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한 폐렴이라고 불러야할까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불러야 할까요? 아무튼 요즘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 바이러스 덕분에, 뭔가 징조가 보이고 있습니다. 원격/자택 근무에 대한 필요성이랄까요. 그리고 그렇게 해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로봇에 대한 관심입니다.

위에 보이는 못생긴 로봇은, 이번에 미국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투입된 로봇입니다. "감염 위험으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고,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됐다고 하는데요. 사실 모니터와 화상 카메라 등이 붙어 있는 간단한 장치입니다. 이동형 화상회의 장치, 또는 디지털 아바타라고도 불렀죠.
그러니까, 저 모니터에 화상회의 상대방 얼굴을 보여주고,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로 대화 상대 얼굴을 찍어서,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겁니다. 간단하죠?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요 몇 년간 여러 나라에 화상회의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어서(이게 다 클라우드 서버 덕분에, 회상회의 장비 가격이 급속히 떨어진 탓입니다), 한번 화상 회의에 익숙해진 사람은 이런 로봇을 사용해서 검진하는 방법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로봇이 가지는 장점은, 원격으로, 자택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굳이 자신을 위험한 상황에 노출시키지 않고도요. 위 사진은 중국 항저우에서 실증 실험이 개시된, 전력 케이블 점검 로봇입니다. 5G를 이용해 이용자 VR 헤드셋과 로봇의 시야를 연결하고, 굳이 케이블구에 들어갈 필요없이 점검할 수 있는게 장점입니다. 물론 문제가 생기면 사람이 출동해야 하겠지만- 감시와 점검이라면, 이 정도로도 별 문제가 없죠.
아예 점검까지 로봇에게 맡겨버릴 날이 오긴 오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최종 검토하는 건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 누군가,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로봇이 점검해서 OK 했는데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겁니까(...). 모든 시스템에서 오류 가능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언젠가는 반드시 생긴다) 생각해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은 결국 인간(과 조직)이 맡아야 하니까요.

이런 원격/재택 근무를 위한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위 그림은 '포털'이라 불리는, 가내 원격/재택 근무 시스템 장비입니다. VR 기술을 이용해 원격 근무를 해도, 사무실에 있는 듯한 환경을 유지시켜 준다고 합니다. 일할 때 굳이 VR 헤드셋을 쓸 필요는 없겠지만, 앞으로 어떤 근거리감을 만들어줄 장비를 계속 발전하게 될 겁니다.
이번 우한 폐렴 사태는, 세계화로 인해 서로 밀접히 맞물린 세계가, 더 큰 위험에도 함께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시에 단순한 최적화가 얼마나 위험한 지도 말해줍니다. 이런 위험이 앞으로 계속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걸 감안하고, 지구 환경이 사람이 살기 안좋게 변해가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이런 장비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 될 수 밖에 없겠죠?
뭐, 현실은 전화도 하기 귀찮아서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투닥투닥하는게 전부이긴 하지만 말입니다(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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