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드센스




2022/08/19 05:05

정보 정리 안합니다. 날렸습니다.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결국 이런 때가 오고 마는 군요. 예전에는 하드 디스크를 날렸을 때나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는데, 이젠 드디어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날려 버렸습니다. 아, 예전에 이메일 함을 한번 그렇게 날린 적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데... 아무튼 지난 한 주, 일도 좀 없어진 김에 쌓인 데이터를 정리하다가, 홧김에(...) 날렸습니다.

정리 아닙니다. 진짜 빗자루로 쓸어내듯, 날려 버렸어요.




어느 만큼 날렸냐고요? 꽤 됩니다. 일단 백업해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날렸습니다. 예전에 CD에서 리핑했던 음악도 날렸고요. 일하면서 쟁여 둔 영화 파일도 다 날렸습니다. 게임은 게임 패스 끝나면서 지워야 했고요. 미친 거 아니냐고요? 예, 저도 불안불안하긴 했습니다. 근데, 이거 아무래도 안되겠더라고요,

우선 핵심 기준이 그거였습니다. '코로나19 기간에 안보고 안쓴 건 날리자'. 그때 사진 백업 받은 게 눈에 딱 들어옵니다. 생각해보니, 정말 몇 년간 한번도 안 열어봤네요. 피카사- 같은 좋은 관리 프로그램도 이젠 없고, 구글 포토에 다 백업하는 바람에, 사진 쓸 때도 구글 포토에서 대충 편집한 다음 내려 받아서 씁니다.

심지어 사진 찍고, 구글 포토로 올린 다음, 거기서 내려 받아서 쓰니... PC에 있는 파일을 열어볼 일이 없죠. 그래도 백업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포기 했습니다. 안써요. 돌려볼 방법이 없으니. 반면 구글 포토는 그냥, 검색하면 필요한 사진이 착-하고 나옵니다. 개인 사진 데이터베이스로 쓰는 거라 마찬가지라, 이거 이길 방법이 없습니다.



음악 파일은 어떨까요? 자주 듣는 음악 파일은 이미 스마트폰 안에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거 빼면 요즘 주로 유튜브 뮤직을 이용합니다. 안 듣는 MP3는, 대충 몇 년은 안 들었던 것 같아요. 하기야 십년도 전에 백업뜬 것들이니... 오디오 테스트용 파일만 남기고 삭제. 사실 백업은 예전에 구글 뮤직 백업하면서 받아 놓은 파일이 있어서 그렇기도 합니다. 정말 좋아하는 음악은 아직 CD로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영화/드라마 파일은 예전에 이쪽 일을 해서, 좀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름 인생(?)이 담긴 거라 본 거만 지우려고 했는데, 제가 그쪽 일 관둔 지 이제 꽤 된 게 생각납니다. 파일도 다 오래된 거고요. 잠깐 고민하다, 골라봤자 또 안 볼걸 깨닫고, 폴더 채로 날렸습니다. 요즘 영화는 극장-넷플릭스-유튜브 영화로 보고 있어서, 의미가 없더라고요. 추억은 참 좋은 거지만, 마음은 자꾸 새 콘텐츠를 찾는 달까요.

게임은 게임패스 해지하면서 정리했습니다. 정확히는 이용 기간이 끝났네요. 예, 이번 데이터 스위핑 계기가, 실은 게임 패스에서 왔습니다. 게임패스 이용기간 끝나니 정말 게임을 못하는 데, 알아서 삭제는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하나 하나 지워줬습니다. 그거 지워주다 하나 하나, 다른 것도 정리하기 시작한 거죠.



데이터만 날린 것도 아닙니다. 구독하고 있던 것도 목록으로 정리하고, 필요하지 않은 걸 쳐냈습니다. 원래 구글 캘린더에 정기구독 끝나는 일정 적어 놓고 관리하는 데, 이번에 아예 리스트로 뽑았네요. 이젠 집 밖에서 작업을 잘 안해서, 에버노트가 가장 먼저 정기 구독 해지 대상이 됐고요. 애플 TV 같은 거도 끝.

의외로 보던 건 계속 보게 됩니다. 이건 이상하게 끊기가 어렵네요. 시사인, 뉴욕타임즈, 와이어드- 같은 매체입니다. MIT 테크 리뷰는 구독 상태가 불안정해서(몇 번이나 구독했는데 구독자 아니라고 나오는 상황이 생겨서) 재구독 포기. 여기에 다른 비용까지 다 합쳐보니, 숨만 쉬어도 나가는 비용이 꽤 많네요. 하아. 망할 지역 의료 보험(...).

아무튼 이런 식으로, 당장 쓸 것 아니면 싹 다 정리했습니다. 우리 이제, 살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길잖아요? 운 좋으면 아닐수도 있지만, 보통 그럴 겁니다. 시간을 아껴쓴다는 개념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만. '언젠가-'라는 생각으로, 아둥바둥 더 뭔가를 끌어안고 가고 싶은 생각이 안들더라고요.

... 그리고 해보면 알게 됩니다. 싹 날려도 나중에 다시 생각나는 건 정말 별로 없다는 걸.




2020년에 하드 디스크 하나를 통채로 날려 먹고 살릴려고 노력하다 결국 포기했는데, 거기에 뭐가 있는 지 하나도 생각 안나더라고요. 결국 구글포토처럼 자료를 필요에 따라 다시 불러내 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면, 아무리 자료가 있어봤자 필요 없는 겁니다. 몇 년 넘게 안 봤다면, 그건 확실하죠.

다만 꼭 필요한 것, 나중에 조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자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중 삼중으로 백업을 해두시길 권합니다. 전 문서 파일들만 삼중(클라우드-PC-외장하드)으로 백업해 놓습니다. 이건 자동 백업이라 사실 신경을 안쓰긴 하는데... PC가 갑자기 작동을 멈췄을 때, 살 길은 클라우드에 백업한 문서 밖에 없었던 적이 몇 번 있어서 그렇습니다.

아무튼, 너무 많은 데이터가 쌓였다고 생각하신다면, 고르지 말고 그냥 날려보세요. 속이, 시원해 지실 겁니다. 음, 그러다 중요 자료 날리셔도 전 절대로 책임지진 않을 겁니다만- 그런 건 당연히, 현명하게, 미리미리 따로 보관을 하셨겠죠?


덧글

  • Ryunan 2022/08/19 08:53 # 답글

    물건 산 뒤에 박스 보관하는 타입이라 눈에 밟힐 때 마다 저걸 언제 싹 버려야 될텐데 염불만 외고 있는 중이긴 합니다 ㅋㅋ
  • 자그니 2022/08/20 01:36 #

    아니 박스 보관하시는 분이 버리는 게 가능한 일입니까? ㅋㅋㅋㅋ
  • Mirabel 2022/08/19 09:29 # 답글

    지금도 많은걸 쌓아두고 사는편이고 디지털 같은 경우는 테라하드에 백업해두고 사는편이긴 한데... 가끔이기는 하지만 필요할때가 있어서 쓰긴 쓰더군요.
    그것때문에 정리정돈 해두고 보관해야되는데 드는 시간이나 비용도 만만치는 않지만... 죽을때가 되면 다 버리고 가야되는 것들이긴 하지만... 어제 퇴근길에 인터넷으로 주문한 것들을 받아서 방에 풀어놓고 바로 잠들었는데.. 아침에 요 글을 보니... ㅎㅎㅎ

    사놓고 실질적으로 매번 사용하는 친구들이 있고 전시용으로 그냥 방한켠.. 디스크 한켠을 차지하는 친구들도 있으니.. -ㅅ-; 생각해볼 부분이 많은 아침입니다.
  • 자그니 2022/08/20 01:37 #

    전 16테라...(소근소근)
  • 천하귀남 2022/08/19 11:08 # 답글

    사진류는 분류는 나중에 해도 일단 촬영 일시로 파일 이름 바꾸고 알아볼 만큼 사이즈 줄여서 보관 중 입니다. 이러니 1년 촬영분 다 모아도 기가 용량이 안 나오더군요. 촬영 일시로 파일 이름만 바꿔 놔도 대략 언제쯤 뭐 있었지 생각하면 찾아보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중요자료 백업은 10년 묵은 노트북 활용해 변경 생기면 자동 동기화 백업 되도록 해놔서 3중 백업 해놨군요.
  • 자그니 2022/08/20 01:37 #

    구글 포토 장점은, 장소 이름이나 아이폰- 뭐 이런 검색어로도 사진을 찾아주는 거더라고요. 덕분에 20년간 찍은 사진으로 개인 사진 DB가 생겼습니다...
  • prohibere 2022/08/19 21:40 # 답글

    사진백업은 진짜 구글포토 만한게 없죠.
    나스니 뭐니 하다가 쌓아둔 사진 찾기 번거로우면 쓸모없다는걸 깨닫고 그냥 100기가 결제했습니다..
    뭐 4K 영상같은거 올리는거 아니면 폰카정도 사진 원본 올리는걸로는 용량걱정은 없을거 같습니다
  • 자그니 2022/08/20 01:38 #

    저도 어쩔 수 없이 결제했습니다...ㅡㅜㅜ . 구글 원 추정으론 6개월 후에 용량 다 쓸거라고 해서 걱정입니다(...).
  • 함부르거 2022/08/20 21:27 # 답글

    똑같은 생각 하고 한번 다 날렸는데 이후에 엄청 후회한 적이 있어서... 애당초에 데이터 잘 안 모아두는 타입이기도 하고요. 좀 찼다 싶으면 걍 새 하드 사고 있습니다. 5년에 하나 정도 사면 적당하더군요. 아직 제 PC 하드 베이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
  • 자그니 2022/08/21 02:43 #

    제가 백업을 안했다고 생각하시면(...흠흠). 아무튼 전 60까지만 살 운명이라 믿고 싹 비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 이후에는 잉여로 살고 싶어요...
  • ekinz 2022/08/23 17:33 # 삭제 답글

    다른건 없어져도 되지만, 음악파일들이랑 사진, 연락처, 에버노트(업무용 및 개인용)만은 이중 삼중 백업을 꼭 합니다. 나머지는 없어져도 전혀 문제가 안되는데, 이것들은 절대 복원할 수도 없고, 언젠가 한번씩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 자그니 2022/08/25 03:07 #

    맞습니다. 절대 잃어버리면 안되는 것들은 백업에 백업을 하시는 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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