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개선은 의외로 오래된, 하지만 지독히 나아질 점이 보이지 않는 사업입니다. 뭐랄까. 상하수도 및 수세식 화장실 설치라는 패러다임 쉬프트는 100여년 전에 이뤄졌는데, 거기서 딱히 더 나아진 점은 찾기 힘들다고 할까요. 그런 화장실에, 이상한 개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바로, 가상현실 기기 설치입니다.

아마도 재미로(?) 만든 것이 분명한 이 화장실 샘플은, 무려 P&G에서 CES 2020에 선보인 화장실입니다. 정확히는 P&G의 브랜드 차민(Charmin)에서 선보인 샘플. 이름은 바이피(VIPEE). 생긴 것도 화장지처럼 생겼고, 안에 무려 '오큘러스 리프트S'를 장착했습니다. 제작 목표는 '궁극의 화장실 체험'.
아니 솔직히 말해, 이런 변화 환영할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 남자들이 화장실에서 VR 헤드셋으로 자연풍경(...)을 볼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하아... 이거 뭔가 악취미야. 게다가 화장실내에 서라운드 스피커라니. 무슨 변비를 장려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뭐, 마음은 이해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어찌 길이 보이지 않는 거겠죠. 실제로 이번 CES 2020에는, 황당한 화장실 관련 발명이 넘쳐났으니까요. 예를 들어 화장지를 배달해주는 로봇 '롤봇'이나, 자동 청소 기능을 갖춘 '네오레스트 NX2 인텔리전트(Neorest NX2 Intelligent)라는 12,800 달러(한화 1,490 만원)짜리 변기도 나왔으니까요.

▲ 네오레스트 NX2 인텔리전트
오해하지 마세요. 실제 저런 화장실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 있군요
이 변기를 살 정도의 사람이라면...
오해하지 마세요. 실제 저런 화장실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 있군요
이 변기를 살 정도의 사람이라면...
그 밖에 스멜센스-라고 해서, 악취가 규정치를 초과하면 경고 신호를 내는 장치도 선보였다고 합니다. 으하하. 차민 너네 미... 뭐, 이런 연구가 필요없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만들었던 것처럼, 음성 유언장을 남기기 위해 에디슨이 축음기를 고안했던 것처럼, 개발된 기술의 쓰임새는 언제든지 발견될 수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말입니다. 이제 이그노벨상처럼 이그CES(IgCES) 상이라도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마침 보이는 것도 비슷하니 LG에서 스폰서라도 하면 딱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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