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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기사에 올라온 사진을 한장 봅니다. 한 사람이 머리를 깍으며 울고 있습니다. 정부의 등록금 정책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렇게 머리를 깍자마자, 이 사람들은 잡혀갔다고 합니다.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쳤다고, 사진을 찍기 위해 몇명이 거리에 내려갔다고, 경찰은 기자회견이 아니라 집회고 교통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잡아갔다고 합니다.
...그럼 그동안 청운동 동사무소앞에서 구호 외치며 기자회견했던 그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은 다 뭔가요. 이 사람들이 잘못된 주장을 했나요. 지금 등록금을 사람들은 폭탄이라고 합니다. 오늘 과외 짤렸다고, 내일부터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는 한 대학생의 지하철 통화를 들은게 엊그제 입니다. 그런데 그 등록금에 대해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 잘못일까요. 그렇게도 듣기 싫은 이야기인가요.
| | ▲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 100여 명은 10일 오전 청와대 근처 서울 종로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반값 등록금 시행'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뜻을 담은 퍼포먼스로 집단 삭발식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
10여년전, IMF 이전에 대학을 다녔던 학생들은, 지금보다 딱 반값만 내고 다녔습니다. 20여년전, 386 세대라 불리는 선배들은 한학기 70만원정도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다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어떤 날벼락 맞을 일이 있었기에 등록금만 이렇게 올라갔을까요? ... 9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2000년대에 대학원을 다닌 저로서는, 그 차이가 정말 뼈저리게 느껴졌지만-
누군가는 대학을 너무 많이 가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대학을 안가도 먹고살만한 세상이 아직 안만들어졌다는 것을.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서 취직할 수 있는 직업이 얼마나 폭이 좁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그런 것들을 감안하지 않고서 대학을 너무 많이 간다고만 하는 것은... 그냥 말 장난일 뿐입니다.
사진 한장에,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뭔가가 오래전부터 잘못 돌아가고 있는데,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은 미안함이 듭니다. 올해, 많은 학교에서 등록금이 동결되지 않았냐구요? 작년 평균 인상률이 6.8%, 지난 4년간 평균적으로 30%에 조금 못미치게 인상되어 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있는 등록금도, 어마어마한 액수입니다.
▲ 지난 6년간 물가인상률과 비교한 등록금 인상률(새사연 자료) 너무나 높은 등록금 때문에, 빚지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대학생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언제까지 '장학금 받아라', '능력 없으면 대학오지 마라'라는 팔자좋은 소리만 늘어놓고 있을 건가요... (나중에 다시 적겠지만) 정말, 아무리 일해도 가난한 사람들, 가난한 미래를 그릴 수 밖에 없는 사람들로 만들어 갈건가요.
지난 민주당 토론회에서 했던 얘기도 그 얘기였습니다. 제발, 우리 젊은 애들 상황 좀 살펴봐 달라고. 이런 세상에서 무슨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멋진 미래를 꿈꾸겠냐고. 청년들에게 꿈을 다 뺏어간 다음에, 누가 배부르게 먹고 산들 그게 무슨 의미겠냐고. 제발, 이 나라에 환멸을 좀 느끼지 않게 해달라고....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경찰의 과잉 충성. 이해하기 어려운 연행...이군요.
물론, 부모에게 용돈받으며 편하게 살아가는 대학생들도 있긴 있습니다. 등록금 같은 것 걱정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며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대학생들도 있겠지요. 좋은 집에 태어난 것이 죄는 아니니, 그렇게 살아도 누가 뭐라 그럴 것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그 순간... 점점 있는 집 자식들과 없는 집 자식들의 격차를 벌어지고 맙니다. 가난한게 죄는 아닐진데 죄가 되고, 가끔은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먹먹한 가슴을 품고 살게 됩니다.
집에서 등록금을 못대주는 학생은, 이미 2007년에 40%가 넘었습니다. 등록금 대출은 늘면 늘었지 결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 이런 걸 보고 평등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어리석은 진보-라는 소리 따위 하시려거든 저리 가세요. 지금 가진 걸 나눠달라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에서 말하는 평등, 다시 말해 기회의 평등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등록금 대출 이자 인하, 등록금 후불제 등을 얘기하는 것이 뭐가 문제입니까. ...지금 대학들은, 학생들이 자신들이 낸 돈에 대한 당연한 권리, 대학 재정에 대한 감사권-을 달라고 하지 않는 것을 고맙게 여겨야 합니다. 남의 돈으로 살아가면서, 돈 낸 사람들 위에 군림해서 하는 그 못된 짓들, 언젠가는 단단히 고쳐지고야 말 날이 오게 될 겁니다.
If I could have one wish, it would be for children to know that doors aren't open only to the affluent in this country.
내게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부디 아이들이 이 나라가 부유한 사람들에게만 기회를 주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하는 것이다. 여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의 어린 시절 선생님이, 사라에게 해준 이야기라고 합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슬프지만 이 나라에선, '아이들'을 '대학생들'로 바꿔도 하나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는 오늘, 이들이 쏟은 눈물을 기억할 겁니다. 주가 1400(...3000은 처음부터 뻥이었고)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 학생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눈물을 닦아줄 사람은 바로 대학생 자신들이란 것을, 잊지 마세요. 자신들이 나서지 않는데 누구도 도와줄 사람, 없습니다. 내가 구호 한번 외치지 않고, 내가 집회에 한번 참여하지 않고, 등록금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당연히 모두 바쁘고 모두 힘들고 모두 취직 걱정을 합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짬짬이 내줄 수 있는 작은 시간들이, 바로 여러분의 빚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길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 다들 들고일어나지 않으면... 당신들의 눈물에, 아무도 관심 보여주지 않을 겁니다. 이 이야기 듣고 미치겠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겁니다. ... 그러나 어쩌겠어요. 세상이 우리를 미치도록 만들어가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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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문화제에 잠시 들렸다가, 시내로 이동했다. 아무래도 촛불집회가 끝나고 기륭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 짧게(?) 문화제가 끝나고, 심상정 대표가 이야기하고, 우석훈님이 강의(?)하는 동안- 잠시 있다가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 ▲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님. 생각보다 젊으시더군요...--;;
명동성당에서 잠시 머물다가, 종로로 이동하니 사람들이 거리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우비도 없어서 어쩔까-하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것이 보였다. 우산 팽개치고 그냥 달려갔다. -_-; 한 명의 남학생(?)이 연행되어가는 것이 보이는데, 주변의 기자와 변호사들이 이것저것 소리치며 묻는데 경찰이 막는다. 방패가 취재 저지용인 것은 알았지만(?), 저렇게 방어벽치듯 둘러싸서 가는 것은 처음 본다.
연행되는 사람을 찍고 있는데, 다른 쪽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컸다. 가보니 인권침해 감시단이 쓰러져 있고, 그 주위를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경찰이 인권침해 감시단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연행되던 분이 밀려 넘어져 발목을 접질려 버린거다. 얘기들어보니, 아까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버스중앙차선의 버스 정류장에까지 밀고 들어와 사람들을 연행하려 했고, 이에 항의하던 인권침해감시단분을 함께 연행하려는 것이었다.
경찰은 인도 위의 사람들을 연행하는 것에 항의하는 것을, 연행 방해-라고 했다. 그래서 잡아가는 거라고. 집시법에 따른 해산 고지는 이전 집회에서 이미 다 했으니 필요없다고 했다. 글쎄다... 비폭력 행동의 가장 중요한 방법중 하나가 강력한 항의다. 인권침해 감시단은 '인도(버스 정류장)'에서 연행하려는 것에 대한 항의를 했으며, 그 항의 행위 자체를 '연행 방해'라고 하는 것은.... 비폭력 행동도 하지 말라는 것에 가깝다.
이날 시민들은 쫓기면 들어갔다가 경찰이 물러서면 다시 나오는 식의, 숨바꼭질을 몇 번하다가... 그냥 인도와 골목길에 가만히 서 있는 -_-;; 시간이 더 많았다. 이것도 새로운 시위 방법이라면 시위 방법일까. 경찰의 진압에 항의하는 의미로, 서 있었다-라고 해야하나. 그 와중에 경찰 버스가 와서 시위대의 전면을 가로 막았고, 그 이전에 종로 골목길에 경찰을 진입시키는 위협도 했다.
▲ 종로 골목 안쪽으로 진입한 경찰 부대
이 와중에 누군가가 계란을 던졌고, 그 계란에 흥분한(?) 중대장이 그 사람을 잡으라고 지시했던 것 같다. 별다른 무장도 하지 않은 경찰들이 종로 안쪽으로 물밀듯이 밀려들었는데... 운 나빴으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만들어질 뻔 했다. -_-; 이들이 별다른 폭력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던 상황이었기에 망정이지, 예전, 그러니까 10년전 시위대였다면 바로 투석전 상황이 벌어졌을 거다.
시민들도 위험하고, 경찰들도 위험한 상황을 그 간부가 왜 초래했는 지는 모르겠다. 보아하니 마일리지 적립은 다 끝난 듯 체포조는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사복 경찰이 숨어있었고, 곳곳에서 채증을 시도했었다. 시민들 채증하던 한 사복 경찰이 시민들에게 잡히는 바람에, 그 경찰 구한다고 전경들이 투입되는 사건도 벌어졌고.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누가 계란 사갔는지 보겠다고 CCTV 기록된거 내 놓으라는.. 안하무인격인 사태도 벌어졌고. 이 날따라 욕하는 경찰이 유달리 많이 보인 것은, 나만 느끼는 걸까. 사실 앞서 잡혀간 인권침해 감시단...같은 경우도, 비슷한 사례다. 뭐랄까, 경찰이 점점 안하무인격이 되어가고 있다.
경찰의 공무집행시 잘못에 대한 정당한 항의는, 불법이 아니라 권리다. 그런 정당한 항의조차 막으면, 사람들이 택하는 방법은 점점 격렬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오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는다. 저기 위에 앉아계신 몇몇 분들만 빼놓으면. 그런데도 왜, 자꾸 정당한 방법조차 가로막으려고 하는 것일까. 항의하면 잡아가고, 종로 골목길까지 치고 들어와 잡아가고...
원칙과 신뢰를 잃어버린 것은, 확실히 정부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제, 경찰을,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조직이 아니라 정권 치안을 담당하는 친위대-로 여기고 있다. ... 이렇게 변하는 것은, 경찰에게나 시민들에게나, 모두 불행한 일이다. 경찰 자신은 알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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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헌책방에 들렸다가, '1986~1989 조선일보 보도사진 자료집'을 구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한번 들춰보고 책장에 꽂아뒀는데, 어제밤 오랫만에 다시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다시 보니, 2008년의 대한민국이나 20년전의 대한민국이나 별로 변한게 없군요. 아니, 몇개월만에 그때로 확 되돌아간 느낌입니다.
▲ 20년전 촛불집회 모습입니다.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죠? 87년 6월 15일, 명동성당 ▲ 지난 6월 10일 기억나시나요? 87년 6월 10일, 백만읜 시민이 이한열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시청앞에 모인 모습입니다. ▲ 폭력진압은...당연한 건가요? 89년 지하철 파업 관련 집회에 참석한 사람을 때리는 모습입니다. ▲ 여성이라고 봐주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였네요. 이때는 여성도 남자 경찰이 연행했습니다. ▲ 사복 경찰이라고 달라진 것이 없겠죠. 저 위에 각목든 사람들이 사복 경찰들입니다... 앞에 있는 아주머니들을 집단 폭행했다고 하네요. ▲ 20년전의 평화 시위는 이렇게 했습니다. 꽃과 사진을 들고 누웠네요. YMCA 눕자 행동단이 생각납니다. 박종철 열사 추모 행사에서... ▲ 이때도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 시위가 있었습니다. ▲ 언론 탄압은 기본이죠. 다른게 있다면 좀더 무식하게 했다는 것 뿐. 중앙경제신문의 사회부장을 출근길에 폭행하고 칼로 찔렀다고 합니다. 사진은 현장 검증 장면 ▲ 집회장 원천 봉쇄도 이때부터 있었습니다. ▲ 당시 고려대는 이런 모습. 지금처럼 겉만 번지르하고 학생들은 무기력한 그런 모습이 아니었지요. ▲ 그리고 마지막, 그때의 뉴라이트 집회입니다...(응?) 이때는 그래도 젊으셨네요? 20년 지나다보니, 요즘엔 다들 나이를 잡수셔서 안습입니다만... 20년이 지나도 안바뀌시다니, 참, 대단들 하십니다. 옛날에 운동했던 선배들이, 요즘 MB 정권이 하는 것 보면 옛날 세상 보는 것 같아서 무섭다고 하셨는데, 20년전의 사진들을 보니 확실히 알게되었습니다. 선배들이 왜 87년과 비슷하게 여겼는지, 그리고 요즘 공안 정권, 또는 경찰 정권이 왜 두렵게 느껴지는 건지. 20년전과 하나 다를바 없는 일들이, 2008년이 지난 지금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슬픔마저 느껴지는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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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종각에 도착했을 때 조금 당황했다. 사람들이 세 군데로 나뉘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종각에 머무른 사람들이 하나, 일본대사관 앞쪽으로 간 사람들이 하나. 동십자각 앞에서 대치하는 사람들이 하나. 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저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는 건가-정도로만 생각했다.
동십자각 앞으로 이동해서 상황이나 살펴보자-하고 가는데, 사람들이 전경버스 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전경들이 소화기도 계속 뿌려대서, 공기가 조금 매캐했다. 아니- 뭔가 답답한 분위기가 무거웠다고 해야하나. 사람들은 숨막혀 하고 있었다. 그동안 그토록 얘기해도 눈 앞에서 싱글싱글 웃으며 '다 오해에요~'라는 말만 반복하는, 그런 사람과 대화하다 어이없이 열이 받은 분위기-라고 해야하나.
뭔가는 해야겠고, 계속 전방위로 탄압은 들어오고, 하지만 아이디어는 많지 않고, 대책위는 착하게만 살자고(?) 하고... 그런 답답함이 공기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리 험악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_-; 몇몇 사람들이 화풀이하고 있는 정도고, 누군가는 그러지 말라고 말라는 분위기. 살수차만 안나왔어도 사람들이 악이 받히진 않았을거다.
이날 경찰은 살수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한 후 바로 살수를 시작했다. -_-; 처음엔 경고겠거니-했는데, 왠걸 -_-; 위력이 꽤 쎘다. 게다가 앞에 있는 사람들에겐 이것저것 안가리고 무조건 쏴대는 분위기였다. 덕분에 이날 나와 내 카메라는 직격(?)만 여러번 맞았다. 괜찮겠지-하고 버티고 있었는데, 세번 정도 맞더니, 결국 카메라는 사망했다. ㅜ_ㅜ
물대포에서 쏘는 물도 예전과는 달랐다. 얼굴에 직격을 맞았는데, 눈이 굉장히 아팠다. 다행히 근처에 의료봉사단이 있어서 바로 셀라인으로 씻어줬다. 아마 최루액은 아니었을 거다. 내 경험으로 따지자면, 최루액은 이것보다 훨씬 독하다. 하지만 형광 색소라고 해도- 화학물질이다. 사람 눈에 들어가면 자극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아래 동영상에는 카메라의 사망장면(?)이 담겨있다.
그런 식으로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데, 누군가가 종각쪽에서 경찰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안국동 로타리에 가서 확인해 보니, 정말 전경들이 우르르 올라오고 있었다. 동십자각, 정독도서관 방면, 종각 방면의 세군데에서 동시에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아래부터 올라올 동영상과 사진들은, 모두 휴대폰으로 찍은 것이라 그리 화질이 좋진 않다.
전경들이 올라오자 사람들이 흩어졌다. 뒤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는데, 솔직히 그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해서 아쉽다. 앞에서는 정말 정신이 없었다. 아무 준비도 안하고 갔기에 온몸도 흠뻑 젖었고...(우산도, 우비도 없었다..)
일부 사람들은 인사동을 따라서 종로로 간다고 했다. 잠시 쉬고 싶어서 그대로 인사동 입구쪽에 남아있었다.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과, 전경들 사이에 약간의 말다툼이 있었다. 아까 대치 상황에서 전경들 사이에서 너트가 날라왔다고 한다. 그 너트를 머리에 맞아 몇명이 부상당했고, 그 중 한 아저씨가 전경들에게 항의하고 있었다. 그 아저씨 머리에는 빵꾸(?)가 나 있었다.
그때 휴대폰 밧데리도 사망-_-을 알렸다. 정말 준비성이 없었던 날이랄까... 솔직히 물대포가 나올거라고 예상도 못했다는 것이 더 맞다. 촛불 집회 자체는 천천히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고, 다양한 의제로 확산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그렇게 되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또는 자신들을 계속 괴롭히는 것에 대해 짜증나 있는 상태랄까.
편의점에 맡겼던 휴대폰 밧데리 충전도 끝나고, 종로쪽으로 나왔다. 분위기는 어수선했지만 조용해 보였는데, 곳곳에서 경찰의 불법연행 시도가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위에 연행될뻔한 사람이 왜 연행당할뻔 했는 지는 모른다. 걷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과 사람들이 달려오고 아수라장이 됐을 뿐이다.
제일 기억남는 것은, 이 영상 중간에 담겨있는 할머니 한 분. 아까 연행하려한 사람을 놓치자 전경 1개 소대(?)가 그쪽으로 뛰어왔다. 이 할머니는 그 경찰들을 계속 쫓아다니면서 말렸다. 우리끼리 이러면 안된다고, 이명박 하나 때문에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이러다가 정말 유혈 충돌 난다고, 그것만큼은 절대 막아야 한다고.
... 무엇이 사람들을 이렇게 바뀌게 만들었을까. 무엇이 사람들을 이렇게 용감하게 만들었을까.
그리고 거리에선 촛불다방 차가 연행되고 있었다. 길에 차 세워놓은 것이 위반이란다. 그럼 딱지를 떼면 된다. 그건 의경들이 할 일이다. 하지만 렉카차만 무려 3대를 동원해서 끌고 가더라. 그 동안 도로교통을 방해한 것은 경찰이었다. 경찰이 도로를 점검하고 차들을 보내주지않았다. 누가 봐도 무리한 연행이었다.
그 이후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들끼리 토론이 이뤄졌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정말 많은 주장들이 나왔다. 어떤 사람은 종로서로 간다고 가고, 어떤 사람은 80년대처럼 신발벗고(?) 해야 한다고 하고- 이래저래 말들이 많았다. 지난 5월 25일이 생각났다. 정말로 깃발이 없었던 집회. 결국 무참히 연행당하긴 했지만, 어디로 갈지 아무도 없었던 행진.
사람들이 다시 종로 3가로 가자고 행진을 시작하는데, 전경들이 따라 붙었다. 서로 달리기 경기를 했는데 시민들이 졌다. -_-; 종로 뒷편 골목에 모인 사람들이 다시 종각으로 나가고, 을지로 입구를 지나고, 남대문까지 갔다가- 시청으로 향했다. 중간 중간 교차로마다 계속 토론이 이어졌다. 길을 걸으면서 바로 새로운 전술과 행동방법들이 제출됐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_-가 생각났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회사원 아저씨, 나이가 많은 할머니, 잠깐 화장실 갔다 온다고 내 핸펀 번호를 따갔던 -_-;; 아저씨. 회사원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 대학생으로 보이는 커플, 커뮤니티에서 나온 것 같은 사람들, 유모차를 끌고 있던 아주머니, 교복을 입고 있던 청소년, 교복을 입지 않고 있던 청소년, 인터넷 중계방송 보다 나왔다는 아저씨. 거기에 노숙자 아저씨까지 -_-;; ... 그렇지만 깃발은 오직 태극기 2개 -_-;
..몇몇 사람들은 알아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 맡기 시작했다. 나 같은 사람은 차량 정리(?)를, 사자 TV에서는 생중계를, 깃발은 선두를, 오토바이는 상황을, 의료진은 차량을 타고 뒤따랐다. 누군가는 구호를 외치고 호각을 불었다. 아 정말 딱 5월 25일이었다. -_-;
정말 징한 사람들 -_-;;; 걷고, 잠깐 쉬다 또 걸었다. 결국 새벽 4시, 시청광장을 지나 광화문 코리아나 호텔앞까지 갔다. 거기까지였다. 대기하고 있던 전경들이 들이닥쳤고, 사람들은 가볍게(?) 해산 당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삼삼오오 흩어졌다가 시청 광장에 모여 앉았다. 여기저기서 토론-을 빙자한 즐거운 수다판이 벌어졌다. 출근하기 위해 몇몇 사람들이 일어섰다. 동이 터오고 있었다.
5시쯤 첫차가 다니기 시작하자 물차가 거리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집에 가기 위해 일어섰다. 동이 터오고 있었다. 제발, 집에 가서 잠 좀 자자-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언제까지 거리에 나와야만 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고, 많이 피곤했고, 많은 다툼을 봤다. 그렇지만 많은 따뜻함도 느꼈던 밤이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잠깐 졸았던 시간이, 그렇게 편안하게 느껴졌던 건 처음이었다.
* 집에 돌아오는 길에 몸에서 냄새가 좀 나기에, 이거 뭐야-_-? 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하수도 물로 물대포를 쐈다고 한다...-_-;;
지하식 소화전이라고 합니다. 다만 물관리를 잘안하면 심한 녹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군요. ...(08.07.21.01:47pm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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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어이가 없는 하루였다. 과연 이명박 정부는 뭐를 반성하고 뭐를 잘해보겠다고 했을까, 어쩔 터이니 국민들보고 믿고 따라오라는 걸까?
7월 10일 촛불 집회는 평온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날은 교수 단체와 보건의료연합, 문화예술단체들의 성명서 발표가 있는 날이었다. (관련기사)
9시 조금 못되어 집회가 끝나고, 시민들이 걸어서 인도로 행진을 했다. 명동성당 근처까지 행진한 사람들은, 위 관련 기사에 따르면 을지로 입구쪽에 아고라 사람들이 포위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을지로 입구쪽으로 내려갔다. 몇몇 사람들이 길 건너편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차도를 건너는 순간, 전경들이 뛰어 들어와 시민들을 인도 위로 몰아냈다(솔직히 말해 나는 이때 행진에 참여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집에 가려고 을지로 입구쪽으로 갔다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 -_-;;; 아 놔...).
...실제로는 인도 위까지 올라와서 한 두명씩이 아니면 못 지나가게 막았다. 졸지에 라디오21 팀이랑 같이 전경 뒷편-_-에 고립(?)되어 있는데, 길 건너편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앰뷸런스가 오더니 여성 두 명을 싣고 떠나간다. 그때 경찰에서, '깃발 든 놈, 촛불 든 놈, 피켓 든 놈 다 연행해'라는 소리가 들렸다.
분위기가 이상하다 싶어, 지하도로 돌아서 건너편으로 나오니, 사람들이 왜 시민들보고 '놈, 놈' 하냐고 항의하고 있었다. 조만간 '놈놈놈'이 개봉한다고 해도 말이지...-_-; 조금만 더 있었으면 '저 xx 잡아'란 말 나올 뻔 했다. 뭐랄까, 사람 참 막 대한다는 느낌. 어떤 분의 말대로, '니네 월급이 누구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인데' 말이지...
그렇게 잠시 실랑이가 있다가, 사람들이 조금씩 해산하려는데 미란다 원칙 같은 것을 고지하더니, 경찰이 그런다.
"지금부터, 깃발 든 놈, 촛불 든 놈, 손에 뭐 든 놈 다 잡아!"
그러자 갑자기 의경들이 우르르 덥쳤다. 찍을 때는 누굴 왜 잡는지 몰랐는데, 동영상을 다시 보니 깃발든 사람을 중점적으로 연행하는 것 같았다. 이들은 모두 인도에 있었다. 차도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리고 해산중이었다.
몇몇이 연행되고, 잠시 실랑이가 있다가 다시 다들 천천히 걸어서 해산하는 분위기였다. 아직 안쪽에 사람들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깃발이 지나가는 것을 보더니 지휘관이 그런다.
"깃발은 안돼, 저 깃발 든 놈 잡아!"
그러자 전경들이 다시 갑자기 들이닥쳤다. 평화롭게 해산하고 있던 사람을, 깃발을 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연행한 것이다. 황당... o_o;; 나중에 화면으로 다시 살펴보니, 보건의료단체연합 깃발이었다. 깃발 밑에 달려있는 적십자 마크가 보일거다.
나중에 다른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니, 인도에 있어서 그냥 시민과 촛불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구분되지 않으니까, 확실히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깃발든 사람들만 잡아간 것은 아닐까 추측을 하고 있었다. 뭐랄까, 상황으로보면 지난 경복궁앞에서 사람들을 연행하던 때와 똑같았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그때는 전원 연행에 가까웠고, 이번엔 깃발만 찍어놓고 잡아가는 느낌. 거기에 거칠게 항의하는 사람들만.
이제 촛불도 많이 죽었으니, 기가 쎈 놈만 몇 놈 잡아다 가두면 나머지는 찍소리도 못할 거라고 생각한 걸까. 거기까진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난 을지로 입구에서 아고라팀이 왜 고립됐는 지도 이유를 잘 모른다(당연히 YTN쪽으로 이동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집중 촛불 문화제를 제외하면, 앞으론 일상 곳곳에서 게릴라(?)식으로 움직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해본다. 촛불은 이제 뼛속으로 녹아 흘러야 한다.
▲ 호송버스 앞을 막던 목사님들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찰의 이런 어이없는 강제연행이 합리화되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에게 놈-놈-놈-해대는 꼴을 보니, 바라보는 나도 어이없어 화가 나더라. 니네가 뭔데 시민들 보고 놈-놈-하냐? 깃발 들고 촛불 들었단 이유로 다 잡아가라고 할 수 있냐? 대체 연행의 기준이 뭐고 원칙이 무엇인가? 유명한 사람들, 정치인들은 잡아가면 말썽되니 건드리지 못하고, 약한 시민들은 깃발 들었다는 이유 하나로 무작정 잡아가도 되는 것일까?
...어이없음을 넘어, 많은 생각이 드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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