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일본 도시바에서 한 방울의 혈액으로 대장암 등 13가지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 장비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시간 안에 99% 정확도로 초초기 단계(스테이지 0) 암까지 잡아낼 수 있다고 하네요. 2020년부터 실증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하고, 치료가 아닌 진단 기기 특성상 생각보다 빠르게 상용화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방법은 '마이크로 RNA(miRNA)' 갯수를 조사하는 겁니다. 인간 유전자 가운데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유전자를 RNA라 부르고, 그 중 세포 내 유전자 발현 과정에 영향을 끼치는 RNA가 있는데요. 마이크로 RNA는 다른 RNA(mRNA)와 결합해 유전자를 조절하고, 세포의 다양한 기능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뭐, 여기는 좀 어려운 이야기니까 넘어가고요. 중요한 건, 이 마이크로 RNA는 2600 종류가 있는데, 그 숫자가 항상 일정하다고 합니다. 암환자 같은 경우에만 특정 마이크로RAN 숫자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 특정 마이크로 RNA 숫자를 파악해서 암에 걸렸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하네요.
이번에 도시바가 만든 장비는, 그 마이크로 RNA 숫자를 간단히 파악하는 기기입니다. 도시바 혼자 연구해서 만든 장비는 아니고, 도쿄의대와 일본 국립암센터와 함께 개발했습니다. 음, 따지자면 2001경 miRNA가 발견되고, 일본 국립암연구센터에서 miRNA 검사로 암 진단이 가능하단 논문을 발표한 것이 2008년, 그 논문을 바탕으로 2014년 센터 및 기업, 대학 등 17 기관이 참여해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이번 기기는 그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프로젝트는 2018년 종료).
같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도레이도 지난 6월에 검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도시바 혼자 이런 기기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니란 말이죠. 다만 도레이 기기는 먼저 나온만큼 도시바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합니다. 진단 가능한 암은 유방암, 췌장암, 난소 암, 전립선 암, 식도암, 위암, 대장 암, 간암, 담도암, 방광암, 폐암, 뇌종양, 육종암 등 13가지입니다.
이제 기기 개발하고 2020년부터 시험에 들어가는 만큼, 아직 마음 놓을 단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기술이 상용화되면, 그걸 의료보험 지원 받아서 검사할 수 있다면(지금도 생애주기 암검진 하는 것처럼), 앞으로 암은 많이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실용화시키는 곳이 일본인게 좀 얄밉기는 하지만(...). 내시경이나 X선 사진으로 잡지 못하는 암까지 잡아낸다니, 기대는 됩니다.
다만 이 검사도 한계가 있습니다. '무슨 암이 걸린 듯 합니다'는 알 수 있지만, 정확한 부위를 알 수는 없기에, 그건 또 암이 걸렸다고 확인되면 따로 검사해 봐야 한단 말이죠.
아무튼, 2016년인가, 도시바 메디컬 매각하고 이 바닥에서 완전히 손 뗀줄 알았는데, 또 이런 걸 개발해 내는 걸 보니 신기합니다. 한국에서도 마이크로 RNA 연구는 잘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도 이런 기술 빨리 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슬슬, 저도, 암이 조금씩 무서워지는 나이거든요. 친구들이, 암으로 쓰러지는 걸, 보니까요...




덧글
일본이 이런 기술면에서는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