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로지텍 AS 센터에 전화했다가, 니가 떨어뜨려서 고장 난 거면 수리 못해준다. 우린 교환 밖에 없다. 유상 수리도 못해준다. 뭐 이런 얘길 듣고, 아니 산 지 2개월 밖에 안된 키보드를 이렇게 버려야 하나? 하고 생각하다- 천하귀남님 댓글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안 쓰는 키를 뽑아 쓰긴 무섭지만, 전 벌써 3개나 산 거잖아요? 당연히 첫 번째(...) 키보드가 창고에 처박혀 있습니다. 사실 이 키보드가, 청소해준다고 키를 뽑다가 H 키가 맛가는 바람에 못 쓰게 된 제품인데... 거꾸로 생각하면, 남는 부품이 몇 십 개 더 있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죠.
뭐, 어차피 다 버리게 된 셈이니, 시도해봤습니다. 에스키모님의 13년전 글(링크)을 보며 펜타그래프 키보드 키 분해 방법에 대해 참고했고요. 아무튼 복잡하게 진행할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무난히, X 받침대가 뿌러지지 않게 구 키보드에서 CTRL 키를 뽑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번째 키보드에 꾹꾹 눌러주니, 그냥 들어갑니다. 이게 분해해서 끼우고 조립할 생각이었는데, 필요 없게 됐네요. 원래 휴대용 펜타그래프 키보드 키는 좀 잘 떨어지는 편이라, 평소에 떨어지면 방향 맞춰 붙이고 끼우는 식으로 수리해서 쓰곤 했습니다. K380에도 그냥 먹네요.
그래서 다시 키보드 부활 완료. 키감도 멀쩡합니다. 문제가 된 X받침대를 교체해 준거니까요. 저도 할 수 있는 걸 AS 센터 전문가들이 못할리 없고, 부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간단한 수리일 겁니다. 그런데 안해주죠. 부품만 팔아도 될텐데, 역시 안합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 소모품이라고 주장하니까요(애플 키보드 등을 웬만하면 안 사는 이유입니다.).
아무튼 키보드 2개가 생겼습니다. 이젠 고장나도 걱정 없네요. 대체품이 있으니까요. 그래도 언제까지, 이렇게 수리할 수 있는 제품을 버리게 만드는 문화를, 뻔뻔하게 이어나갈 건지, 궁금합니다. 정 안되면 알리에서라도 부품을 좀 팔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수리할 수 있는 건, 수리해서 쓰게요.
덧글
예전엔 되도 않는 영어로 외쿡 본사에 메일 넣어서 이거 입금 어떻게 해야되나 하다가 쿨하게 보내줄게 하면 절하곤 했던 기억이..
정말 감사합니다. k380 키보드 하나 살렸네요.
택배아저씨의 패대기를 당해서 받자마자 덜렁거리네요. ㅜ..ㅜ
저도 적당히 쓸만 하네요.
덜렁거리는 오른쪽 쉬프트가 제 키보드의 개성(?)인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