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다니다 보면, 힘들어질 때가 있습니다. 고령이신 관계로 오래 걷지 못하시는 데, 여행할 때야 제가 운전하면서 잠깐 내려서 구경하시고 그러니까 상관없지만, 중간 중간 먼 거리를 걸어야 하는 일이 생길 때입니다. 작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터미널과 터미널 사이를 걸어서 이동해야 했는데, 중간에 꽤 난감했던 기억이.
... 요즘 공항은 너무 넓어서(+중간에 있는 상점가), 고령자가 이용하기엔 좋지 않습니다.
그런 불편함을 해소해줄 이동 수단이 등장했습니다. 일본 모빌리티 스타트업 윌(Whill)이 하네다 공항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자율주행 휠체어입니다. '윌 자동 운전 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해야겠네요. 자율주행은 휠체어 한 대의 문제가 아닌, 운영 솔루션이 결합되어야 하는 거니까요.

도입 목적은 코로나19를 맞이해 사회적 거리 두기 용도-라고 합니다. 혼자 걷기 힘든 사람도, 도움 받지 않고 혼자 이동할 수 있도록 하면, 상호 접촉을 줄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음, '좋은' 핑계처럼 들립니다만. ^^;;
이용료는 무료, 이용 방법도 터치 한 두번이면 끝나고, 이용자를 목적지에 데려다준 이후, 자동으로 돌아오는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운전에는 이미 스캔한 공항 내 실내 지도를 사용하며, 공항 시설에 다른 장치를 설치할 필요가 없는 것도 장점. 앞에는 카메라 2개, 뒤에는 라이다 센서가 하나 설치되어 있습니다.
휠체어 뒤에 수납 공간이 있어서, 가방이나 캐리어 등을 넣어둘 수 있습니다. 다만 대형 캐리어 수납은 어려울 테니, 출입국 심사대를 지나기 전에 쓰기는 - 다시 말해 터미널 사이 이동할 때 쓰기는 조금 어렵겠네요. 아무래도 출국 승객 한정 자율주행 휠체어 일 듯 합니다.
일종의 실증 실험인 셈입니다만- 이런 테스트를 거치면서, 여러 곳에 퍼질 수도 있겠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에도 필요할 것 같고요.
출처_비즈니스 인사이더 재팬
덧글
고령자 분들의 말을 잘 알아들을만큼 인공지능 시스템이 얼마나 받혀주느냐가 관건이겠습니다.
이거보니 일본에서 본 것중 꽤 인상깊었던 일이 떠오르는데
도심 번화가의 주말 점심시간, 즉 가장 복잡한 시간에, 잘 차려입은 젊은 분이 휠체어타고 식당가를 돌아다니고,
사람들 모두가 아무렇지 않게 길 비켜주며 잘 다니던것이었죠.
그걸 놀란듯이 쳐다보는 건 외국인인 저 뿐이더군요..
그런 복잡한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다닐수 있다는게 꽤나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나는군요. :)
사실 한국만큼 길거리에 장애인이 안보이는 나라는 드뭅니다. 그 분들이 다니기 불편해서 그렇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