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S 2021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일으킨 제품이라면, 아무래도 이 마스크일 겁니다. 독특하기도 하고, 코로나19 시대라는 컨셉과도 잘 맞고, 사람들이 은근히 원하는 제품이라 그렇습니다만- 제 판단으론, 아무래도 나오진 않을 겁니다. 블러핑 웨어라는 거죠. 일종의 허세, 관심 받기 위해 내놓는 시제품 또는 CG 제품이란 말입니다.
... 이름은 프로젝트 헤이즐, 게이밍 기어를 만드는 레이저에서 선보인, 스마트 마스크입니다.

비록 컨셉이긴 하지만, 일단 공개한 사양은 그럴 듯 합니다. 게이머를 위한 스마트 마스크로, 왠지 클럽이나 PC방(?)에 있을 때 쓰고 있으면 딱 좋게 생겼죠. 전면부에 게이밍 기기처럼 LED가 달려 있습니다. 이 LED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도 있고, 어두운 곳에서도 상대방이 내 얼굴을 인식하기 좋습니다.
뭐랄까, 마스크를 끼고 게임 방송을 하거나, 마스크를 쓴 채 타인과 소통하기 좋게 설계되어 있기도 합니다. 반투명 마스크라서 얼굴 표정도 볼 수 있고, 마이크와 스피커가 설치되어서 내 목소리를 선명하게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특허 출원 중인 보이스 앰프 기능을 통해 숨소리는 빼고 음성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하네요.

자- 여기까지는 좋아보이는 데, 문제는 이게 N95, 의료 등급을 노리는 마스크란 말이죠. 옆에 달려 있는 건 호흡구고, 호흡구 안에는 교체 가능한 필터가 달릴 예정입니다. N95 등급인 만큼 미세 입자를 95% 이상 걸러야 합니다. 이거 쓰면 코로나19에 걸리면 안된다는 말이죠. 그런데 이거, 과연 FDA나 우리나라 식약청 같은 곳의 승인을 거칠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처음엔 와- 멋있다- 나와줘! 테이크 마이 머니!를 속으로 외치다, 생각해보니 이게 아니란 말이죠. 진심이었다면, 이미 승인 신청이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아직 개발중이나, 확실히 나올 것은 아니고 그냥 컨셉 모델이다-라고 말하기 전에 말이죠. 이제와 개발하고 승인 신청을 넣는다면, 이 제품이 나올 때쯤- 올해 말에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정리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무엇보다, 레이저는 게이밍 기기 제조 업체지, 의료기기 제조 업체가 아닙니다. 의료 기기 제조/인허가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함께 발표한 게이밍 체어 프로젝트 브루쿨린 역시 마찬가지. 진짜 멋지게 생겼지만, 원형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다는 거에서 이미 에러. 저걸 못 만들 이유가 없긴 하지만, 저걸 레이저에서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기성품을 쓰는 게 아니라, 저기에 맞는 원형 디스플레이를 주문해야 한다는 건데... 힘들죠.
LG나 BOE와 손잡고 만든다면 또 모르겠지만, 굳이 레이저와 손 잡느니 필요하면 그냥 자기네가 만들어 버릴 거고요.

뭐, 어차피 컨셉 디자인입니다. 의료용은 아니어도, 멋있게 게임 방송을 하는 용도로 출시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속된 말로 간지나잖아요. 보관 박스를 살균 기기로 만든 컨셉도 나쁘지 않고요. 온라인 호객 행위가 쉽지 않은데, 성공 했습니다. 다들 프로젝트 헤이즐과 브루클린만 다뤄서, 막상 레이저에서 진짜 팔려는 기기를 소개하지 않았다는 한계는 있지만요.
아쉽긴 하네요. 처음 봤을 때, 진짜 사고 싶었단 말입니다. ㅜ_ㅜ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