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기하고 조금 으스스한 소식입니다. 에스토니아에 본사를 둔 전쟁 로봇 제조사, 밀렘 로보틱스에서 새로운 전투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이름은 타입 X RCV(Type-X RCV). 저기 위에 보이는 사진의 몸통 부분입니다. 장갑차처럼 생겼죠.
위에 붙은 건 CPWS II(Cockerill Protected Weapons Station Gen. II)라 불리는 포대입니다. 이 로봇 자체가 모듈식이라, 다른 부품을 서로 뗐다 붙였다 해서 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회사 주장에 따르면, 무인 전투 로봇을 위해 만들어진 최초의 차량 형태 부품이라고 합니다. 무게는 12톤 미만. 헤비 리프트 헬기나 낙하산을 이용해, 전장에 바로 떨어뜨릴 수 있게 하기 위해 가볍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론 AI와 원격 조작 시스템의 조합으로 운영되며, 작전을 보조하거나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더 큰 포탑도 설치할 수 있지만 일단 현재 포탑 형태가 최적이라고 합니다. 상정된 주된 용도는 호송 방어와 경계, 또는 기본 방어.

밀렘은 원래 무인 지상 차량형 로봇 테미스(THeMIS)로 알려진 회사입니다. 유럽에서 실제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회사의 목표는 장기적으론 모든 전투 차량을 로봇 차량으로 바꾸는 거고, 이번 타입 X 프로젝트는 완전 자율 운행까지 가능하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IFK라는 다른 차량을 원격이나 자율 주행으로 바꿀 수 있는 키트를 함께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아직 상용화가 된 상태는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우린 여러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무인 호송 차량이 움직일 때, 그 앞과 뒤를 타입 X 전투 차량이 호위하거나 그러는 거죠.
이미 상용화된 군사용 드론에서 알 수 있지만, 로봇은 군인들이 짊어질 위험을 덜어주고, 좀 더 효과적이며,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드론과 무인 장갑차, 무인 포대가 투입되는 미래 전쟁이란 건,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까진 사실상, 드론이 투입된 전투는, 전쟁이라기 보다는 하이테크 기기를 이용한 일방적 사살에 더 가깝습니다. 우리가 하이테크 기술을 가진 입장이라면, 당연히 우리를 지켜줄(?), 우리 목적을 달성하게 해줄 좋은 수단이지만, 기술을 가지지 못한 입장이라면?
상대를 찌르는 칼은 나를 찌를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고민됩니다. 어릴 적 상상하던 물건들이 자꾸 현실에 등장하는데, 기뻐하기보다 두려움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언젠가 저걸 시위 진압에 동원하는 미치광이 정치가가 나타나지 말란 법도 없으니까요,
* 출처_밀렘 보도자료
덧글
전차같이 생겼는데 저건 냉전 초 쓰인 센추리온 같이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