노리는 게 이상하지는 않습니다만. 뭔가 좋아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업을 풀어가는 거, 그냥 싫어해서 그렇습니다.




맞아요. 이번 이벤트를 보면서, 장삿꾼과 엔지니어-라고 속으로 이름 붙였습니다. 전반에 아이폰 11 프로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유달리 영상도 많이 틀고, 사람들이 웃지는 않았지만 자꾸 웃길려고 애쓰는 느낌도 들고, 애플 워치 발표회 할때는 감성팔이도 좀 하고.

반면 아이폰 11 프로 발표할 때는 뜬금없이 AP에 대해 장황한 설명... 애플이 기술에 대해 이렇게 늘어놓던 기업이 아니었는데요. 뭔가 어필할 포인트를 잘 찾지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뭐가 그리 애플을 몰아갔는 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폰이 많이 안팔렸거든요.





애플 워치, 완성형이 되다


가장 실망했던 제품은 아이러니 하게도, 기대도 없었던 아이패드 7세대. 뭐 나오는 게 이상하진 않습니다만- 이제와서 A10 프로세서를 채택? 좋게 보면 애플이 앞으로 전개할 구독 서비스의 최저선을 A10 프로세서로 가지고 가려고 하는 구나- 아이폰7 잘하면 장수하겠네- 하고 말할 수 있습니다만-

굳이 따지자면, 교육용으로 내놨는데 뭔가 잘 안되고, 키보드가 필요하단 소리가 들리고, 그러니 기존에 내놓은 스마트 키보드 커버 쓸 수 있게 케이스만 바꿨다-라고 할 수 있겠죠. 그걸로 끝. 교육용 299 달러면 참 싸긴 한데, 펜슬이나 키보드 커버 가격 생각하면 이쪽은 앞으로도 잘 될 것 같지는 않고요-




애플 워치는 이제야 0.x에서 1이 되었습니다. 맞아요. 시계인데 시간이 안보이는 건 이상하죠. 스마트 밴드도 아니고. 그걸 지금까지 몇년이나 참고 참아서야 드디어, 화면이 보이게 된 거니(...). 지난 애플 워치 4세대가 하드웨어 완성도를 높였고, 5세대 와서야 남아있는 중요 포인트 하나를 채웠습니다. 그렇다고 3세대 남기고 4세대 단종은 좀 아니지 않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 4세대를 지금 3세대 파는 가격으로 내렸으면 엄청나게 팔렸을 텐데요.


애플 TV, 애플 아케이드, 쇼크

애플 TV+와 아케이드는 두 가지 의미에서 충격. 하나는 생각보다 가격이 싸서 놀랐고, 다른 하나는 좀 있으면 서비스 시작하는데 뭐 준비된 콘텐츠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서 충격. 그러니까, 지금은 쌀 수 밖에 없다고 해야 하나요. 그러니 새 기기 구입하면 애플 TV 1년 무료-라고 해도 놀라지 않았습니다. 콘텐츠가 없으면 일단 회원 확보라도 해둬야지요.



다시 말해, 애플 TV+에 대해 거는 기대는 0 입니다. 한국에 당장 들어오지도 않겠지만. 애플 아케이드는 시작하면 일단 구독해 보겠지만, 역시 큰 기대는 없습니다. 이벤트에서 보여준 게임 정도로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정말 안이한 거죠. 어차피 추가 애플세 거두려고 시작한 사업인데, 세금 낼 만한 가치가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 사실 서브스크립션 비즈니스 해본 사람들은 아는데, 이거 정말 쉽지 않거든요.


아이폰 11, 이름을 바꾸니 ...


작년 애플은, 결론적으로 전략적 실수를 크게 하나 저질렀습니다. 아이폰 XR 입니다. 아이폰8과 아이폰 X를 동시 발매한 이후, 이게 장사가 되자, 애플은 지금까지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비싼 초고가폰, 보급형 아이폰 투트랙에 + 기타 저렴한 입문폰 조금. 아이폰8 발표때 이게 먹히자, 아이폰 XR 을 발표하면서 슬그머니 가격을 올렸죠.

근데 이게 잘 팔릴 줄 알고, 생산량 절반 정도를 이쪽으로 돌렸는데, 생각보다 잘 안팔리는 사태에 부딪히게 됩니다. 기억하실 분 계시려나요? 작년 말과 올해 초, 많은 미디어에서 아이폰XR은 실은 보급형 스마트폰이 아니다! 그 이상이다! 하는 리뷰가 나왔던 걸요. 그게 다 안팔리는 폰을 팔려는 노력이었습니다.

아무튼 마케팅 드라이브 꽤나 걸었었네요. 어떤 나라는 가격 인하하고, 한국은 중고 아이폰 가격을 좀 더 쳐주면서 아이폰 XR을 팔려고 노력했죠. 결국 아이폰 XR이 올해 단일 기기로는 가장 많이 팔리는 기기가 되었지만, 전체 아이폰 판매량 저하는 못 피해갔습니다. 팀 쿡이 웃으면서 아이폰 XR 잘 팔려요! 하며 말한 것, 어떻게 보면 판매량 저하에 대한 눈속임이라니까요.




애플이 선택한 것은, 아이폰 XR 후속 기종을 아이폰 11, 다시 말해 애플 아이폰 라인업의 정규 계승자로 선포(...)하고, 기존 X 라인업을 '프로'라 부르면서 고가 라인업처럼 보이게 이름을 바꾼 것. 전 좀 전문적인 작업 하는 사람들이 쓰는 기기를 '프로'라 부른다 알고 있었는데, 이제 프로는 '고가 라인업'을 뜻하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하아.

좋아졌나고요? 좋아졌죠. 진작 작년에 이렇게 나왔어야 했는데, 아무튼 카메라 하나 더 달린 아이폰 XR 완성형입니다. 아이폰 11은. 작년에 이걸 빼서 아이폰XR을 보급형으로 전락시킨(...). 아이폰 11 프로? 동영상 찍는 능력에 반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걸로,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만족시킬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지는 모르겠어요.



제게 있어 프로란, 클라이언트가 요구한 것을 만족하게 만들어 납품하는(...) 사람이거든요. 무엇보다 그 인덕션 디자인, 솔직히 이 글에 듀얼 카메라 다다다다 붙은 사진 올린 것도 기분이 안좋은데, 그 3개짜리... 물론 제 문제이긴 합니다만, 보면 속이 안좋아져서, 못보겠습니다. 농담 아닙니다.

... 그러니까 아이폰 11이니 프로니, 판매를 위한 말장난처럼 보여요. 심리적 앵커를 잡기 위한. 그래도 상관은 없는데, 그럼 작년부터 그랬어야지(...).


잘팔리긴 하겠지만, 아이폰 1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아이폰 11이 잘팔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건 대놓고 기존 아이폰 사용자, 그 중에서도 중국(...) 사용자를 노리고 나온 제품이거든요. 1억 정도로 여겨지는 아이폰 7 이전 폰을 가지고 있는, 중국 사용자. 안그러면, 아무리 환율을 감안해도, 50달러 낮아진 아이폰 11을 중국에서 1000위안이나 인하할 이유가 없죠.



북미를 비롯한 주요 시장은 솔직히 더 기대 못하고, 인도를 비롯한 신흥 시장은 애플이 들어갈 구석이 없고(삼성/샤오미 경쟁이 아예 애플이 발딛을 틈조차 없애 버렸습니다.), 중국 시장 판매량에 따라 애플 매출이 흔들흔들 거리는 탓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애타게 사랑한다 외치는 것도, 이해합니다.

... 다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5G 네트워크 상용화 준비하고 있는데다, 경기 불황 + 애국 소비 분위기까지 불어닥쳐서, 판매량이 많이 늘어날 지는 미지수입니다만.




어쨌든 이젠 돈 나올 곳을 찾아 산기슭을 방황하는 한 마리 하이에나처럼 보인다는 것도,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추가 비용을 지출하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듯요. 못하는게 아니라 일부러 아이폰 XR 진화(?)를 늦췄다는 생각까지 합니다. 그래서 씁쓸-하죠.

* 당황했던 때는 두 번, 하나는 애플이 프로세서를 설명하면서 다른 회사 프로세서랑 비교했을 때. 세상에, 애플이 지금까지 안하던 짓을. 다른 제품 신경 안쓰던 애플이. 다른 하나는 마지막에, 갑자기 애플 구형 제품 매입 제도를 설명하는데, 원래 안하던 건데 새로 시작했나? 하는 착각까지.

* 살다 살다 환공포(...) 때문에 제품 살 생각도 안드는 날이 두번째로 올 줄이야. 게다가 하필 둘 다 애플.

덧글

  • 해색주 2019/09/14 11:44 # 답글

    블랙베리 용조도로 아이패드7세대 사려고 생각중입니다. 아이폰은 글쎄 이돈 주고는 못살 것 같데요.
  • 자그니 2019/09/14 16:31 #

    그래서 일본에선 48개월 할부, 24개월 후 다른 기종 구입시 나머지 24개월 무료.. 프로그램을 내놓은 듯 합니다...
  • 로오나 2019/09/14 13:38 # 답글

    아이폰은 발표 전에 유출로 영혼까지 털리긴 했지만 그래도 실제로 저렇게 나온걸 보니 충격적이었습니다-_-;
  • 자그니 2019/09/14 16:31 #

    맞아요. 유출땐 별로여도 실물을 보면 그래도 낫겠지 했는데... 정말 정직하게 나와줬어요... ㅜ_ㅜ
  • widow7 2019/09/14 17:35 # 삭제 답글

    애플이 어떤 모양의 가전제품(?!)을 내든, 삼성보다는 실적도 좋고 현금 쌓아두는 것도 많으니
    애플의 혁신은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애플의 혁신은 기능이나 외형이 아닌, 애플 구입자의 생각을 혁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 우익이 15년전부터 한국 경제 폭망한다 한류 곧 끝난다 한반도 전쟁난다 주문을 외웠지만 뭐 한국 그럭저럭 잘 나가는데
    애플의 혁신성이 사라졌다고 써대는 뉴스는 8년전부터 본 것 같은데 그래도 삼성보다는 잘 팔아대니
    살 거 같지 않은 걸 사게 만드는 그 '구입의 혁신성'은 언제 끝날지 나름 신비롭고도 궁금합니다.
    물론 저는 애플 안삽니다만, 기능이 좋아도 한국제 안사는 일본인이나, 뭔가 구린 거 같아도 사는 애플매니아나 경이롭게 바라봅니다...
  • 자그니 2019/09/15 16:51 #

    댓수로 따지면 삼성이 많고, 수익으로 따지면 애플이 더 좋고... 그럴거에요. 애플은 대신 생태계를 만들었고, 그 생태계에서 추가 세금을 뽑아먹을 방법을 궁리중이죠...
  • 별일없는 펭귄알 2019/09/14 17:46 # 답글

    2014에 출시한 아이폰 6를 조금씩 업그레이드 하며
    아이폰 11까지 내놨네요
    무슨 자동차도 아니고... 혁신은 바라지도 않고
    이젠 좀 새로운 디자인의 아이폰이 나왔으면 합니다
  • 자그니 2019/09/15 16:52 #

    아이폰 6가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일겁니다. 사실 디자인은 8/X 시점에서 바뀐 거긴 한데... 이게 비싸서 안팔리니 세대 교체가 안되고 있어서요. 이젠 4년주기라고 보시면 될듯요...
  • Barde 2019/09/15 01:59 # 답글

    아이폰 11을 살까 싶으면서도 저 돈으로 Xs를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 자그니 2019/09/15 16:53 #

    일단 올해 아이폰7 리퍼가 기타 아시아 시장에 49달러에 풀린 적이 있습니(...). X 시리즈는 단종 결정나면 수거해가서 가격이 별로 안떨어지긴 하는데요... X 중고를 구하셔도 실 사용에선 다른거 못느끼실 거에요...
  • 호에엥 2019/09/19 14:03 # 삭제 답글

    아이폰. 6s 사용중인데 xr 살까했는데 많이 구린가요...?? 11을 사는게 나을까요? 개인적인답변 부탁드립니다
  • 자그니 2019/09/19 14:14 #

    새걸로 사실 경우 가격차가 얼마 안납니다. 그런데 11이 성능은 훨씬 낫죠. 11을 사세요. 11이 정답입니다.
  • 호에엑 2019/09/19 16:52 # 삭제

    답변감사드립니다ㅠㅠㅠ!!!!!!
  • 후엑 2019/09/27 11:11 # 삭제 답글

    아이폰7 나온 직후에 구매해서 지금까지 3년 가까이 쓰고 있는데요
    사실 잔고장 별탈 없이 쓰고는 있는데 가끔 너무 느린가 싶은 생각이 요즘 슬슬 드네요
    이번에 11 나오면 갈아탈 메리트가 있을까요? 조언 여쭤봅니다 ㅠㅠ
  • 자그니 2019/09/28 00:12 #

    더 빨라진 앱 실행, 더 좋아진 사진...정도의 메리트입니다. 사실 바꿀 메리트는 있지만, 잔고장 없고 앱 실행에 별 문제 없으시면(배터리 포함), 굳이 갈아타야할 2년은 더 쓰실 거에요. 다만 사진에 욕심이 생긴다거나 하시면, 바꿔도 되겠지만... 1~2년 있다가 생각하셔도 괜찮습니다. 5G 문제도 있고 이번 노치 디자인을 언제까지 쓸지 아직 모르겠거든요. 아이폰7은 애플 아케이드 지원 기본 스펙이라 꽤 장수할거에요-
  • 쏭’s 2019/10/12 07:57 # 삭제 답글

    아이폰 6s 약 4년째 사용중입니다. 그립감과 디자인이 넘 익숙하고, 성능도 기본적인 것만 사용하는 지라 큰 무리 없이 사용중입니다. 그런데, 배터리 문제로 교체할까 고민중입니다. 최신폰을 사야 할지, 그냥 중간 시리즈를 사야할 지 고민이네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 자그니 2019/10/13 02:16 #

    큰 문제 없다면 내년에 나올 아이폰SE2를 추천합니다. 아이폰8 크기(=아이폰6s와 동일)에 A13 프로세서를 달고 있을 예정입니다. 가격도 아이폰 11 반값이고요...
  • 장긍정 2019/10/16 00:46 # 삭제 답글

    현재 아이폰6 사용중인데 베터리 교체로 서비스센터에 갔더니 액정도 조금 깨졌다고 수리비만 거즘 30이고 폰도 노화되서 바꾸는게 낫다고 하더라구요ㅠㅠ 이것만 아니면 시리즈 중 디자인도 제일 마음에 들어서 2년 정도는 더 쓰고 싶은데 ... 보니까 xr도 아닌 것 같고... 바꾸게 된다면 아이폰11이 나을까여 아님 기다렸다가 아이폰SE2가 나을까여 ㅠ 자문을 구해봅이당 ㅠ
  • 자그니 2019/10/16 02:37 #

    아이폰11은 XR과 사실상 동일 디자인입니다... 아이폰6가 맘에 드셨으면 아이폰se2를 기다려 보세요. 399 달러 정도에 나올거라니까요... 아이폰6는 바꾸기는 바꾸셔야 합니다. 다만 홈버튼이 터치식으로 바뀐 거는 감수하셔야 하고요..(이것때문에 아이폰6 시리즈에 계속 계신 분들이 계셔서...) 카메라 많이 쓰시면 아이폰11로 가시는게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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