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드센스




2020/07/30 19:53

멀쩡한데 이상해서 실패한 스마트 제품들 디지털 문화/트렌드





모든 성공한 기업은 흑역사가 있다. 아니, 흑역사가 있는 기업이 성공한 기업이다. 망할 뻔하다 성공하면 흑역사가 되지만, 실패하면 그대로 망하니까. 우리 삶도 그렇듯이, 흔들리지 않고 성장하는 기업은 없다. 대박 날 줄 알았는데 쪽박을 차기도 하고, 쪽박날 줄 알면서도 제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정말, 실패한 제품은 참 많다. 멀쩡한데 때를 잘못 만나 실패한 제품들도 있고, 다 좋은데 너무 비싸서 실패한 제품도 있다. 사실 괜찮은 제품인데도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비싸서 망하는 경우가 제일 많다. 가끔, 멀쩡한데 이상해서 실패한 제품도 있다.

… 그러니까, 지금부터 적을 이 제품들은, 못생겨서 망했다.



업그레이드의 역설




디지털 제품이 못생겼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겉모습이 이상하다는 말일까? 실제로 겉보기가 좋지 않아서 실패한 제품은 많다. 예를 들어 모토로라 ROKR E1이 그렇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기 전에 발표된, 세계 최초로 아이튠즈를 사용할 수 있었던 휴대폰이다.

어찌보면 아이폰의 배다른 선조라고도 볼 수 있고, 실제 2005년 애플 공식 이벤트에서 발표된 제품이기도 하다. 출시 전엔 꽤 관심을 받았는데, 나오자마자 완전히 망했다. 쓰기도 불편하고 못생긴 폰을 아무도 사지 않았기 때문이다. 휴대폰이라 생각하면 그냥 그런데, 아이팟과 비교하면 겉도(디자인) 속도(UI) 진짜 못생겼던 제품.

… 이 제품으로 인해 화가 난 스티브 잡스가 직접 휴대폰을 만들기로 결심해서 아이폰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므흣).

가만 보면 이상하다. 어떻게 이런 디자인을 가진 제품이 실제로 나올 수 있었을까? 당장 내부 결제도 통과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이상한데, 이해못할 일은 아니다.

업그레이드의 역설이라고 불리는 문제가 있다. 디지털 제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다. 많은 스마트 기기는 매년, 기본적인 기능은 크게 다르지도 않은 제품에,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해서 신제품이라고 내놓는다. 때로는 신제품을 내놓기 위해 기능을 추가하기도 한다.

ROKR E1을 만들던 모토로라는 그런 식으로 접근했다. 아이폰처럼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단순히 기존에 있는 휴대폰에, 아이튠즈로 음악을 넣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거다. 사람들이 왜 아이팟에 열광했는 지도 모르고.




기본이 안된 제품


반대로, 너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서 실패하는 스마트 기기도 있다. 2010년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내놓은 KIN 스마트이 그렇다. 쿼티 키보드와 윈도 모바일 시스템을 탑재한 이 폰은, 하드웨어 명가인 MS에서 직접 만드는 첫번째 스마트폰이라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가격도 2년 약정일 경우 50달러 정도로 저렴한데다 사각형의 매우 특이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이 제품을 개발하는데 들어간 돈만 해도 약 10억달러. 하지만 시장에선 정말 처절하게 실패했다. 어느 정도냐고? 판매 두달만에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왜? 이 제품은 스마트폰이면서 스마트폰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폰이 저렴해도 기본적인 기능은 갖춰야 한다. 이 제품은 그런 균형을 잃어버렸다. 앱이 너무 없어서 SNS 서비스를 제외하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장난감처럼 생긴데다가, 트렌드와는 다르게 두께도 두꺼웠다. 아무리 돈을 들여도 균형 잡힌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 들리는 말로는 내부 직원들도 이 제품이 실패할 걸 알고 있었다고 한다. 알면서도 다들 말 못했다고.



특이해서 실패하다


너무 특이해서 실패한 제품도 있다. 디지신츠 아이스멜은, 오감중 하나인 후각을 자극하는, 그러니까 냄새를 재현하는 장치다. 장치에 내장된 128가지 향기를 조합해 웹사이트에서 지정된 향기를 재현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인터넷 쇼핑을 할 때, 그 제품의 냄새까지 미리 맡아볼 수 있다는 거다.

문제는 … 이렇게 상어 지느러미처럼 생긴 제품을 원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게다가 제대로 향기를 재현하지도 못했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 못생기기까지 했다. 제품을 내놓은 용기가 대단하다. 투자 문제가 걸렸을 수도 있지만.





아이패드용 영상 통화 장치도 있다. 아이투아이라는 기기다. 간단히 아이패드를 끼우기만 하면, 손대지 않고 편리하게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옛날 SF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생겼다. 그렇지만 ... 누가 이런 걸 책상에 올려놓고 싶어하지? 뭐, 그런 사람이 있긴 있었다. 나중에 상단에 조명장치를 추가해서 2세대까지 나오긴 했다.


유명한 실패작들


잘 알려진 실패작도 있다.
가장 유명한 실패작이라면 역시, 구글 글래스와 세그웨이다.





구글 글래스는 AR 웨어러블 안경 붐을 일으킨 기기다. 처음에 발표됐을 때는 그만큼 신선했고, 새로운 미래가 다가오는 느낌을 줬다. 문제는 … 구글 글래스가 꼭 필요한 이유를 못찾았다. 더불어, 이 안경을 착용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생각 못했다.

기술에 집착해서, 기기를 사용할 사람들을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내가 쓰긴 정말 좋은데, 니가 쓰니 왜 이리 불만이 많아? 라고 개발자들이 말하는. 연구실 바깥으로 나온 기술이나 제품이 살아남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인생은 실전이니까. 구글 글래스는 그래도 살아남긴 했다. 산업용 버전으로 재출시되어, 다시 쓰일 곳을 찾는다.





세그웨이는 … 먼저 묵념을 올리고 시작하자. 2020년, 드디어 생산이 종료됐으니까. 다들 잊었겠지만, 사실 세그웨이는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처럼 세계를 바꿀 수 있는 그런 기기라고 알려졌었다. 최고 시속 20km에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 사람이 걷고 생활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지도 모른다고. 그런데 나와보니… 그냥 서서 타는 전기 스쿠터.

세그웨이의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비싼 가격도 비싼 가격이지만, 이 제품을 타고 있으면 사람들이 게으름뱅이 보듯 쳐다 본다거나, 돈 자랑하는 것처럼 봤다. 다시 말해, 너무 튀었다. 대중교통과 연동해서 움직이는, 21세기 도시 생활 스타일과도 맞지 않았다.






세계는 넓고 실패작은 정말 많다. 누구나 자기만의 흑역사를 품고 있다. 하지만 실패 없는 삶이, 실패 없는 기업이 어디 있을까. 많은 실패작이 없다면, 성공작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실패작을 꼭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실패는 우리 모두 한다. 어떻게 다시 일어나는 가가 다를 뿐.

덧글

  • 냥이 2020/07/30 20:06 # 답글

    구글 글래스는 일반인한테는 망했지만 기업용으로는 나온다는것 같은데 가격은....
  • 자그니 2020/07/31 05:49 #

    작년인가 기업용으로 나오고, 공항 같은 곳에서 쓰는 것도 확인하긴 했습니다만... 아직 결과를 모르겠어요. 그 돈 주고 살 회사가 있었을 것 같지는 않고...
  • 소시민 제이 2020/07/30 21:47 # 답글

    구글 글래스는 좀 스타일만 바꾸면 사펑처럼 보여서 멋질거 같은데요.....
  • 자그니 2020/07/31 05:49 #

    앞에서 볼 때 상대방 눈동자를 가리기 때문에, 일단 상대가 안좋아합니다...
  • 채널 2nd™ 2020/07/30 23:54 # 답글

    닥치고 안전빵만 주구장창 외치는 나라, 우덜 남조선이 있다.

    모든 실험(매출?)은 직전 실험(매출?)에 비해서 -- 무조건 -- 향상이 있어야 하고, 성과는 "마이너스" 따위 노인정,,,,,,,

    오로지 발전 밖에 할 수 없는 나라에서 산다, 이런 간지나는 나라에서 산다

  • 자그니 2020/07/31 05:49 #

    한번만 더 반말 댓글 다시면, 차단합니다.
  • 천하귀남 2020/07/31 13:31 # 답글

    세그웨이는 그 사장 본인이 세그웨이 사고로 사망한 상황이고 저런 타입이 배터리 부족상황에서 안정적이지 못한 구조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자체 안정성 면에서는 킥보드 형태가 제일 좋아보입니다.
    실제로 수년전 그런 개인이동기기들 초기에는 안양천에서 출근할때 세그웨이 비슷한 투휠들 많았는데 불과 1~2년 사이 킥보드로 다 바뀌더군요.
  • 자그니 2020/07/31 18:32 #

    아직 소개 못했는데 이번에 나온 나인봇 킥보드도 괜찮아 보입니다.지하철 타고 다니는 사람에게 딱일듯요
  • 은이 2020/07/31 08:51 # 답글

    세그웨이는 기술적 과도기의 개념 실증기 포지션이면 완벽한데..
    그걸 무리하게 양산했으니, 마치 건ㄷ을 양산하다 경제가 파토나서 패배하는 연방군 같은게 아닐까요 ㅎㅎㅎ
    짐(중국산 탈것)을 양산해야지! (?!)
  • 자그니 2020/07/31 18:33 #

    뭐랄까. 처음부터 휠체어(...) 컨셉으로 나왔으면 더 좋았을듯 해요. 미국에 생각보다 전동 휠체어 인구가 엄청나서...
  • 핑크 코끼리 2020/07/31 09:08 # 답글

    KIN 스마트폰은 처음보는 물건인데 디자인은 제 눈에는 괜찮아 보여서 찾아봤습니다, 얼마나 두꺼운지. 수용 못할 정도의 두께는 아닌 것 같은데, 앱 생태계가 정말 최악이였나봅니다. 가격이 가격인지라 좋은 키즈폰 같아 보이네요
  • 자그니 2020/07/31 18:34 #

    앱이 그냥 없었습니다. 당시 MS는 개발자들에게 외면받는 생태계였거든요. 내놓으면서도 내부에선 망할 거 알고 있어서, 내놓고 안팔리니까 그거 핑계로 재빠르게 철수했다는...
  • 무지개빛 미카 2020/07/31 09:40 # 답글

    구글 글레스는 버리기 넘 아깝죠. 더 개발해야 합니다. 안경처럼 쓰고 다니는 스마트 폰을 만드는 시대가 와야 할 때 조상님 격이 될테니까요.

    그나저나 아이페드용 화상통화장치.... 저거 좀 매력적이군요. 단순히 화상통화 장치가 아닌 저걸 이용해 간이 인터넷 방송용 장비로 만든다던가, 아니면 아주 튼튼히 만들어 산업현장 및 각종 위험지역의 체크포인트용도로 만들면 상당히 수요가 많을텐데.
  • 자그니 2020/07/31 18:36 #

    저때 더 개발하거나, 2~3년전에 나왔다면 지금 다시 살았을 지도 모릅니다. 근데 5년 전에 나와서... 지금은 아이패드용 비디오 제작 스튜디오로 업종 변경(?) 했습니다. 여기 참고해주세요. https://www.seeitoi.com/
  • 지나가다 2020/07/31 23:37 # 삭제 답글

    세그웨이는 사장이 세그웨이타다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것만 생각납니다.. 크게 관련은 없지만 이후 샤오미에 매각되어버렸죠.
  • 자그니 2020/08/01 02:22 #

    5년 시차가 있으니 큰 관련이 없긴 하죠... 죽은 CEO도 원 사장은 아니고 인수한 사장이었을 거에요... 흠흠...
  • 과제 2020/10/23 20:55 # 삭제 답글

    과제 참고하는 데에 많이 도움 되었습니다 ^^ 잘 읽고 갑니다!
  • 자그니 2020/10/24 04:30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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