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2 02:16

다시봐도 끝내주는 디자인을 가진 전자기기 다섯가지 아이디어 탐닉

2021년에 나올 새로운 소형 맥 프로 컴퓨터가, 오래전 출시된 파워맥 G4 큐브 컴퓨터 디자인과 닮을 거란 소문이 흘러나왔다. 신형 컴퓨터에 고전 컴퓨터 디자인이라니, 뭐하러?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G4 큐브가 기능은 쓰레기였지만 역대급으로 예쁘단 걸 생각하면….

솔직히 요즘 스마트 기기 디자인은 질린다. 얇고 가벼운 걸 선호하는 데다, 화면이 본체를 가득 채워서 그렇다. 멋 부릴 곳이 별로 없다. 정말 옛 디자인이 더 좋을 때가 많다. 지금 다시 봐도 좋은, 멋진 디자인을 가진 옛 기기 다섯 개를 소개한다.





1. 브라운 KF 20 Aromaster, 1972

- 디자이너 : 플로리안 세퍼트(Florian Seiffert).

70년대 제품 디자인을 말하자면, 독일 가전 업체 브라운을 빼고 얘기할 수 없다. 미스터 브라운이라 불리는 디터 람스가 가장 유명하지만, 다른 좋은 디자이너도 많았다.

1972년 브라운에서 출시한 KF 20 아로마스터는 커피메이커다. 네 가지 색으로 출시됐으며, 50년 전 제품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상단 급수부가 공중에 떠 있는듯 보이는 게 특징. 개성이 강해서 요즘 부엌에 환영받진 못하겠지만. 이때 제품이 다들 다양한 원색 컬러를 가진 건, 플라스틱 제품 시대 초입에 있던 탓이다.




2. Divisumma 18 계산기, 1973

- 디자이너 : Mario Bellini

이탈리아 최초의 타자기 회사였던 올리베티는, 기술 발전과 함께 다양한 정보 사무기기를 만들어 팔았다. 마리오 벨리니가 설계한 올리베티 디비줌마 18 계산기도 그중 하나다.

1973년에 나온 이 계산기는, 숫자판을 연질 재질로 감쌌다. 당시 기기 디자이너들은 제품을 직접 누르거나 만지는 느낌을 중요하게 여겼다. 부드러운 플라스틱 재질이 피부 같은 느낌을 줘서, 더 매혹적이라고 한다.

숫자 하나를 누를 때마다 또각또각하는 소리가 나고, 입력한 내용이 바로 인쇄되기에 확인하기도 쉬웠다. 현재 MoMA(뉴욕 현대 미술관) 소장품.

작동 영상 : https://youtu.be/xPVfATIUGX8




3. Sony 레코드플레이어 Flamingo PS-F9, 1982

- 디자이너 : 확인 못함

60~70년대에 유럽 가전제품 디자인이 시대를 이끌었다면, 80~90년대는 일본 가전 회사, 아니 소니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크맨을 시작으로 세계적 전자 회사로 발돋움한 소니는, 스티브 잡스가 좋아했을 만큼 뛰어난 디자인 제품을 가지고 있었다.

소니에서 만든 세로형 턴테이블 PS-F9은 휴대장치다. 건전지로 작동한다. 당시 붐을 이루고 있던 휴대용 턴테이블 기기 트렌드를 따라가긴 했지만, 1982년에 나온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있다. 보이는 것만큼 좋은 소리도 뽑아내서, 지금도 찾는 이가 꽤 있다.




4. 애플 아이맥 G4, 2002

- 디자이너 : 조너선 아이브, 애플 산업디자인팀

1998년에 나온 아이맥 G3가 애플의 부활을 알린 제품이라면, 아이맥 G4는 향후 맥 디자인이 완전히 바뀌리라 선언하는 기기였다(파워맥 G4, 파워맥 G4 큐브와는 다른 제품이다).

전에도 이런 컴퓨터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가능성이 크며, 심지어 베낀 제품조차 없다. 호빵 맥이라 불릴 만큼 특이한 본체 디자인과 더불어, 모니터 암 형식의 스탠드를 장착한 탓이다. 관능적이지는 않았지만 유쾌했다.

플라스틱 디자인 시대의 마지막 히어로라고나 할까? 이후 아이팟을 지나면서 시대는 금속으로 넘어가게 된다. 역시 MoMA 소장품.




5. Iida Lotta, 2010


- 디자이너 : 이와사키 이치로 / 제조사 : 교세라

일본 휴대폰 제조사 iida는 상당히 독특한 휴대폰 디자인을 여럿 내놨다. 이-다 로타는, 예쁜 모양과 색상, 기분 좋은 감촉 그리고 현명한 장난-이란 문구를 내걸고 만든 제품이다. 제조사는 교세라.

2.8인치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으며, 전자 지갑 기능도 있다. 색상은 화이트, 옐로우, 그린의 3가지. 화면 디자인도 외부 색상에 맞춰서 들어가 있다. 특이하게 서브 디스플레이가 후면에 들어가 있어서, 뒤집어 책상 위에 놓아도 시간을 볼 수 있다.

아쉽게도 폰을 열면, 다른 흔한 피처폰과 다를 바 없는 키패드를 가지고 있었다. 단점은 있지만, 겉모습은 지금 봐도 상당히 예쁘다.




번외. 코원 아이오디오 E3, 2014

- 디자이너 : 궁금합니다.

누가 한국 제품 디자인의 전성기를 묻는다면, 망설임이지 않고 2000년대라고 대답할 거다. LG 휴대폰을 세계 시장에 각인시킨 초콜릿폰(2005)을 비롯해, 아이리버 클릭스(2007) 같은 Mp3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멋진 제품이 많았다.

막판에 나온 전자사전 아이리버 딕플 D5(2007)나 코원 아이오디오 E3는 지금 봐도 예쁘다. 다만 흐름은 이미 스마트폰으로 기울어졌고, 출시 가격이 상당히 비쌌다.

덧글

  • dj898 2021/03/22 07:51 #

    저 소니 LP 플레이어는 지금 봐도 디자인이 갑이져.
  • 자그니 2021/03/23 06:14 #

    저때 소니가 진짜 디자인 잘 뽑았죠...
  • 핑크 코끼리 2021/03/22 09:31 #

    턴테이블 안그래도 사고 싶어서 알아보고 있었는데 저 디자인은 정말 눈이 가는군요
  • 자그니 2021/03/23 06:14 #

    당시 버티컬 플레이들이 좀 있긴 했습니다. 그래도 저만한 디자인이 없죠...
  • 은이 2021/03/22 10:23 #

    헐.. 소니 저게 82년..??? 요근래 lp다시 활성화 되면서 저런놈이 나오던데 이미 있던 디자인이었군요.. 그것도 30여년전이라니
  • 자그니 2021/03/23 06:15 #

    도리도리. 40년전이요(...) 으하하하....
  • ㅇㅇ? 2021/03/22 21:27 # 삭제

    82년이라구요?
  • 자그니 2021/03/23 06:15 #

    취리히 디자인 박물관 기록에 근거하면 그렇습니다.
  • 포스21 2021/03/23 08:16 #

    확실히 다시 활용해 보고 싶은 디자인들이네요. 시대를 앞섰다...라는 느낌입니다.
  • 자그니 2021/03/24 02:26 #

    수집가들이 탐내는 품목이기도 하고요(...)
  • 나인테일 2021/03/25 17:39 #

    딱 소니부터 세상이 확 바뀌었군요
  • 자그니 2021/03/27 04:14 #

    저때 소니 디자인이 미친듯 좋았던 이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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