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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4 15:41

캡틴 마블과 홀로그램 기술 디지털 문화/트렌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전투 국가 크리 제국은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 강한 전투력을 가진 우주 함대를 비롯해 행성 간 거리와 관계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자랑한다. 심지어 이들의 지도자는 인공지능이다. 반면 이야기는 얼굴을 맞대고 해야 한다 생각하나 보다. 영화 ‘캡틴 마블’에서, 크리 제국 특수 부대 ‘스타포스’는 정보를 보여주고 작전을 짜는 장면을 비롯해 동료와의 교신까지, 웬만하면 홀로그램을 사용한다. 홀로그램, 어떤 기술이기에 이렇게 영화 속 외계인에게 사랑받는 걸까?






▲ 캡틴 마블, 홀로그램 대화 장면 (출처)



빛을 기록, 재생하는 기술, 홀로그래피

시력은 빛을 인식하는 능력이다. 우리가 물체를 볼 수 있는 건, 그 물체에 반사되는 빛을 느낄 수 있다는 말과 같다. 홀로그래피(Holography)는 시각이 가진 이런 특징을 이용한다. 두 개의 빛의 간섭 효과를 이용해 물체에서 반사되는 내용을 기록하고, 기록된 내용을 재생해 뭔가를 보는 것처럼 만든다.

홀로그래피로 만들어진 영상을 부르는 이름이 홀로그램(Hologram)이다. 다르게 말하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3D 입체 영상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아무것도 없는 장소에서, 마치 뭔가가 진짜 있는듯한 허상을 볼 수 있다. 홀로그램 영상을 재생하는 장치는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Holographic Display)라 부른다.



위 영상은 지난 2012년 일본 NHK 산하 연구소에서 공개한 홀로그램 곤충표본이다. 얼핏 보기에 진짜 곤충이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빛을 비추면 안에 있던 곤충이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진짜가 아닌 홀로그램 가상 곤충표본이기 때문이다.



좀 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위 영상에서 나오는 모습이 될 듯하다. MS 홀로렌즈2 데모이기 때문에 홀로그램이라 부를 수는 없지만(홀로렌즈는 AR 장치다), 진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면 스마트 기기나 안경을 쓰지 않고도 저런 모습을 볼 수 있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가 주목받는 이유

영화에나 등장하는 기술처럼 여겨지지만, 생각보다 오래 전에 발명됐다. 1947년 전자 현미경을 연구하던 데니스 가보르가 만들었고, 당시에는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다가 레이저 기술이 발명되고, 자연색 홀로그램 제작 기술이 개발되면서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널리 쓰이는 기술이기도 하다. 정품임을 증명하는 홀로그램 스티커가 대표적이다. 객체 정보를 정밀하게 얻을 수 있어서 비파괴검사, 의료검사에 쓰이기도 하고, 간섭 현미경, 데이터 저장장치, 홀로그래픽 광학 소자, 태양광 모듈 등에도 쓰인다.

홀로그래피는 디스플레이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우선 보기 편하고, 자연스러운 입체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실체감도 뛰어나다. 장소 제약이 적기 때문에 일반 디스플레이가 놓이기 힘든 곳에 정보나 영상을 표시할 수 있다. 디지털 홀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된다면 가상의 물건도 홀로그램으로 재생할 수 있으므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도 많다. 여기에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이나 촉각에 반응하는 기술 등이 결합하면, 쓸 수 있는 곳이 무궁무진하게 넓어지게 된다.


▲ 유사 홀로그램을 이용한 서커스 공연

거꾸로 오해를 많이 받는 기술이기도 하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는 아직 제대로 상용화되지 못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홀로그램 극장, 홀로그램 공연,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홀로그램처럼 보이는 유사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쓰고 있다. 어두운 공간에 유리나 반투명 스크린 등을 설치하고, 원본 영상을 투영해 마치 허공에 어떤 상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대부분 입체 영상이 아니며, 제대로 보이는 위치도 좁다. 그저 홀로그램처럼 보일 뿐이다. 피라미드 형태의 유리 안에 들어있다면 거의 다 유사 홀로그램이다.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진짜를 보기는 힘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홀로그램 기술 중에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분야가 또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다. ‘스타워즈’나 ‘아이언맨’ 같은 SF 영화 덕분이기도 하고, 앞서 말한 유사 홀로그램 기술 덕분이기도 하다. 그럼 진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2018년 12월, 삼성전자는 ‘홀로그램 재생 장치 및 방법’에 대한 특허를 미국에 출원했다. 이 특허는 진짜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기술로, 가만히 보면 ‘캡틴 마블’에 등장한 홀로그램 생성장치와 조금 비슷하다.



영화 속 CG를 제작한 스튜디오에서는 홀로그램을 만드는 장치에 ‘액체자석’처럼 생긴 빛을 쏘는 물질을 가정했는데, 삼성전자가 내놓은 특허에서 보이는 렌즈도 일련의 비슷한 패턴을 포함한다. 지난 2018년 삼성디스플레이는 홀로그램 재생에 사용되는 초고해상도 초소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관련 학회에서 발표한 적이 있다. 현대 자동차에선 홀로그램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을 2020년 이후 양산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16년에 발표한 홀로그래픽 영상)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는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 기술적 한계 때문에 당분간 제한된 분야에서만 사용되지만, 2030년까지는 홀로그램 영상까지 볼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테크나비오에서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22년까지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시장은 연평균 27%, 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36억 달러 이상 더 커질 것이라 말하고 있다.

다만 조심스럽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본다. 상용화된 제품도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큰 화면을 출력하기는 어렵다(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므로 40인치 영상의 경우 1조 비트 정도가 필요하다,) 대형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보기까지는 생각보다 꽤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와 함께 하는 삶

만약 홀로그램 디스플레이가 널리 쓰인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변할까? ‘캡틴 마블’에서는 3가지 가능성을 보여줬다.

첫째, 영화 시작부 작전 계획을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여럿이 테이블 위에 투영된 같은 입체 화면을 보면서 논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둘째, 화상통화 대신 홀로그램을 통해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셋째, 주인공이 AI 지도자를 만나는 장면은 마치 가상 공간에 들어선 느낌이다. 영화 안에서는 뇌에서 일어나는 환상처럼 묘사되지만, 먼 훗날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가 공간 재생 디스플레이로 사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 캡틴 마블, 홀로그램 대화 장면



▲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많은 이가 가장 많이 기대하는 분야는 역시 가상 디스플레이다. 크기와 공간 제약이 없는,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닐 수 있는, 손짓으로 조작 가능한 꿈의 디스플레이이자, 꿈의 증강 현실(AR) 기기이기도 하다. SF 콘텐츠에도 가장 자주 등장하는 형태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롤러블 TV도 폴더블 스마트폰도 필요 없는 시대가 된다.

업무용으로도 쓸 수 있다. 가상 시제품을 홀로그램 영상으로 만든 다음 함께 검토하거나, 복잡한 기기 제작에 홀로그램 영상으로 정보를 투영해서 작업하는 방법이 있다.


▲ 캡틴 마블(비어스)이 크리 행성 지도자를 만나는 장면



▲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에 나오는 홀로그램 카지노

홀로그램을 이용한 가상 환경 구축도 가능해진다. 공간 자체를 기록하고 재생하기는 어렵겠지만, 여러 홀로그램 영상을 조합하면 이용자가 원하는 환경을 어느 정도 만드는 일은 가능하다. 위 영상에선 카지노 모습을 보여주지만, 동물원이나 식물원 등을 만들어서 가상 학습을 할 수도 있고, 재난 및 업무 훈련도 가능하다. 가상 비서, 가상 말벗, 가상 요리 실습이나 가상의 선생님에게 언어나 운동을 배운다거나 하는 일도 할 수 있다. 광고에도 널리 쓰일 수 있다.


▲ 영화 Her 홀로그램 게임을 즐기는 장면



▲ 영화 Jem and the Holograms 아버지 홀로그램 메시지


홀로그램으로 영상을 기록/재생하거나, 대화하는 일도 할 수 있게 된다. 당연히 화상통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실감이 뛰어나다. 화상통화가 저 멀리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한다면, 홀로그램 영상은 과거 한 장면을 지금 이 자리로, 저기 떨어져 있는 사람을 바로 이곳으로 데려오는 느낌이 될 것이다. 게임이나 영화 같은 콘텐츠를 보다 실감 나게 즐길 수도 있다.

많은 일이 기대되지만, 당분간은 조금 멀리 떨어진 현실이다. 조만간 우리 앞에 등장할 홀로그램은, 운이 좋으면 홀로그램 TV, 아니면 상업 시설이나 스마트폰으로 구현될 작은 영상이 될 듯하다. 시시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정도 홀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7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 그 시시한 영상에서 시작될 다음 세대의 삶도.

덧글

  • 묘웅 2021/02/24 17:41 #

    홀로그램이 참 연구하고있는 입장에서 빡이치는 학문인데....일단 초기의 홀로그라피는 이야기 해주신 대로 두개의 빔이 간섭한 형태를 기록하고, 이를 재생하는 과정입니다. 상에서 반사되는 object빔과 기준이 되는 reference빔이 있죠. 둘이 간섭무늬를 기록하고 reference빔을 쏴주면 간섭무늬의 영향으로 object빔 방향으로 재생이 되는 원리죠.

    이를 유사하게 컴퓨터로 제작하여 일정 형태로 빛이 들어갈때 원하는 형태로 나올 수 있도록 한 소자들이 있고 이를 CGH(computer generated hologram)라고 합니다. 이는 갱신이 되는 경우도 안되는 경우도 있는데 제작이 어려워서 크기가 작고 비싼게 흠이지 잘 작동합니다. 홀로렌즈도 이와 같은 소자를 사용한 것이라 홀로그램 기술이 아니라고 하긴 참 뭐해요. AR중 투과형이 많이들 이런 소자를 쓰죠.

    현재 학계/업계에서 극복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문제는 해상도와 시야각의 밸런스, 제작 공정의 단순화 문제가 큽니다. 콤팩트화 까지는 아직 가지 못했고, 픽셀수가 정해져 있는 한계에서 단일 시야각의 해상도를 높여 적은 시야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시야각의 수를 선택하여 저해상도지만 각도별 연결이 자연스러운 입체를 선택할 것이냐가 키 포인트 입니다. 또한 대부분이 MEMS나 나노 구조물을 이용한 방식이라 단가도 높고 손상도 쉽게가지요.

    HP가 2013년에 개발한 디스플레이의 경우 갱신이 가능한 6인치 사이즈입니다. 실제로 입체감이 느껴지죠. https://www.youtube.com/watch?v=_DXGZIF80Gg

    다만 연구중에 느끼는 점은, 영화가 너무 많은 환상을 심어놨다입니다. 특히 허공에 상을 띄우는 기술이 제일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게이트박스의 히카리와 같은 형태로 어떤 디스플레이 안쪽에 한 초점을 잡고 상을 띄우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디스플레이와 안구 사이에 상을 띄운다는건 빛이 산란할 매개체가 없어 힘들죠.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에 가까워져가고 있습니다.

    스크린만 있다면 her의 장면은 멀티 프로젝션 방식의 3D기술의 변형으로 보이고, Jem and the Holograms의 경우 해상도는 낮지만 외부 패널을 덧대어 구현할 수 있답니다.

    아무튼 실제로 이 기술이 당분간은 관심은 갖지만 해결될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밥벌이가 걱정되네요. 이공계생은 웁니다.
  • 자그니 2021/02/26 02:27 #

    홀로렌즈에 홀로그래피 소자를 썼다는 자료는 읽었는데, 막상 까먹고 있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론 나안으로 볼 수 있는 입체 그래픽을 진짜(?) 홀로그램으로 치고 있는 중입니다. 홀로렌즈 같은 경우엔 AR도 됐다 MR도 됐다 XR도 됐다 홀로그램도 됐다.. 그냥 팔방미인이라서요. 이번에 나온 루킹 글래스에 대해서도 써야 하는데... 하아... 그래도 미래를 만들고 계신 겁니다. 기대하고 있어요. 힘내주세요!
  • 무지개빛 미카 2021/02/26 11:58 #

    결국 기동전사 더블오에서 나왔던 홀로그래픽이 스크린을 대신해 손목에 차고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는 꿈이란 겁니까?
  • 자그니 2021/02/26 16:20 #

    사이코패스에 나온 비슷한 장치를 전 기억합니다만... 위에 묘웅님 말처럼, 헬맷 글래스에 투영하는 형태로는 꽤 빨리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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