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1 23:59

올디지털 CES 2021을 즐기는 방법 디지털 문화/트렌드



두근두근, CES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예전에는 소비자 가전 쇼(Consumer Electronics Show)라고 불렸다가, 이젠 공식적으로 CES라고 불리는 대형 기술 전시회인데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소비자 가전과 기술에 중점을 둔 이벤트입니다. 매년 1월에 열리기에, 그해 기술 트렌드를 미리 보기 딱 좋은 행사이기도 합니다.

1967년부터 시작됐으니, 역사도 오래됐죠? 2021년에 열리는 CES 2021은 51번째 행사입니다. 개최 기간은 2021년 1월 11일부터 14일까지고요. 개최 장소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 아니라, 온라인입니다. 예,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처음으로 인터넷으로 CES를 열게 됐습니다.

스스로 ‘First ever All Digital CES’라고 부르더라고요. 저는 아주 아쉬운데요. 최근 CES가 큰 인기를 얻었던 이유가, 평소에 보기 힘든 자율주행차나 로봇, AI 기기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그런 기회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오프라인 행사가 온라인으로 바뀌면 어떻게 될까요? CES 2021이란 유료 TV 채널이 잠시 개설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행사 진행도 TV 채널처럼 변해서, 1월 11일에는 미디어 데이, 12일과 13일은 참가업체 쇼케이스와 컨퍼런스, 14일은 컨퍼런스 프로그램이 주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워낙 많은 프로그램이 있기에, 첫 연설을 제외하면 같은 시간대에 3개~5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방송하니 잘 골라서 봐야 합니다(2월 15일까지는 다시 보기로 볼 수 있음). 방송 시간(?)이 한국 시각으로 오후 9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8시 15분 정도까지이니, 일부 프로그램은 생방송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행사와 오프라인 행사는, 같은 이름이라도 행사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오프라인 행사가 일종의 정보 사냥이라면, 온라인 행사는 채집이니까요. 오프라인에선 지나가다 눈에 띄는 걸 발견할 수 있다면, 온라인에선 스스로 찾아 모아야 한다는 말이죠.

대신 이번엔 16개국 언어로 번역된 자막이 제공되기 때문에, 좀 편해진 면도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개별 회사에 미팅을 신청하거나, 다른 개인과 채팅을 하는 일도 가능합니다. 실시간 채팅 기능을 이용해 컨퍼런스나 미디어 발표 때 질문을 할 수도 있고요.

자, 등록했으면 어떤 것을 봐야 할까요? 참가 회사가 1,000개 사가 넘고, 컨퍼런스도 100여 개가 되니 다 보는 건 어렵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컨퍼런스 세션 하나는 30분 정도라 길진 않습니다. 전체 컨퍼런스와 연설은 100시간 분량 정도 됩니다.). 주된 주제는 5G와 스마트 시티, 디지털 헬스, 이동 수단이고요.


* CES 2021 전체 프로그램 페이지

부가적으로 디지털 할리우드, 드림랜드XR 같은 모빌리티,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엔터테인먼트나 인프라 산업 관련 기술에 대해 논하는 자리가 따로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디지털 할리우드 컨퍼런스가 눈에 들어오네요.

* 디지털 할리우드 CES 2021


다음으로 매일 확인할 곳은 CES 참가업체가 쓴 보도자료 페이지입니다. 외부에 알리고 싶은 내용은 당연히 여기에 올라오게 됩니다.

CES 2021에서 가장 많은 기사가 쏟아질 때는 언제일까요? 바로 미디어 데이가 열리는 날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삼성과 LG, 중국 회사로는 하이센스와 TCL, 스카이워스, 일본 회사로는 파나소닉, 캐논, 소니, 오므론 등이 일정을 잡았습니다. 다른 회사는 재미있게도,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회사가 많이 등장합니다. 보쉬, HERE 테크, 벤츠, 마그나 인터내셔널, 인텔 모빌아이, Indy Autonomous Challenge까지, 거의 절반이네요.

주목할 만한 연설과 컨퍼런스도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1월 11일 오후 6시 30분(한국 시각 12일 오전 8시 30분) 시작하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CEO 한스 베스트버그의 5G를 주제로 한 개막 연설, 1월 12일 오전에 열리는 AMD CEO 리사 수의 기조연설을 기대합니다.

이번 CES 2021에서 인텔과 AMD는 각자 새로운 CPU를 발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컨퍼런스는 대부분 코로나19 이후 미래 사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만(디지털 헬스, 미래 교육, 비대면 전자상거래, 바이든 정부의 정책 방향 등), 딜로이트에서 주최하는 5G 컨퍼런스는 관심 가지실 분이 계실 듯하네요.

* 관련 링크 : 5G’s First Year: From Insights to Innovation

* 게이밍 관련 : Consumer Adoption of New Hardware

다양한 제품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각 회사에서 만든 가상 전시관에서 보게 됩니다. 다만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실감이 전혀 없기 때문인데요. 특히 TV처럼 CES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을 보여줄 때 문제가 됩니다. 만약 삼성에서 가상 햇살을 비추는 써니파이브(SunnyFive) 조명 장치나, 소니의 새로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LG의 투명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유리문 등이 선보이면 인기를 끌 수 있을 겁니다.

LG와 TCL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보여줄 가능성도 큽니다. 주목할 만한 아이디어 상품은 대부분 CES 2021 혁신상에 선정된 제품을 보시면 됩니다.



올 디지털로 진행되는 CES 2021은 장점/단점이 모두 있습니다. 스타트업 기업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던 유레카 파크도 사라지고, 비공개를 전제로 보여주는 제품도 만날 수 없죠. 우연한 놀라움, 진짜와의 만남 같은 즐거움은 사라졌습니다. 다른 사람과 부딪히며 아이디어를 나눌 일도 적죠. 대신 번역된 자막이 있고, 수많은 기업을 탐색하기 좋습니다. 많은 기업이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먹고 살까를 걱정하고 있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